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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16'복학 전 발버둥(Russia)

블라디보스톡 여행 :: 14 클레버하우스 생맥주, 헤스버거, 츄다데이

by Heigraphy 2017.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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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보스톡 여행 다니면서 클레버하우스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은 간 것 같음. 이날은 블라디보스톡에서 마지막 밤을 보낼 날이었기에 저녁에 숙소 라운지에서 맥주나 한 잔 할 생각으로 맥주를 사러 들어갔다.

 

 

  그렇게 생맥주 기계 앞에 섰는데.. 직원이 한 명도 없어서 생맥주를 따라달라고 할 사람이 없더라. 미리 따라놓은 맥주도 있긴 했지만, 우리는 이 생맥주 따르는 걸 직접 보고 싶었을 뿐이고.. 지나가는 직원에게 이거 안 해주는 거냐고 물었더니, 미리 따라놓은 걸 가져가라고 해서 아쉬운 대로 한 병을 들고 가려는데, 러시아인이 와서 따라달라고 하니 바로 따라주더라. 약간 황당한 마음에 지켜보다가 조심스럽게 다시 가서 우리도 한 병 달라고 했더니 되게 마지 못한 듯 다른 직원을 불러왔다.

 

 

 

  그렇게 엎드려 절 받듯이 클레버하우스 생맥주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맥주 따라준 직원은 그나마 서툴게라도 우리랑 의사소통 하려고 해주곤 했던 직원이었고, 결국 이 직원이 따라줌. 클레버하우스 생맥주 마시기 참 힘들다.

 

 

 

  맥주뿐만 아니라 이녀석도 샀다. 보드카 벨루가! 이건 여행 중에 마실 건 아니었고, 한국 돌아가면 가족이랑 지인에게 선물로 주려고 샀다. 친구 거랑 합쳐서 찍어봄! 가격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각 3만원 안팎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에서도 고급 보드카에 속하는 벨루가, 용량과 종류도 천차만별이니 잘 보고 살 것!

 

 

 

  클레버하우스에서 나오기 전에 해프닝이 하나 더 있었는데, 여행기 사진에 종종 등장하던 이 노란색 융을 클레버하우스에서도 계속 손에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렸다. 보드카 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한참을 모르고 있다가, 거의 쇼핑 마치고 계산할 때쯤 문득 깨달았는데 지나온 길을 돌아가봐도 없더라. 혹시 분실물 들어온 건 없는지 고객센터 같은 곳에 물어보려고 일단 물건을 계산했는데, 마침 우리에게 생맥주를 따라주던 청년이 캐셔를 하고 있길래, 계산을 마치자마자 운을 띄웠다. 그 청년은 영어를 못했기에 다른 직원을 불러다 줌. 그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답변이 매우 골때림ㅋㅋㅋㅋㅋ

 

: 안에서 노란색 천을 잃어버렸어. nikon이라고 써있는 천인데 혹시 본 사람 있을까?

직원: 잘 모르겠는데. 못 본 것 같아.

: 분실물 들어온 것도 없는 거지?

직원: 분실물 없고, 네가 원하면 cctv 보여줄 수 있어.

: (cctv까지는 좀 과한데..) 괜찮아, 알겠어.

직원: 러시아에서는 다 가져가.

: ???

직원: 네가 만약 선반 위에 잠깐 아이폰을 올려두고 1분 뒤에 보잖아? 사라져있어.

: ..?ㅋㅋㅋㅋㅋㅋㅋ(소매치기가 많다는 건가)

직원: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조심해야 돼.

내 친구: 그래서 얘보고 지금 찾는거 포기하라고? (You mean she has to give up?)

직원: (엄청 유쾌하게) Yes, give up!

 

  이런 대화를 웃으면서 나누고 마지막에 "Yes, give up!"에서 나랑 친구랑 다 빵 터져서 막 웃다가 갑자기 이 직원이랑 하이파이브 하고 엄청 유쾌하게 헤어짐ㅋㅋㅋㅋㅋㅋㅋ 양쪽 다 짧은 영어로 어떻게든 대화하려는 것도 웃겼고, 자국민 디스하면서 설명하는 것도 웃겼고, 아무튼 물건 잃어버렸는데도 되게 유쾌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물론 비싸거나 크게 중요한 게 아니었기에 재밌었던 에피소드, 해프닝 정도로 끝날 수 있었던 거지만.

 

 

 

  이런저런 해프닝까지 겸한 쇼핑을 마치고 나니 배가 너무 고파져서 클레버하우스 6층으로 향했다. 이곳에 우리나라로 치면 푸드코트 같은 곳이 하나 있다. 핀란드의 패스트푸드 브랜드라는 헤스버거(HESBURGER)를 먹으러 간 건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한식당도 있다. 우린 주저없이 헤스버거 선택!

 

 

 

  가장 기본인 헤스버거 세트(300루블/아닐 수도 있음) 하나를 시켰다. 어마어마한 콜라 크기.

  러시아 사람들은 계산할 때 독특한(?) 행동이 있는데 바로 내가 잔돈이 없고, 그쪽도 거슬러 줄 돈이 없으면 그냥 잔돈 몇 루블 정도를 아예 안 받는다는 것. 예를 들면 320루블인데 내가 잔돈 20루블이 없고, 캐셔도 내가 400루블을 냈을 때 거슬러 줄 돈이 없으면 그냥 300루블만 받는다. 이게 헤스버거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 한 두어군데에서 친구랑 나랑 번갈아가면서 겪었던 일이라 굉장히 신기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100원 한푼이라도 시재 빵꾸나면 난리 날 텐데..

 

 

 

  감자튀김 소스 종류가 엄청나게 많은데, 나는 익숙하지만 한국에선 잘 못 먹는 마요네즈를 골랐다. 소스는 다 하인즈(Heinz) 걸 주는 것 같았다. 케첩뿐만 아니라 모든 소스가 다 하인즈 제품. 소스 값도 따로 받는다.

 

 

 

  버거 맛은 그냥저냥 무난했던 것 같다.

 

  장본 것들을 숙소에 내려놓기 위해 중간에 잠시 숙소를 들렀다. 비바람 속에서 아침부터 먼 길을 다녀와서 그런지 아직 대낮인 시간에도 왠지 힘들었지만, 금방 굼 백화점을 향해 나갔다. 마트라스 호스텔이 굼 백화점 바로 뒤에 위치해있어서 가깝고 좋았다.

 

 

 

  굼 백화점에 온 이유는 단연 츄다데이에 가기 위함. 사실 나는 화장품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향 좋은 거 있으면 핸드크림이나 하나 살 생각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들어가자마자 난관에 부딪혔으니, 바로 전부 다 러시아어로 적혀 있어서 상호를 못 읽는 건 둘째 치고 이게 무슨 제품인 지도 모르겠더라는 것. 로션인지, 핸드크림인지, 영양크림인지 등등 알 수가 없었다. 한참 막막해하고 있는데 구글 번역기 어플에 사진으로 문자를 찍어서 그걸 인식하는 기능도 있었던 게 생각이 나서 구글 번역기를 켜봤다.

 

 

 

  러시아어->영어로 설정해서 해봤는데, 된다, 돼!!!!! 와 이거야말로 신세계지! 세상 살기 참 좋아졌구나! 이렇게 몇 가지를 스캔해서 아가피야 할머니의 레시피 로션과 핸드크림을 하나씩 샀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후기들 보면 당근크림은 물론이고 그 라인이 전부 재고가 없어서 많이 못사왔다는 얘기가 많은데 우리가 처음 갔을 땐 이렇게 넘쳐났다. 먹는 당근의 향을 안 좋아해서 이 당근크림도 내가 싫어하는 향이 날 것 같아 별로 살 마음이 안 들었다. 그래서 친구만 샀는데 그 중 하나를 친구가 저녁에 뜯어봤는데 당근향은 별로 안 나고 오히려 산뜻하고 좋은 향이 나는 데다가, 촉촉하게 발려서 다음날 공항에 가기 전에 다시 츄다데이에 들러 나도 몇 개 쟁여왔다는 사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갔을 때는 재고가 없어서 마지막 남아있는 몇 개를 겨우 살 수 있었다. 이날 산 것들의 자세한 후기는 블라디보스톡 여행 쇼핑&기념품 리스트 참조!

 

  이후 우리는 해양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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