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by Heigraphy
해외여행/15'언니들이 보고싶다(Taiwan)

4박5일 대만(타이완) 여행:: 첫째날 출국, 에바항공, 김포-송산

by Heigraphy 2015. 11. 24.
반응형

여행지: 대만, 타이페이 (Taiwan, Taipei)

여행기간: 11월 6일~11월 10일, 4박 5일

총 여행 경비: 비행기삯 포함 약 65만 원 정도

(자세한 정보(랄것도 없지만)는 여행기를 끝마친 후에 올려보는 걸로.)



  천천히, 에세이 쓰듯이 써보기로 마음먹은 대만여행. 처음 이 여행을 계획한 목적은 바로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을 했던 때 만났던 대만 언니들을 만나러 간다는게 90%였다. 교환학생을 다녀오기 전에는 여행에 돈 쓰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학생 신분에 돈이 어디있다고 여행을 가며, 그 돈이 있다고 한들 한 번에 목돈 쓰는 게 아까웠다. 유럽이라도 갈라 치면 한 달에 400~500은 우습게 깨지니까. 그런데 교환학생도 가고, 여행 계획도 짜고, 직접 다니면서 보고, 듣고, 겪는 것들이 감히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그런 내 삶의 큰 자양분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 이런 자양분이 쌓이고 쌓여 내가 성장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리라. (사실 가장 좋은 경험은 '방문' 혹은 '관광'의 수준이 아니라 '그 곳에서 얼마간 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거야말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래서 바뀐 생각이, 여행은 자금이 풍족할 때 가는게 아니라,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을 때 가야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여행에 관한 내 신조는 "평생 안 할(갈)게 아니면 지금 해(가)라"이다. 평생 안 갈 게 아니면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 지금 가야 한다, 정말로.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여행을 쉽게 갈 수 있을까? 오히려 그 "때"를 기다리다간 평생 못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브라질의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저서 <알레프(Aleph)>의 한 구절을 인용해보자면 "여행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Travel is never a matter of money but of courage)."


  속으로 매일 '여행 가고싶다' 생각하면서도 9개월만에 비행기를 타서 들떴고, 그래서 서론이 길었다.


 


▲ 각 비행편의 게이트를 알리는 전광판

 


  나와 친구는 김포 발(發) 송산 착(着) EVA항공을 이용했다. 위 전광판에서 [BR155 13:50 松山]이라 적힌 항공편이 우리가 탈 비행기. 에바항공은 대만 국적기이며, 일부 여객기에 키티가 그려져 있어 '키티항공'으로도 유명하다. 또, 타이페이로 갈 때는 두 가지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데 하나는 타오위안공항이고 하나는 바로 우리가 이용한 송산공항이다. 타오위안공항은 비행시간이 오래 걸리는 국제선이 주로 다니는 공항이라고 한다. 송산공항은 국내선이나, 비행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지는 않는 국제선이 주로 다니는 공항이고. 두 공항을 우리나라 공항으로 비교하자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쯤 될 것이다. 송산공항이 타이페이 시내에서 좀 더 가깝다.





▲ 기내에 들고 갈 짐가방

 


  사실 나랑 친구는 13:50 비행기인데 11:20부터 김포공항에서 기다렸다. 인천공항과 달리 김포공항은 그리 크지 않아서 두 시간 반이 생각보다 길었다. 일단 짐검사 하고 들어가있자고 하여 들어갔으나, 먹을 것도 딱히 없고, 구경할 것도 딱히 없고.. 대만행 에바항공이 기내식을 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침부터 서둘러 나와서 배가 고팠던 나와 친구는 결국 카페에 들어가서 샌드위치 두 개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식당도 딱히 없어서 카페를 들어갔던 걸로 기억한다). 괜히 천천히 먹으면서 짐가방도 한 번 찍어보고.



▲ 티켓과 여권

 


  공항에서 다들 한 번쯤은 찍어본다는 티켓+여권 사진도 찍어보고.




▲ 탑승한 비행기

 


  우리가 탄 비행기는 키티항공은 아니었다. 원래 키티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 그닥 중요하진 않았다.




 

▲ 에바항공 기내식

 

 


  2시간 40분 비행에 제공되는 기내식. 돼지고기와 삶은 밤(?) 같은 식감의 어떤 것과 야채가 주메뉴였다(재료나 조리법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어서 표현에 한계가 온다. 저 삶은 밤 같은 식감의 것은 대만 가서도 종종 먹었으나 여전히 이름을 모르겠다). 모닝빵에 검은깨 들어간 듯한 모양의 빵은, 표현처럼 그냥 '모닝빵' 같았기 때문에 버터나 잼을 기대했는데 제공되지 않아서 처음엔 약간 의아했으나, 한 입 먹어본 뒤로는 바로 수긍했다. 그런 거 없이도 충분히 고소하고 맛있는 빵이었다. 음식은 보는 바와 같이 당근이 참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당근을 많이 남겼다. 쩝..




▲ 비행기에서 찍은 구름

 

 

  한국 상공인지, 대만 상공인지, 아니면 그 중간 어디쯤인지 모르겠으나 구름이 잔뜩 끼었다.




 

 

▲ 착륙을 앞두고

 

 

  건물이 이렇게 가까이 보이는 걸 보니 거의 착륙 직전이었나보다. 대만 상공에서 본 대만의 첫 인상은 '고층 빌딩도 많고, 건물도 오밀조밀 모여있고,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네'였다. 서울의 상공을 봤을 때 기억은 거의 없는데, 서울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이런 모습이려나.

 

 

 

 

 

▲ 타이페이 방문을 환영합니다

 


  한국어가 써져 있는 송산공항. 약 3년 전 첫 외국행이었던 필리핀에 갔을 때도 공항에 한국어가 버젓이 쓰여 있었다. 그 때는 첫 외국행이다보니 '외국에 왔다'는 느낌을 물씬 받고 싶었는데 공항에서 만난 한국어 때문에 그 느낌이 별로 나지 않아 약간 실망했었다. 그런데, 고새 몇 번 여행 다녀봐서 이제 그런 느낌은 별로 신경 안쓴다고, 이번에 타이완에서 만난 한글은 반갑기 그지없더라. 확실히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나보다.  

 

 

 

 

▲ 짐을 찾고

 


  위에 밝혔다시피 대만을 방문한 이유 중 90%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사실 공항에 내려서부터는 우리를 마중 나온 언니들과 감격의 재회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의 9개월만에 보는 얼굴들이니 얼마나 반가웠겠나. J언니, L언니, 그리고 말로만 듣던 L언니의 남자친구까지! 만나자마자 코코에서 사온 버블티를 받았다. 우리가 바로 마실 수 있게 준비해준 것도 감동.. 정말 꿈 같은 순간이었다. 공항에서 밖으로 나가는 동안에도 L언니는 계속 "Is it real?" 하며 물었다. 이 언니들 보러 대만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수백번도 더 든 순간.

  이렇게나 정신없는(?) 순간이다보니 나와 친구는 여행책자나 블로그에서 그렇게 기본 중의 기본으로 안내하는 '공항에서 유심칩 사기'도 잊었다. 또, 첫날 우리가 묵을 숙소는 J언니네 집이었기 때문에 공항에서 이동하는 것도 언니의 안내와 함께 택시를 타고 이루어졌다. 택시비도 심지어 우리가 못냈다. 우리를 만난 첫날 아마 J언니는 택시비, 식사값, 술값 등 한 10만원 돈 쓰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가 내려고 할 때마다 극구 사양하던 J언니.. 이렇게나, 말 그대로 '대접'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일이었다.  

 

 

 

 

 

 

▲ 고양이 마리

 


  J언니네 집에 있었던 고양이 마리! 말리? 아무튼.. 그런 이름이었다. 호기심이 많으면서도 낯선 사람을 경계한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초면부터 다가가기는 힘들었다. 또 특이했던 점은 사람 발냄새? 신발냄새?를 그렇게 맡더라.. 나와 내 친구의 낯선 신발이 있으니까 거기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언니네 들러서 짐 두고 잠깐 쉰 다음에 저녁 먹으러 시내에 나갔다 왔는데, 대만의 후덥지근한 날씨를 예상 못하고 덥게 입고 나온 나와 내 친구가 계속 더워하고, 신발도 덥다고 했더니 J언니는 오늘 밤에는 마리에게 키스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돌아가면 또 마리가 우리 신발냄새를 맡을 걸 아니까.. 은혜로운 J언니 덕에 잘 구경하고 잘 쉰 대만 여행 첫째날의 일정들은 다음 포스팅에 계속 올리는 걸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