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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16'복학 전 발버둥(Russia)

블라디보스톡 여행 :: 08 클레버하우스(술, 장보기), 저녁만찬, 문샤인바(Moonshine Bar)

by Heigraphy 2016.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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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돌아온 블로그. 학교 다니면서 마음만 바빠져가지고 못 들어왔다. 딱히 몸이 바쁜 건 아닌데 이상한 현상..!)

 

  등대에 다녀오느라 너무 피곤해진 우리는 저녁 먹으러 어디 나갈 엄두가 안 나서 돌아가기 전에 클레버하우스에 들러서 아예 장을 봤다. 숙소에 가서 음식을 대충 해먹고 바로 씻고 잘 요량으로!

 

 

  ..는 먼저 술을 살폈다. 정작 산 건 맥주 몇 병이지만, 일단 탐색을 해보는 걸로. 클레버하우스의 동선 상 각종 식료품 코너보다 알코올 코너를 먼저 맞이하게 되기 때문에 선탐방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일단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진열되어 있다. 대부분 저렴한 편.

 

 

 

  한국에서도 많이 보이는 보드카/칵테일류 술도 보이고. 사실 한국에선 안 마셔본 건 고사하고 정보도 한 번 찾아본 적 없는 술이라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 건지 감이 잘 안 온다. 그냥 막연히 어렴풋이 저렴한 거겠거니 생각.

 

 

 

  그 외에도 참 다양한 종류의 보드카가 많았다. 저렴한 술들은 확실히 저렴! 원화로 바꾸면 한 병에 10,000원이 넘지 않는 보드카도 꽤 많지 싶다.

 

 

 

  사실 보드카는 마셔본 적이 없고 사전조사를 안 해가서 그닥 끌리지 않았고, 우리의 관심사는 요놈이었다. 배틀트립에도 나왔던 마트표 생맥주! 그런데 여기는 직원이 상시 대기 중인 곳이 아니었다. 며칠 후 기어코 우린 클레버하우스의 생맥주를 마시긴 했지만, 우리한테 생맥주 잘 안 따라 주려고 하기도 하고.. 현지인들한텐 잘 따라주던데. 아무튼 이 맥주 산 얘기는 4일째 포스팅에 자세히 쓸 예정. 그리고 이날 생맥주는 못 샀지만 다른 병맥주와 캔맥주를 바리바리 싸들고 숙소로 컴백!

 

 

 

  술 사진은 그렇게 찍어놓고 다른 메뉴 쇼핑하는 사진은 급 생략 후 바로 저녁 먹는 사진(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샌드위치였다. 불 쓸 필요 없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참고로 클레버하우스에 컵라면이랑 삼각김밥 등등도 파는데 굳이 블라디보스톡에서 그걸 먹어야 할 거 같진 않아서 되도록이면 한국에선 잘 못 먹는 재료들을 골라봤다. 이렇게 널부러놓고 빵 사이에 넣어먹고 싶은 재료 각자 알아서 넣어 먹었다.

  우리 숙소는 슈퍼스타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음식 해먹어도 된다. 우리 게살 해동하는데 사장님이 직접 전자레인지 켜주시기도 함. 다만 먹고 뒷정리 및 설거지는 필수!

 

 

 

  이건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훈제고기.. 뭐 그런 거였던 듯. 이미 익혀진 거라 익힐 필요 없는 고기.

 

 

 

  이건 절인 연어.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그러셨었나, 엄청 짜다고 하셨고, 실제로도 좀 짰는데 빵 사이에 넣어먹으니까 딱이었다. 해산물이 유명한 블라디보스톡에 왔으니 해산물 재료 하나쯤 있어야지!

 

 

 

  채소 대용 토마토. 클레버하우스에 왜인지 한 끼 식사용 채소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토마토라도 샀는데, 이게 다른 재료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딱 좋았다.

 

 

 

  식사만 한 거 아니고 물론 맥주도 곁들였다. 고단했던 상태에서 맛있는 음식이랑 맥주 한 잔 곁들이니 꿀맛! 밑에 맥주 소개도 쓸 예정.

 

 

 

  사진에 보이는 게살은 한국에서 파는 게맛살보다는 맛있었지만 아무래도 진짜 게에서 직접 발라먹는 살보다는 덜했다. 약간 물기가 많은 한국 게맛살 맛 같기도 하고... 그래도 매우 부드러운게 먹을만 했다.

 

 

 

  아무 맛도 안 나는 요거트. 한국에서 파는 요거트만 먹어봤다면 뭐 이런 걸 돈주고 사먹나 싶을 정도로 밋밋한 맛이고, 질감은 꽤 되직해서 이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랑 친구는 좋아하는 맛. 재료들 맛이 강했던지라 요 담백한 요거트를 샌드위치 사이에 발라 먹기 좋았다.

  (사진에 지갑이 보여서 쓰는 건데,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 날 ATM에서 루블을 인출했던 나는 5,000루블짜리 큰 돈밖에 없어서 밖에서 사용도 못 하고(큰 돈은 잘 안 받는다) 애먹었는데,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말씀드렸더니 잔돈으로 바꿔주셨다. 그래서 잔돈이 많아져 지갑이 두툼해 보이는 것! 슈퍼스타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1L짜리 캔맥주 TUBORG. 덴마크 맥주라고 한다. 칼스버그를 만드는 회사에서 같이 만드는 듯! 가볍고 깔끔하니 맛있었던 걸로 기억.

 

 

 

  요것도 가벼운 맛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병만 봐서는 무슨 애플주스 같은데 맥주 맞음.

 

 

 

  이건 블라디보스톡의 향토맥주라고 한다. 뭐라고 읽는 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이게 발티카인 줄 알고 색깔별로(단계별로) 마셔본 건데 발티카가 아니라는 건 다음날쯤 알게 되었다. 아마 초록-파랑-빨강의 순으로 도수가 높았던 걸로 기억. 뭐, 처음엔 발티카가 아니라고 해서 당황스러웠지만 향토맥주라니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참고로 이렇게 우리가 먹은 것들 다 해서 977루블 지불! 샌드위치 재료+맥주 다 해서.)

 

  샌드위치 먹는 동안 위 맥주들을 둘이서 다 마셨다. 고단한데 술까지 먹었으니 얼마나 피곤했겠나.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2차로 문샤인바(Moonshine Bar)를 가자고 했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곧 농담이 아님을 느꼈다(ㅋㅋㅋㅋ).

 

 

 

 일단 지금 당장 너무 피곤하고 이 피곤함을 해결 못하면 다음날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 같아 선뜻 그러자고 말은 못 하고, 배가 너무 부르니 일단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설거지를 안 하고 나온게 생각나서 숙소에 들어갔는데 사장님이 또 드시러 가시냐며, 문 잠그기 전에 안 들어올 것 같으니 열쇠를 가져가라며 주심ㅋㅋㅋㅋㅋ 열쇠 받고 다시 산책하러 나왔다.

 

 

  산책 코스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ㅋㅋㅋㅋ) 산책하면서 문샤인 바 앞에서 결국 들어가기로 급 결정ㅋㅋㅋㅋㅋㅋ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서 우리를 너무 잘 알아보신 것 같다..

 

 

 

  캬 엄청나게 많았던 술!

 

 

 

   어찌어찌 문샤인바에 오긴 했지만, 부어라 마셔라 할 건 아니었기 때문에 칵테일 한 잔씩만 시켰다. 와인칵테일인 뉴욕사워(380루블)와 보드카칵테일인 팅키윙키(350루블)를 시켰다. 그리고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팅키윙키' 발음하는데 바텐더가 풉 웃음.. 우리도 시키면서도 너무(=지나치게) 귀여운 이름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하지만 그 바텐더 나쁜 사람 아니고 정말정말 친절했다. 손님 대할 때만큼은 시종일관 웃는 상에, 술 만드는 기술도 매우 현란함. 우리가 시킨 술도 아닌데 넋놓고 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음. 이후 여행하는 중에 바텐더 때문에 이곳을 다시 가고 싶어졌을 정도였다.

 

 

 

  바텐더 이야기 하나 더 쓰자면, 우리가 술 마시면서 물을 좀 달라고 했는데 가게에 찬물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커피 뽑을 때 쓰는 뜨거운 물에 얼음 직접 띄워서 차게 만들어서 주곤 했다. 한 번은 내가 물을 좀 빨리 마시고 친구 물이 좀 남아 있었는데, 먼저 달라고도 안 했는데 먼저 와서 물을 다시 주려고 했고, 친구가 다 마실 때까지 기다려주더라. 눈빛으로 "Take your time"이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에서 이미 우린 K.O. 당함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이 꽤 늦어갈 쯤 주변에 있던 러시아인이 갑자기 우리에게 오더니 한국인인 줄 알아보고 보드카를 시켜줬다.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했었다며 우리를 굉장히 반갑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미 나랑 친구는 맥주를 꽤 많이 마시고 온 상태였고, 이 술은 향도, 맛도 매우 독했기 때문에..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거의 마시지 못했다. 두 잔을 샀는데, 첫 잔은 우리도 모르게 시켜버리고, 두 번째는 내가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새로 나와있더라. 친구에게 들어보니 우리 더 못 마신다고 극구 부인을 했는데도 시켜버렸다고ㅠ 시간도 많이 늦고 약간은 부담스러워져서 얘기 조금만 하다가 인사하고 바를 나왔다.

 

  그렇게 소화나 시킬 겸 아르바트 거리나 좀 더 산책하다 들어가자 하고 걷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아내분, 친구분들을 마주쳤다. 사장님도 모처럼 밖에서 한 잔 하고 들어오시는 길ㅋㅋㅋㅋ 사장님 일행 먼저 들어가시고 우린 두어바퀴 정도 아르바트 거리를 더 돌았던 듯. 새벽 아르바트 거리는 딱히 위험한 느낌은 없었다.

  피곤하다고 저녁도 숙소에서 먹은 애들 치고는 상당히 다이나믹한 밤을 보냈다. 숙소 돌아와서 씻자마자 거의 기절했지만, 재미있는 경험들이었고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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