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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이룬 목표 하나,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합격 후기 본문

시각적 기록/사진일기

2017년에 이룬 목표 하나,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합격 후기

Heigraphy 2017. 12. 2. 00:45

  2017년도 벌써 끝이 다가오고, 대충 생각해봐도 올 한 해도 참 많은 것들을 하면서 지냈는데, 그 중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낸 2017년 목표 하나에 대해서 기록을 남기고 싶다. 바로 2016년 말부터 2017년 말까지 꽤 긴 레이스를 달리고, 얼마 전에 합격자 발표가 난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합격 후기 되겠다. 지난 약 일 년 간 어떻게 공부했는지 날짜별로 써볼 예정.

 

 

2016년 가을 어느날

  친구를 통해 이 시험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그 친구는 2016년 11회 시험을 합격한 친구였다. 나 또한 학부 때 이런 쪽에 관심이 아주 없지는 않았고, 졸업을 하면 외국 여기저기를 다니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았던 터라, 이런 자격증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친구에게 시험과 그것을 치르기까지의 과정은 어떤지 등등을 물어보았고,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2016년 12월~1월 중순

  친구의 추천+맛보기 강의+상담 등등을 통해 결정한 '탑에듀'에서 양성과정을 이수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학기 종강 후 약 1월 초중반 정도까지는 강의도 하루에 2개씩 듣고 교재도 읽어보고 착실히 공부했던 것 같다. 강의 보고→바로 교재로 한 번 더 읽으면서 복습하고 이런 루트로 공부하니 큰 틀 정도는 잡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착실함도 오래가지 못하고, 시험이 아직도 머나먼 일인 것 같아서 마음을 쉽게 풀어버렸던 것 같다.

 

 

2017년 2월

  양성과정을 손에서 놓은 지(...) 약 한 달쯤 되었을 때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만난 현지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한국에서 국어를 전공했다고 하니 "그럼 태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쳐보는 건 어때?"라는 생각지도 못한 소리를 들었다. 태국 여행을 하면서 태국에서도 한 번쯤 살아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뭔가 새로운 길이 보인 기분이었달까. 내가 막연히 생각만 했을 때랑, 현지에서 현지인이 직접 말해주는 것은 느낌도 무게도 많이 달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게 한국어 교원 자격증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아쉽지만 할 수 없는' 정도의 자격증이었는데, 위 경험이 내게 좋은 자극제 및 계기가 되어 '꼭 따고 싶은' 이유가 생겼다.

 

 

3월~5월 중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일을 하면서 공부도 한다는게 물론 쉽지는 않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어+사무실을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어서 오히려 공부를 손에 잡을 수 있었다. 업무가 끝나고 퇴근시간이 지나도 사무실에 오래 앉아있었던 날들은 대부분 회사 업무 때문이라기 보다 나의 공부 때문이었다(집에 가면 분명 다시 나태해질 거라는 걸 알았기에).

  그렇게 양성과정을 다시 듣기 시작하며 마찬가지로 강의 보고→교재로 복습의 루트로 공부를 했다. 완벽히 이해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냥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훑는 것에 의미를 두고 공부를 했다. 그런데 사람 사는게 다들 그렇듯이, 그렇다고 여기에만 완전히 몰두한 건 아니고 할 거, 놀 거 등등 다 했다(이 블로그 업데이트를 보면 알 수 있겠지).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훑는 데에 두 달 반 정도가 걸렸다.

 

 

5월 중순~7월 초순

  강의는 이수했고 실습이 남았는데, 나는 온라인 실습을 신청했다. 마찬가지로 탑에듀에서 신청했는데 실제로 실습이 진행되는 사이트는 토픽코리아더라. 온라인 실습은 강의 참관 영상과 실습 영상을 보고 참관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했고, 마지막으로 나 또한 수업 지도안 및 강의 실습 영상을 20분 내외로 촬영해서 제출해야 했다. 참관&실습 영상을 보는 것은 교재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복습이 필요없지만,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기에 대충 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 영상들을 꼼꼼히 보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나의 수업 지도안과 실습 영상은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감을 많이 잡았던 것 같다.

  영상을 다 보고 참관 보고서 내는 데 한 달이 걸렸고, 수업 지도안 제출→피드백 받기→지도안 토대로 실습 영상 촬영 및 제출→피드백 받기가 끝나고 나니 7월이 되었다.

 

 

7월 중순

  양성과정을 12월부터 5월 중순까지 너무 긴 시간 뜨문뜨문 들었던 터라 다시 정리를 할 필요가 있어 책을 한 번 더 훑기로 마음먹었다. 이 때는 총 2권의 교재를 약 2주 안에 끝내겠다는 다짐으로 빠르게 훑었다. 빠르게 보니 그동안 여기 따로, 저기 따로 산재되어있던 지식들이 확실히 정리가 좀 더 잘 되었다.

  아, 나는 단순암기식으로 외우는 것은 정말 질색이지만, 사실 이 공부를 하다보면 그렇게 외워야만 하는 것들이 없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럴 바엔 억지로 외우기보다는 너무 자주 봐서 자연스럽게 머리에 남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포스트잇에 옮겨적어, 가장 오래 시선을 두는 사무실 컴퓨터 앞에 붙여놓았다. 자음 체계도, 모음 체계도 등등을 그렇게 외웠다. 이 방법은 복습할 때뿐만 아니라 공부를 하는 동안 내내 사용했다.

 

 

7월 후반~8월 초중반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먼저 탑에듀에 올라온 기출문제를 프린트해서 풀었다. 지금까지의 기출문제를 단원별로 정리한 문제집이었는데, 풀면서 적잖이 당황했다. 문제의 수준이 내가 강의를 보고 교재를 보면서 공부한 내용을 기본적으로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그때서야 내가 공부한 건 아주 개론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블로그도 쉬어가면서 사무실에 기본 9시, 10시까지 남아서 문제풀기→오답 해설하기를 반복하곤 했다. (근데 이 시즌에 개인전시 제의가 들어와서 그것도 진행하느라.. 두 마리 토끼 다 놓치고 싶지 않아서 양쪽으로 다 불태웠기에, 개인적으로 꽤나 뜨거웠던 여름이었다) 문제풀이 강의는 정말 필요할 때(해설을 봐도 이해가 안 될 때)만 봤고, 대부분은 해설만 가지고 공부했다. 강의까지 하나하나 볼 시간이 없기도 했고, 어차피 모든 문제의 풀이가 올라온 건 아니었기에. 이 과정이 또 약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다.

 

 

8월 중순~9월 필기시험 전

 

  이번에는 회별 기출문제를 풀었다. 시간 재서 풀기→채점→오답 해설자주 보이는 유형이나 자꾸 틀리는 문제는 오답노트 만들어서 정리하기를 한 세트로, 2~3일에 한 회 꼴로 풀었다. 2016, 2015, 2014, 2013, 2012 약 5개년 치를 풀었던 것 같다. 매번 합격점 이상은 나오는 것 같은데, 아주 안전한 점수는 아니어서 또 불안해지기도 하고 그랬다.

  아, 그리고 이 때 주관식 문제는 안 풀었다. 그러다가 시험 약 일주일 전쯤? 시대고시기획에서 나오는 '교안작성연습' 책을 구해서 훑어보았고, 교안 하나하나의 내용보다도 전체적인 답안 구성 방식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9월 필기시험 날

  생각보다 긴장감은 크게 없었다. 교안작성 주관식 문제까지 포함하여 다 무난하게 봤다고 생각하는데, 혹시나가 역시나, 문화가 복병... '답은 이거다!'라고 확신하는 문제가 많지 않았기에, 떨어지면 한국문화 영역 때문일 거라는 생각과 함께 시험장을 나왔다.

  그리고 집에 와서 답을 맞춰보니 웬걸, 한국문화 영역은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맞았고, 생각도 못한 다른 영역이 아슬아슬했다. 마킹 몇 문제만 실수했어도 나가리였겠다 싶어서 또 멘붕...

  필기시험이 끝난 후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거의 이 시험을 잊고 살았고, 그간 못했던 것들(친구 만나기, 공연 보기, 블로그 쓰기 등등)을 다 하며 살았다. 책은 근처에도 안 감.

 

 

10월 후반~11월 면접시험 전

  합격자 발표가 나고도 한참 후에야 면접준비를 시작했다. 벌써 시험 본 지가 한 달이 넘었기 때문에 화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셈이었다. 그러다 약 보름 정도를 남겨두고 시대고시기획에서 나온 '2차 면접시험 하루만에 다잡기'를 보기 시작했다. 책이 두껍지 않았기에 2주 동안 두 번을 돌려봤다. 첫 번째는 유형을 파악하고, 두 번째는 모범답안을 내 언어로 직접 뱉어보면서 실제로 대답하는 연습을 했다. 2013년에 발행된 책으로 공부해서 조금 불안하기도 했는데, 미리 적어보자면 그건 내 기우였을 뿐이다.

 

 

면접

  11일 오전에 시험을 보게 되었고, 4번째? 5번째?쯤 들어갔던 것 같다. 내가 받은 질문 중 기억나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다문화 가정의 학습자들은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2.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문학작품이 있나?

 3. '쓰기 전 단계'에 대해 설명해보시오.

 4. '배가 아팠느라 학교에 못 갔어요'라고 오류를 범하는 한국어 학습자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5. 교수자가 대조언어학적 지식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6. 말하기 능력이 읽기 능력보다 훨씬 좋아서 차이가 나는 학습자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두어 문제 정도를 더 물어봤던 것 같은데, 면접실을 나오자마자 머리가 새하얘져버려 기억이 안 난다. 위 질문은 집에 가는 길에 친구랑 전화하면서 얘기했던 내용이라 그나마 기억이 나는 정도.

  면접을 보는 동안에도 사실 별로 긴장은 안 됐다. 면접 2주 벼락치기 공부 해놓고 왠지 자신이 있었고, 면접에 대한 걱정보다는 오늘까지만 하면 끝난다는 생각이 앞서서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실제로 면접 중에는 나쁘지 않다고, 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끝나고 나와서 집에 가는 길에 천천히 곱씹어보니 왜이리 말도 안되는 대답들만 한 것 같은지. 참고로 '배가 아팠느라 학교에 못 갔어요'에서는 추가질문도 들어왔는데, 결국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고,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합격

  그렇게 결과는 최종 합격! 일 년 동안 이 시험 하나에만 매달린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긴 레이스를 달려온 목표 하나를 이뤄냈다는 사실에 굉장히 기뻤다. 또, 주변에 나 시험 본다고 실컷 떠들고 다녔는데 이제 합격했다고도 당당히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현재는 이 분야의 봉사활동도 하고 있는데, 이게 시험만 통과한다고 다 되는 건 절대 아닌 것 같다. 매 수업 때마다 아직도 나는 공부하고 준비해야할 게 많고, 우여곡절이 있다. 경험 삼아 시작한 일인데 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선생님으로서의 역량을 더 쌓아가봐야지.

 

 

  이렇게 돌이켜보니 뭔가를 많이 한 것 같긴 하네. 막상 그 순간순간에는 너무 슬렁슬렁 하는 것 같아서 이대로도 괜찮을까 걱정을 꽤 했었는데.

  이 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아마 2018년, 2019년 등등 앞으로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을 치르기 위해 준비하는 분들이 아닐까 싶다. 이 시험이 정보가 많이 없어서, 나 또한 그랬듯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아보는 것일 수도 있겠지. 여기에 적힌 기간은 거의 1년이지만 그 안에 실질적으로 공부를 한 날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글을 읽고 '나는 1년씩 공부 못 하는데' 싶은 분들도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는 나의 경우이니 참고만 하시고, 본인의 공부 방법 대로 열심히 준비하셔서 부디 본인이 준비하는 시험에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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