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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200%

[전시후기] 예술의전당과 스트릿아트,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展

by Heigraphy 2017.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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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4

 

  친구의 제안으로 아주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을 다녀왔다.

그래피티를 좋아하냐고 묻길래 잘 알진 못하지만 좋아는 한다고 했더니

'위대한 낙서'라는 전시를 소개해 줌!

 

예술의전당에서 정통미술이 아닌, 스트릿 아트가 전시된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고

그래피티라는 분야 또한 좋아하기 때문에 흔쾌히 함께 가보기로 결정!

 

 

정확한 전시 장소는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친구가 소셜커머스에서 티켓을 샀고,

평일 오전에 가면 성인 7,000원, 오후에 가면 8,000원으로 기억한다.

(소셜커머스 할인 없으면 10,000원)

 

우리는 오후에 여유있게 도착!

사람도 많지 않고 좋았다.

아마 예술의전당에서 가장 힙(hip)하지만 가장 인기 없는(...) 전시일 듯..?

 

 

'위대한 낙서'에 참여한 아티스트들.

ZEVS, JR, NICK WALKER, JONONE, L'ATLAS, SHEPARD FAIREY

총 7명.

각 아티스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전시 사진 보면서 적는 걸로.

 

 

이 사진을 보고도 나는 OBEY를 눈여겨 보지 못하고,

전시를 보면서 OBEY를 발견하여 충격을 먹었다는 후문을 미리 적어봄.

 

 

전시 초입에 '위대한 낙서'에 대한 설명이 한국어와 영어로 적혀있다.

 

계산한 건 아니고, 오후 3시쯤 도착했는데

마침 도슨트 시간이라 운 좋게도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를 볼 수 있었다.

(도슨트 시간에 맞추지 못하는 분이라면 오디오 가이드를 들어보는 것도 추천함)

 

 

ZEVS

 

우리가 잘 아는 상업 로고에서 물감이 죽죽 흐른 듯한 표현을 많이 한 제우스.

위 구글의 마크도 들어가자마자 바로 눈에 띄는 작품 중 하나다.

 

 

 

 

Liquidated LV logos

이 작품은 예술의전당 전시를 위해 제우스가 한국의 미대생들과 함께 직접 새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총괄 지휘를 제우스가 하고, 학생들이 대체로 완성했다는 게 맞는 듯?

 

도슨트 설명을 들어보니,

이렇게 물감이 죽죽 흘러내리는 것은,

일단 그림을 다 그린 후에 케찹병 같은 것 안에 물감을 넣고

쭉 짜면 물감이 흘러내리는 방법을 통해

 표현되었다고 한다.

 

제우스는, 비오는 날 문득 창밖을 보니 빗방울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어,

자신의 작품에서 이런 모습을 표현하게 되었고

그것이 굳어져 제우스만의 작품스타일이 되었다고.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의 작품이었다.

절대 한 앵글에 다 못 담을 정도.

 

 

 

이 작품은 어떤 회화 작가의 기존 작품(까먹..)을 오마쥬하여 그려진 건데

기존 그림에는 없는, 검은색 액체 같은 것을 덧칠하여 표현한 부분은

바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석유를 표현한 것이라고..!

 

 

거울위에 그려진, 흘러내리는 루이비통 로고.

이 작품은 거울앞에 비치 그림자가 예술인 듯.

 

 

그 외에도 줄줄 흘러내리는 여러 상업로고들.

상업성으로 점철된 세상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미로 이렇게 상업 로고를 재해석하여 자기만의 스타일로 표현한다는 ZEVS.

 

 

그 앞에서 우린 그저 우리 사진 남기기 바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된 ZEVS 작품에 나 뿌리기

하하하하

 

 

여태까지 봤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ZEVS 관은 마무리.

 

 

 

JR

 

포토그래퍼이자 그래피티 아티스트이자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JR.

세 번째 단에 적힌 'Inside Out'은 서예박물관 3층에도 전시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의 초상 사진이기 때문에 사진을 따로 찍어오지는 않음.

 

JR의 작품도 여러 점이 걸려 있었지만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하나만 소개해본다.

 

 

바로 이 작품.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촬영한 것인데,

혹시 지붕쪽에 사람의 눈이 보이시는지?

 

 

자세히 보면 CG나 특수효과가 아니라,

모델들에게 각각 다른 옷을 입혀 직접 표현을 한 것.

와.. 개인적으로 상상도 못했던 표현방법이라

상당히 충격적이고 인상적이었음.

가장 최근에 보고 온, CG가 거의 없기로 유명한 데이비드 라샤펠전보다도 훨씬 인상적이었다.

 

 

 

NICK WALKER

 

이 신사의 이름은 '반달(Vandal)'이라고 한다.

반달리스트(Vandalist, '문화·예술을 파괴하는 자' 정도의 의미가 될 듯)에서 따온 이름이며,

그림 속 신사일뿐만 아니라 닉 워커 본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었다는 신사 캐릭터.

 

 

심각한 사회풍자를 하는 아티스트는 아니라는 닉 워커.

지금은 꽤나 잘 알려진 스탠실 기법을 이용하여 주로 작품을 표현한다고 한다.

검은 중절모를 쓴 신사와 하트야말로 닉 워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이 관에 닉 워커가 스텐실 기법을 이용하여 라이브 페인팅을 하는 영상도 있는데, 매우 흥미로우니 한 번씩 보는 것도 좋을 듯.

 

 

 

CRASH

 

주절주절 설명이 뭐가 길지만,

내 기억에 남은 것은

'CRASH'라는 이름은

이 아티스트가 학창시절 학교 컴퓨터를 완전히 박살내어 고장내는 바람에

친구들이 별명으로 Crash라고 부르곤 했는데,

그것을 그대로 활동명으로 쓴다는 것.

 

 

이 전시장에 전시된 작품들 중

'그래피티' 하면 가장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의 그림이 많았던 크래쉬의 작품.

위 사진에서, 그래피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는 이름태깅만 봐도 알 수 있겠지.

 

 

그 외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히어로나 캐릭터의 얼굴이나 신체의 일부분만 확대해서 그린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는 항상 완결된 모습만 보여주며 주입식으로 작용하는 대중문화가 보여주는 이미지를 비판하고자 표현된 방법이라고 한다.

전체가 아닌 눈만, 혹은 일부분만 확대하여 표현함으로써 상상력을 자극하고자 했다고.

크래쉬도 스텐실 기법을 잘 사용한다고 한다.

 

 

 

L'Atlas

 

종합 스트리트 아티스트에 가까운 라틀라스.

이집트 서예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을 하는게 많다고 한다.

 

 

또, 방문한 도시에서 받응 영감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라틀라스.

서울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서울의 상수도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

원래 종이에 하는 작업은 잘 안 하지만, 이 작품을 위해 한국에 와서 종이 위에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이 작품은 잘 보면 상단에 L'Atlas라는 본인의 이름이 표현되어 있다.

(l'AtlAS 이런 형태로 표현되어 있는 듯?)

이것도 참 기발하고 좋았던 작품.

 

 

이건 라틀라스가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광장에 그렸던 미로.

인생의 미로를 표현했다고 한다.

 

사실 그래피티, 스트리트 아트라는게 엄밀히 말하면 불법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라틀라스도 초기엔 굉장히 대범하게 작품활동을 하다가,

한 번 백화점 벽을 이용하여 불법으로 작품을 남겼다가 체포가 되었다 풀려난 후로

스스로 약간의 합의를 본 작품활동을 한다고 한다.

이제는 그렇게 불법적인 활동 보다는, 협의를 거쳐서 합법적인 활동을 한다거나.

 

이 퐁피두광장의 미로도 그런 맥락 중 하나인 작품.

 

이게 맞는 방법인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결국 허락받은 예술만 할 수 있다는게 조금 안타깝기도 하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를 담은 비디오.

생각보다 엄청났던 스케일.

근데... 보면서 우리나라 아파트에 그림을 그려넣으시는 분들이 생각남...

그분들도 엄밀히 말하면 아티스트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마지막까지 그만의 개성이 살아있는 작품.

 

 

JonOne

 

이름태깅이 인상적이었던 존원.

 

 

수십, 수차례의 이름태깅 덧칠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알고 있다.

 

한국에 와서 윤종신 씨의 뮤직비디오 제작에도 참여했다는 존원.

사진은 없지만, 그 뮤직비디오 안에 표현된 작품에서,

흘러내리는 것은 촛농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타고 나면 사라지듯 촛불과 같은 인간의 삶을 표현했다고.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라이브 페인팅의 흔적이 아닐까 싶다.

위대한 낙서 전시 오픈날 직접 이곳에서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를 보였다는 존원.

그 흔적들을 그대로 남겨둔 상태이다.

 

 

여기저기 널부러진 물감들.

 

 

본인이 그렸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신발도 그대로 벗어두고 갔다는 존원.

 

 

가장 먼저 칠한 색은 바로 중앙의 윗부분에 있는 하늘색이라고.

 

 

이쪽에도 고스란히 남은 물감들.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모습.

캔버스를 넘어 전시장 벽면에까지 흩뿌려진 물감들이 참 자유로워 보이고 좋다.

 

 

 

Shepard Fairey

 

내 딴에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람.

 

 

바로 셰퍼드 페어리가 오베이(OBEY)의 디자이너이기도 하기 때문이지!

혼자 여기저기 둘러보고 사진 찍느라 도슨트 설명을 못 듣고는,

이 작품을 보고 친구에게 "이 사람이 오베이를 디자인 한 거야 아니면 오베이랑 협업을 한 거야?"하고 물었는데

셰퍼드 페어리가 곧 오베이의 디자이너라고...

 

오베이의 디자이너가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줄도 몰랐고,

그냥 '유명한 스트릿 의류 브랜드' 정도로만 알고 있던 나는

이 사실에 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정말 이 관 초입에 적힌 설명대로

그래피티를 몰라도 그의 작품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없을 듯.

 

 

턴테이블에 새겨진 오베이.

 

 

재밌었던 작품.

 

이외에도, 셰퍼드 페어리는 오바마 대선 포스터를 그린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정치에 관심이 많고, 오바마 대선 당시 그를 지지하는 의미로 대선 포스터를 그렸는데,

당시 공식 포스터는 아니었지만, 대중적으로 굉장히 인기가 많아져, 후에 공식 포스터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출처: 구글 이미지)

바로 이 작품.

이는 위대한 낙서展에 전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미 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렇게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들을 끝으로

위대한 낙서展이 마무리 된다.

 

 

 

 

나가는 길에 걸려있었던 수많은 그림들.

여태까지 본 그래피티 작품들을 흉내낸 것도 있고, 본인의 그림을 그린 것도 있고.

이렇게 모아서 붙여놓으니 또 다른 작품이 된 것 같다.

 

 

생수도 한 병 공짜로 주심.

 

 

아래부터는, 전시만큼이나 흥미로웠던 아트샵!

 

평소에 사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디자인의

스냅백과 에코백 등.

각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본적으로 워낙 힙해서인지,

아트샵 기념품이 아니라 그냥 시중에 파는 디자인 상품 같다.

 

 

각 작품들을 축소해서 담은 엽서도 판매.

 

 

머그컵, 텀블러, 노트, 마우스패드 등.

 

 

아트포스터.

매우 탐났지만 생각보다 사이즈가 굉장히 크고,

작품을 온전히 담지 못하고 약간 잘린 것도 있어서

구매하지는 않았다.

 

 

필통? 파우치?

그리고 노트.

 

이 아트샵이 좀 센세이셔널 했던 게,

입장할 때 입장권과 함께 아트샵 3,000원 할인권과 5,000원 할인권을 주는데

5,000원 할인권은 10,000원 이상 구매시 사용 가능한 반면,

3,000원 할인권은 제한사항이 없기 때문에

3,000원 이상만 사면 사용 가능.

 

즉, 3,000원짜리를 골라 이 할인권을 제시하면 그야말로 공짜인 셈...

그래서 엽서 3장을 완전 거저 가져올 수 있었다.

할인권 쓰면서도 진짜인가 싶어서 얼빠짐..

 

 

그리고 할인가로 두 권에 10,000원에 판매하길래 산 수첩.

내가 선택한 건 제우스(ZEVS)의 작품.

무지수첩인데 산 날 바로 개봉해서 엄청 유용하게 썼다.

 

 

라틀라스와 존원 디자인의 아트상품.

 

 

오베이의 아트상품은 따로 없고

그냥 오베이 의류들을 판매 중이었다ㅋㅋㅋㅋㅋ

오베이 클라스...

 

 

전시장 입구에 있었던 닉 워커의 작품.

닉 워커의 캐릭터 반달과,

닉 워커가 방문하는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함께 그려진 I  SEOUL

 

 

이렇게 재밌는 사진도 한 장 남겨보았다.

ㅋㅋㅋㅋㅋㅋ

 

 

3층에 전시되어 있었던 Inside Out까지 감상 끝.

 

 

 

계단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위대한 낙서展.

 

 

서예박물관 바깥 창문에 오베이.

 

 

건물 밖에도 이렇게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많다.

 

 

모처럼 감각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전시를 보고 왔다.

일단 예술의전당에서 이렇게 힙한 전시를 볼 수 있었던 게 신기하기도 하고,

관심은 있어도 접할 기회는 적었던

그래피티라는 분야의 아티스트들을 여럿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고,

최근에 뭘 해도 다 비슷해서 좀 지루했던 내 일상에, 새로운 영감과 자극들도 잔뜩 불어넣어 주었다.

굉장히 매력적인 예술분야인 듯.

무엇보다도, 앞으로도 여러 형태의 프로덕트 혹은 오브제로 종종 만나볼 수 있을 듯한 느낌.

그리고 그때마다 이들을 내가 알아본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전시를 통한 수확은 충분한 듯.

 

 

본 전시는 2월 26일 일요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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