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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 찾아 삼만리-두물머리와 세미원 (1) 본문

국내여행/짧여행, 출사

설경 찾아 삼만리-두물머리와 세미원 (1)

Heigraphy 2017. 1. 28. 03:19

2017년 01월 22일

카메라: SONY DSLT-A57

렌즈: 칠번들(16-50mm, f2.8), 오뎅렌즈(70-210mm, f3.5-4.5)

 

 

  유난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올 겨울, 이 사진을 찍으러 나가기 전 나의 상태는 칩거 생활 5일차 사람. 긴 말 안 해도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 거라 생각한다. 1월 중순~말쯤 전남/전북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계속 미뤄지는 중이다.

  그러던 중 SNS를 통해 보는 세상이, 그리고 각종 메신저에서 친구들이 들려주는 소식이, 요즘 눈이 그렇게 많이 내려서 세상이 하얘졌다는 거다. 밖이 얼마나 추운지, 얼마나 하얀지 안 나가본 지 오래되어 알 길이 없었던 나는 아주 오랜만에 겨우 창문이나 열어보고 그러려니 했다.

 

  그러다가 생각난 단어, '설경.'

 

  예전에 엽서만들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서울의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카메라에 담아보긴 했지만, 겨울 풍경, 눈 내린 풍경은 담아본 적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있는 건 시간과 카메라 뿐이니 한 번 나서볼까?'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 설경 찾아 삼만리.

 

  '설경이 멋진 장소는 어디일까?'

 

  검색을 하다보니 몇몇 후보지가 나왔는데 처음에는 그나마 가장 가까운 올림픽공원을 가려고 했다. 새하얀 세상 한가운데 서있는 나홀로나무가 그렇게 분위기가 좋을 수 없었다.

  그 누구의 발자국도 아직 찍혀있지 않은 새하얀 세상을 담으려면 새벽부터 길을 나서야 한다는 사실에 요즘 낮밤이 바뀐 관계로 아예 밤을 새고, 새벽에 나갈 준비를 했다. 그렇게 이른 시간에 나가는 건 보통 학교를 가거나, 아르바이트를 가거나 둘 중 하나인데 요즘 방학이니 학교일 리는 없고, 아르바이트를 가냐는 부모님의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이 새벽부터 어딜 가냐신다. "그냥" 그렇게 대답하고 나왔다. 나도 어딜 갈 지 아직 잘 모르니까.

 

  올림픽공원으로 80% 정도는 마음을 기울인 후에 지하철을 타러 가는 동안에도 계속 고민을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선게 조금 아까워지는 거다. 일찍 나온 덕에 시간이 많으니 조금 더 멀어도 좋겠다 싶은 생각과 함께 나는 뚜벅이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수 있는 곳이라야 하고, 그렇게 찾던 중 적당히 멀고도 가까운 곳, 두물머리가 있었다.

 

오전 8시 22분 촬영

초점거리 50mm, ISO-800, F/2.8, S1/320

새하얀 세상으로 가기

 

  두물머리를 가려면 중앙선을 타야 했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중앙선의 배차간격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 갑작스럽게 결정된 행선지라, 사전에 시간을 알아보지 않고 일반 지하철 타듯 오는 거 타야지 하고 대책없이 기다리다가 내가 가려는 두물머리를 가려면 '용문행'을 타야하는데 그러려면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꽤나 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달았다. 그나마 '덕소행'은 한 10분 정도 기다리면 오길래 그걸 타야겠다 싶었다. 덕소에서 두물머리 가는 버스 하나 없겠냐는 심정으로.

 

 

오전 9시 41분 촬영

초점거리 16mm, ISO-400, F/2.8, S1/3200

너와 영원히 함께 있을거야

 

  덕소에서 다행히 두물머리 근처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다. 그 버스도 15분은 기다려야 했지만... 추운데 밖에서 대기시간이 예상치 못하게 자꾸 길어져서 이 날씨에 나오는 게 아니었나 약한 마음이 들었지만, 167번 버스를 타고 나니 창밖에 희한한(?) 풍경이 보여 조금 재밌어졌다. 웬 벽마다 사랑고백이 잔뜩 써져 있었던 것.

  처음 한 개를 보고 '누군가 이곳에서 이벤트라도 했나보다. 근데 왜 안 지웠지?' 싶었는데 버스를 타고 그곳을 지나가는 약 1-2분 간 같은 벽에 계속해서 그런 메시지들이 적혀 있더라. 물론 다 다른 사람, 다른 커플로. 그런 전통(?)이라도 있는 벽이었던 걸까?

 

 

  버스는 나를 두물머리 '근처'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곳에서부터 진짜 두물머리까지 약 20분은 걸어야 했고, 이 표시가 나온 후부터도 꽤 걸어야했다.

 

 

오전 10시 촬영

초점거리 16mm, ISO-100, F/8, S1/320

눈길 위로 자전거를 끌고 가시는 아저씨

 

 

오전 10시 5분 촬영

초점거리 16mm, ISO-100, F/8, S1/320

하얀듯 안 하얀 듯

 

 

오전 10시 8분 촬영

초점거리 16mm, ISO-100, F/8, S1/640

아직 밟히지 않은 곳들

중심에서 벗어난 곳들

 

 

  제대로 가고 있긴 한 건지 궁금해질 때쯤 나타나서 나를 안심시켰던 표지판. 가만히 대기하는 것보다는 역시 차라리 걷는 게 좋았던 지라 두물머리까지 가는 길이 나쁘지 않았다.

 

 

오전 10시 13분 촬영

초점거리 24mm, ISO-100, F/8, S1/640

누구의 발자국일까?

 

  가는 길에 만나게 된 범상치 않은 발자국. 아직도 정체는 모르겠다.

 

 

  한참을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가다가 본 녀석이라 반가웠는데, 쟤도 춥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오전 10시 17분 촬영

초점거리 50mm, ISO-100, F/8, S1/320

햇살 받은 기와

 

  두물머리를 코앞에 두고 조금 헤매다가 찍은 사진.

 

 

오전 10시 22분 촬영

초점거리 16mm, ISO-100, F/8, S1/320

겨울나무와 벤치

 

  드디어 두물머리에 도착했다. 집은 일찍 나섰지만 도착한 시간은 생각보다 이르지 않아서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사람은 없었다. 10명도 채 안 되었던 것 같다. 나뭇가지에 잎이 거의 없음에도 눈이 만들어 낸 하얀 배경 때문인지 그리 황량해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따뜻한 느낌이 들었던 아이러니.

 

 

오전 10시 24분 촬영

초점거리 16mm, ISO-100, F/11, S1/200

두물머리의 상징, 느티나무

 

  크롭바디지만 16mm 렌즈를 가져갔음에도 한 번에 제대로 다 안 담기는 느티나무.

 

 

오전 10시 26분 촬영

초점거리 16mm, ISO-100, F/11, S1/320

강이 다 얼어버렸어

 

 

초점거리 26mm, ISO-100, F/11, S1/500

강 위에도 찍힌 어떤 생명체의 흔적

 

 

초점거리 35mm, ISO-100, F/11, S1/320

 

 

초점거리 16mm, ISO-100, F/11, S1/320

 

  얼어붙은 강을 쳐다보며 산책로를 따라 쭉 걸었다. 사실 산까지도 눈에 뒤덮혀서 하얀 풍경을 기대하고 왔는데, 그렇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대설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눈이 많이 왔는데 이렇게 금방 녹다니 의아하기도 하고.

 

 

오전 10시 35분 촬영

초점거리 16mm, ISO-100, F/11, S1/250

파노라마샷

 

 

오전 10시 41분 촬영

초점거리 16mm, ISO-100, F/11, S1/320

가지 사이사이로

 

 

오전 10시 43분 촬영

초점거리 50mm, ISO-100, F/11, S1/400

줄없이 묶인 배 한 척

 

  '두물머리'로 검색하면 사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배 한 척. 얼어붙은 강 위에서 그 배의 발도 묶이고 말았다.

 

 

오전 10시 46분 촬영

초점거리 18mm, ISO-100, F/11, S1/320

이 등에 불 들어오는 것도 보고 싶네

 

 

오전 10시 49분 촬영

초점거리 50mm, ISO-100, F/11, S1/400

저 멀리 보이는 세미원

 

 

  배틀트립 전주편에서 본 듯한 기둥들. 두물머리에도 있는 줄은 몰랐네. 날이 날이니만큼 옷 수겹에 패딩까지 꼭꼭 채워서 갔던 터라 굳이 지나가보진 않았다.

 

 

오전 11시 촬영

초점거리 50mm, ISO-100, F/11, S1/200

세미원으로 가는 길

 

  사실 세미원은 어떤 곳인지도 잘 몰랐고, 계획에 없었던 터라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 검색을 해보니 사진도 봄이나 여름에, 즉 수풀이 우거지고 꽃이 피는 시기, 특히 연꽃이 필 무렵에 가야 더 예쁜 모습들을 담아올 수 있을 것 같아서.

 

 

오전 11시 3분 촬영

초점거리 35mm, ISO-400, F/11, S1/200

 

 

초점거리 50mm, ISO-100, F/2.8, S1/1000

같은 프레임 다른 느낌

 

  이 사진을 찍고 나서 곧 가게 될 여행에서 써먹으면 좋을 듯한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프레임!

 

 

오전 11시 6분 촬영

초점거리 50mm, ISO-200, F/13, S1/250

배다리

 

  세미원으로 향하는 다리. 다리 양쪽에 배가 자리잡고 있어서 이름이 배다리인 모양이다. 이 다리를 건널까 말까 굉장히 고민했고, 처음에는 건널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바깥에서 이렇게 사진만 찍은 것이다. 하지만, 결국 건넜다. 언제 또 양평까지 와서 이곳을 올 지 기약할 수 없었으므로. 세미원 사진은 다음 편에 이어서 올릴 예정.

 

  당일치기 출사 및 짧은 여행을 2편 이상으로 나눠서 쓰는 건 나도 처음인데, 이른 아침부터 시작됐던 여정이라 생각보다 사진이 많은 관계로 한 번 시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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