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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3/21 모스크바 경유여행 끝, 드디어 네덜란드로!

by Heigraphy 2018.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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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 아침이 밝았다.

너무 고되지만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둘러보기는 해야겠다 싶어서 근처 호숫가로 나갔다.

아직도 눈이 수북하게 쌓인 모스크바 풍경.

 

 

 

급하게 와서 빠르게 훑어보고 가는 거라 뭐가 뭔지도 모른 채 일단 걷고, 걷고, 걸었다.

 

 

 

호숫가는 꽁꽁 얼어있었는데 그 위에서 누군가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있었다.

호수가 꽁꽁 언 것도 그 위에서 신기한데 아무렇지 않게 강아지 산책 시키는 것도 신기하고 웃음남ㅋㅋㅋㅋ

이런 귀여운 동네였을 줄이야.

 

 

 

그 얼어붙은 호수 괜히 나도 한 번 걸어봤다.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산책하는 강아지.

이 나라에 정말 딱 맞는 견종이로구나.

 

 

 

호스텔 체크아웃을 하고 붉은 광장을 향해 걸어가기로 했다.

메트로를 탈 수도 있었지만, 키릴문자 까막눈인 나로서는 메트로를 타는게 더 어려웠다.

걸어서 약 25분 정도면 도착한다길래, 어차피 산책하는 거 좋아하는 나니까 무작정 구글맵 켜놓고 걸었다.

근데 이건 또 뭐람?

누가 토토로 눈사람을 만들어놓고 빨간 우산까지 씌워놨다.

이 동네 너무 귀여워 진짜ㅜㅜ

 

 

 

어제 밤에는 사람이 참 안 보이더니

날이 밝으니 사람도 많고, 모스크바 시내가 정말 분주하게 돌아간다.

 

 

 

붉은 광장으로 가는 길 한쪽에는 조명으로 장식을 달아놨다.

허공에 장식 다는 건 언제 봐도 참 신기함.

 

 

 

아주 크고 눈에 띄는 굼 백화점.

블라디보스톡에 있던 것과는 규모적인 면에서 비교가 안 되는 듯.

 

 

 

조명 뒤로 보이는 역사박물관(Historical Museum)과 카잔대성당(Kazan Cathedral).

카잔대성당은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뭔가 엄숙한 분위기를 망치기 싫어서 그냥 겉에만 둘러봤다.

 

 

 

엄청난 규모의 역사박물관.

빨간 건물이 참 예쁘다.

 

 

 

붉은광장(Red Square)을 가로질러 저 멀리 보이는 성 바실리 대성당(St. Basil's Cathedral)과 오른쪽에는 스파스카야 시계탑(The Spasskaya Tower).

붉은광장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꽤나 유명한 건축물들 사이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굼 백화점(Gum, 사진 속 왼쪽 건물).

전혀 위화감이 없다.

 

 

 

역사박물관과 카잔대성당.

 

 

 

굼 백화점.

 

 

 

 

스파스카야 시계탑.

 

 

 

 

 

성 바실리 대성당.

 

'성당'이나 '박물관' 등의 이름을 보고 적당히 유추만 할 수 있을 뿐, 역시 이 건축물들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른다.

짧은 시간에 쫓겨 그야말로 '찍고, 찍고' 다니는 '관광'을 겨우 할 뿐ㅠㅡㅠ

거기다 6kg짜리 백팩은 덤이다.

경유여행 정말 너무 힘들어-

 

 

 

오전 10시, 굼 백화점이 땡하고 열리자마자 안으로 들어왔다.

너무 춥기도 했고, 내부가 궁금하기도 했고, 여기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기도 했고, 겸사겸사.

 

 

 

실내를 어찌나 잘 꾸며놨던지...

그리고 규모가 또 어찌나 큰 지,

내부 지도 없으면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다니기 십상이다. (내가 그럼)

간 데 또 오고 온 데 또 가고 미로가 따로 없음.

 

 

 

그렇게 한참 찾아 헤매다가 인포메이션에 물어봐서 지도 받고 겨우 찾을 수 있었던 'festivalnoye'

(한국어로 읽으면 '페스티벌노예'가 돼서 굉장히 미묘한 식당 이름.....)

저렴하게 보르쉬를 먹을 수 있다기에 찾아왔다.

친한 언니가 다른 곳을 알려줬지만, 식당 이름을 모르는데 굼 백화점 안에서 찾기가 너무 힘든 데다가ㅠㅡㅠ

내 수중에는 딱 800루블이 남았기에 예산을 맞추려면... 정답은 이곳이었다.

 

 

 

보르쉬 한 그릇에 단 돈 120루블(약 2,300원)!!!

그 외 크레페 등의 메뉴가 있다.

 

 

 

내부는 꽤 아기자기한 편.

 

 

 

보르쉬와 시저샐러드 크레페를 골랐다. (빵은 원래 보르쉬랑 같이 나오는 것)

이 두 메뉴에 겨우 310루블(약 5,800원)!

굼 백화점 내 다른, 좀 더 근사해보이는 레스토랑에서는 보르쉬 하나만 300루블이 훌쩍 넘었었는데,

어차피 나는 그 분위기를 즐길 여유도 없었다.

 

 

 

 

토마토소스 수프에 사워크림을 얹어서 섞어 먹는 보르쉬.

맛이 참 미묘했다.

토마토소스를 넣는다는 점에서 동유럽의 굴라쉬(Goulash)와 비슷한가 했는데 그것도 또 아니었다.

먹다보니 조금은 느끼해지기도 하는 미묘한 맛...

시간에 쫓겨 먹느라 전부 다 먹지는 못했다는 핑계를 대본다ㅎ..

 

 

 

내가 참 좋아하는 시저샐러드를 크레페 안에 쏙 넣어놨다.

근데 이것도 조금 느끼했다.

탄산음료를 좀 같이 시킬 걸 그랬다...하하

 

 

 

한 끼 후다닥 먹고, 메트로 타고 벨로루스키야 역으로 이동!

 

 

 

왔던 길 그대로 다시 아에로익스프레스를 타러 갔다.

 

 

 

기차 타고 지나가면서 본 풍경.

힙하다 힙해!

 

 

 

이번에는 35분 간 잠들지 않고 무사히 셰레메티예보(Sheremetyevo) 공항에 도착했다.

낮이라 그런지 확실히 전날보다 열차에 사람이 많았다.

 

 

 

전날 내렸던 터미널D에 내려서 짐을 찾으러 갔는데

날짜를 하루 넘겼으니 250루블을 더 내래서 냈다.

참고로 영어 전-혀 못하시니 알아서 준비해서 가야 함.

그나저나 짐 맡긴 게 호스텔 값보다 비싸다구!

흐규흐규

 

 

 

전날 왔던 곳으로 그대로 돌아와서 터미널D에 왔는데,

네덜란드행 비행기는 터미널F란다.

생각보다 꽤 멀었다ㅠㅡㅠ

 

나는 이미 한국에서 체크인을 했고 짐까지 다 네덜란드로 보내버렸기에 별다른 체크인은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탑승 직전에 직원이 나를 멈춰 세우더니 내 캐리어가 너무 커서 기내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타기 전에 비행기 입구에서 맡겨두면 네덜란드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단다.

뭐.. 사실 나야 땡큐임.

기내 선반에 캐리어 올리는 것도 나에겐 넘나 버겁기 때문이지ㅠㅡㅠ

 

 

 

셰레메티예보에서 스키폴까지는 약 3시간 반 정도의 비행이기에 기체가 작다.

 

 

 

눈 덮인 모스크바를 뒤로 하고 비행 시작!

 

 

 

기내식도 한 번 줬는데,

소고기를 골랐더니 여러 고기 조각 사이에 큼지막한 스테이크 조각 하나가 들어 있어 꽤 만족스러웠다.

 

 

 

계속 서쪽으로 날아가서 해랑 같이 이동하는 기분이었다.

눈이 너무 부셔서 창막이를 올릴 수가 없을 정도...ㅎ

 

 

 

드디어 네덜란드가 눈앞에!

 

 

 

2018년 3월 21일자로 두 번째 입국도장을 받았습니다.

예이!

입국심사 하는 사람이 어찌나 쿨했던지

입국심사 질문으로 "How are you?" 이런거 물어봄ㅋㅋㅋㅋ

"Good" 한 뒤로 거의 뭐 웃으면서 그냥 대화 나눔ㅋㅋㅋㅋ

넘나 쿨하게 입국심사 통과!

 

 

 

졸지에 짐을 2개 찾아야 했지만 이미 나와있어서 금방 찾아갈 수 있었다.

 

 

 

도합 40kg에 가까운 짐을 가지고

진짜 긴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

 

 

 

스키폴 공항에 내리자마자 보인 알버트하인이 어찌나 감격스러운지ㅠㅡㅠ

내려서 그냥 걸어다니기만 해도 막 웃음이 났다.

3년 만에 다시 왔으니 그냥 눈에 보이는 모든게 다 반갑고 사랑스러워ㅠㅡㅠ

 

 

 

더치어로 적힌 안내판도 다 반가워.

더치 사람들도 다 반가워!!!!!!!

 

 

 

이 자판기에서 기차티켓 사는거 누구보다도 잘 아는데 괜히 인포메이션 가서 암스테르담까지 어떻게 가요?^_^ 하고 말도 붙여봤다.

엄 청 신 났 다 !

 

 

 

그렇게 구입한 암스테르담 센트럴행 티켓!

그런데 티켓을 사면서 생각해보니 예전에 스키폴을 오갔을 땐 한 번도 이곳에서 직접 기차티켓을 산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 때는 차 끌고 데리러오고 데리고가준 친구가 있었거든...

그때 당시에는 그 덕분에 내가 얼마나 편했던 건지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고마운 친구였다.

3년이나 지나서 깨달아서 미안해...

 

 

 

뭔데 NS train이 다 그립냐 도대체ㅠㅡ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

 

 

 

이 무수한 자전거들이 비로소 여기가 네덜란드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내가 드디어 왔구나.

 

 

 

암스테르담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본 암스테르담 중앙역.

아니 이렇게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웃음나고 사랑을 느끼는게 정상이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나 여길 얼마나 그리워했냐고!

 

 

 

운하마저 정말 사랑스러워.

 

근데 사실 숙소까지 가는 나머지 20분은 정말이지 힘들었다.

도합 40kg의 짐과 함께 이동하기란 거의 행군.....

마냥 매끄럽지만은 않은 유럽의 바닥에 캐리어 바퀴 다 갈리는 것 같고ㅋㅋㅋㅋㅋ

센트럴 역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잡고 싶었지만 당일날 숙소를 구하려니 없었고, 있다 해도 너무 비쌌다.

모스크바에 있다가 암스테르담 와서 숙소 구하려니 왜이리 비싸니ㅠㅡㅠ

암스테르담 물가 정말...

 

 

 

숙소는 12인실 도미토리.

근데 생각보다 그렇게 꽉 찬 느낌은 없었다.

글서 12인실임에도 불구하고 꽤 쾌적하고 괜찮았다.

이날은 역시 모스크바부터 긴 하루를 보냈기에 이후 암스테르담에서 뭔가를 더 하지는 않았다.

(폴란드에 있는 은진언니랑 2시간 넘게 영상통화 한 거 빼고는.... 허허😂)

일단 네덜란드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꽤 큰 일을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하루였다.

앞으로 남은 날들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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