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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3/28 헤이그 나들이-방보기, 평화의 궁, 마우리츠하우스

by Heigraphy 2018.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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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수요일

 

처음으로 방을 보러 오라는 답장을 받아서 아침 일찍 헤이그(덴하그, Den Haag)에 방을 보러 갔다.

겸사겸사 헤이그 구경도 좀 하려고 방 보러 가는 약속도 좀 일찍 잡았다.

 

 

 

틸버그역으로 가는 길.

요즘 틸버그는 어딜 가도 공사중이다.

중앙역 근처도 공사중이라 길을 약간 돌아가야 된다.

버스 정류장을 옮기려고 하는 공사라나?

그 외에도 공원도 만들고, 뭐 아무튼 뚝딱뚝딱 뜯어 고치고 있는 것들이 많다.

 

 

 

아침 일찍 틸버그에 도착!

OV Chipkaat를 쓰려고 했는데 20유로가 넘게 남아있어도 안 찍히는 이유는 뭘까.

원인을 알 수 없어 한창 서성이다가 혹시나 하고 10유로를 더 충전해봤는데, 그제서야 찍힌다.

알 수 없는 네덜란드 교통카드 시스템.

 

 

 

덴하그 센트럴까지는 인터시티를 타고 1시간 14분 정도 가면 된다.

1시간 14분 탔는데 16.5유로가 나왔다.

돌아갈 때 다시 16.5유로를 지불하겠지.

네덜란드 교통비 정말 후덜덜하다.

 

 

 

중앙역에서 버스타고 약 5분 정도 거리에 방이 있었다.

위치는 진짜 완벽했음!

근데 방이.. 더블베드임을 감안해도 너무 고시원 정도 크기라고 해야할까ㅠㅠ

누울 곳, 앉을 곳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적어도 캐리어 펼칠 공간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흠 그래서 일단 이곳은 보류ㅠㅠ

 

 

 

이제부터는 헤이그 나들이.

평화의 궁(Peace Palace)이 가깝길래 이곳부터 가보기로 했다.

위 사진은 제 2차대전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비인것 같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눈앞에 평화의 궁을 두고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서 멀찍이 버스정류장에서 사진 하나 찍음...

오다가 그칠 비라서 그런지 원래 다들 우산을 안 쓰고 다녀서 나도 그냥 모자만 쓰고 다녔는데, 이날 내린 비는 그런 비가 아니었다...

 

 

 

 

평화의 불꽃.

영원히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불꽃 주변에 둘러놓은 작은 정원에는 돌들이 놓여있는데, 각국에서 평화를 기원하며 보낸 돌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보내온 돌도 있는데, 비를 맞으며 오래 서있을 수가 없어서 찾지는 못했다ㅠㅠ

 

 

 

돌 대신 한국 이름은 찾았다.

Korea일까, South Korea일까, Republic of Korea일까 했는데 Rep. of Korea였다.

이 이름은 알파벳 순서대로 새겨진 거라 돌의 위치와는 관계가 없다.

 

 

 

각국의 언어로 새겨진 '평화' 중 한국어.

 

 

 

평화의 궁은 본관은 못 들어가고 그 옆에 있는 방문자 센터만 들어가볼 수 있다.

입장료는 없다.

 

 

 

이곳이 방문자센터.

 

 

 

 

실내로 들어가기 전에 평화를 상상하며 적는 위시트리를 먼저 만나볼 수 있다.

비가 와서  적어보지는 못했다.

그러고보니 비가 와도 보존이 잘 되나?

 

 

 

내가 갔을 때는 방문자센터에 사람이 꽤 많았다.

 

 

 

오디오 투어를 즐길 수도 있는데, 이것도 무료다.

 

 

 

오디오 기계와 헤드폰을 같이 준다.

 

 

 

이렇게 평화의 궁 혹은 헤이그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해놓았는데

 

 

 

상단의 이 노란 곳에 리모콘 맞추듯이 맞춰서 기계를 쏘면(?) 설명이 시작된다.

 

 

 

설명이 진행되는 만큼 빨간색 막대칸이 찬다.

 

 

 

그렇게 천천히 방문자센터를 돌며 하나하나 설명을 들어봤다.

예전에도 왔던 곳이라 그런지 뭔가 편안했다.

 

 

 

평화의 궁을 축소하여 모형으로 만들어뒀는데, 내가 본 방문자센터는 (당연히)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공원과 정원은 입장 불가라서 좀 아쉽다.

 

 

 

방문자센터에서 본 평화의 궁과 정원.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평화의 궁 구경은 마무리.

 

 

 

마우리츠하우스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웬만하면 그냥 걸어가려다가 이건 정말 맞고 다닐 수 없는 비인데다가 거리가 가까운 것도 아니어서 그냥 트램을 타기로 했다.

근데 웬걸, 정신을 잠시 딴 데 팔고 있다가 한 정거장을 지나서 내려버렸다.

비를 너무 많이 맞아서 이미 좀 지쳐서 트램을 탄 건데 또 더 걸어야 한다니 사실 좀 좌절이었다..😟

 

 

 

그래서 일단 밥을 먹어야겠다 싶었다.

마침 정류장 바로 앞에 버거킹과 KFC가 있어서 오랜만에 고향의 맛(?)을 좀 느껴볼까 싶어 KFC를 들어갔다.

밥이나 먹고 돌아다니라는 하늘의 뜻이었을까.

 

 

 

징거버거세트가 6.45유로랬는데 감튀에 마요네즈 소스를 추가하니 소스값 60센트가 추가됐다.

소스값 따로 받는다는 거 알고 있었는데도 내고나니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치킨버거냐.

우물우물 맛있게 먹었다.

 

 

 

일부러 2층으로 올라가서 덴하그 뷰나 감상하면서 햄버거를 먹었다.

 

 

 

식사 후 마우리츠하우스로 이동하자니 비가 너무 와서 안 되겠어서 크루이드밧(Kruidvat)에 들러서 우산을 샀다.

알버트하인에서 보너스 카드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크루이드밧에서도 멤버쉽 카드 같은 걸 만들 수 있었다.

참고로 우산은 4유로였는데, 비싸다 비싸.

 

 

 

네덜란드를 건국한 빌렘 1세의 동상이 있는 광장.

이날은 어린이 행사 같은 것이 진행 중이었다.

아이들이 무대에 올라와서 연설 같은 걸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가까워서 금방 도착했던 마우리츠하우스(Mauritshuis).

베르메르(Jan Vermeer)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전시되어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

옛날에 헤이그를 왔을 때는 왜 이곳을 들러볼 생각을 안 했을까?

 

 

 

지하로 내려가보면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티켓도 사고, 겉옷과 가방 등 소지품을 맡길 수 있다.

평일 낮에 방문했는데도 사람이 매우 많았다.

 

 

 

멀티미디어투어로 마우리츠하우스를 즐길 수도 있는데, 스마트폰이 있다면 어플을 다운받아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없다면 데스크에서 3.5유로에 빌릴 수 있다.

 

 

 

나는 이곳에서 뮤지엄카드(museum kaart)를 샀다.

1년 동안 약 400여 개의 박물관 및 미술관을 볼 수 있는 카드이며 가격은 60유로이다.

이번 네덜란드 살이에는 꼭 많은 전시를 보고 가리라.

 

 

 

뒤도 안 돌아보고 성큼성큼 올라간 곳은 본 전시관이 아니라 특별 전시관인 얀 스테인(Jan Steen) 히스토리전이었다.

 

 

 

얀 스테인은 17세기(Dutch Golden Age) 네덜란드의 풍속화가이다.

그의 작품은 심리학적인 통찰과 유머감각, 풍부한 색채 등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에는 하나하나 주석뿐 아니라 이야기까지 달려 있었다.

그림을 잘 모르고 봐도 주석과 이야기를 읽어보니 이해하기가 쉬웠고 더 많은게 보였다.

그림 속에 이야기가 다 들어있어서.

 

얀 스테인 히스토리전은 짧게 훑어보고(전시관이 크지도 않다) 본 전시관으로 이동했다.

 

 

 

티켓을 사면 주는 팜플렛에 마우리츠하우스의 지도와 유명한 작품의 위치가 전부 적혀있다.

이 그림들을 다 보는 것에 주안점을 두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들어가자마자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미술사 책에서 이름만 들어봤던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가까이서 직접 볼 수 있다니!

 

 

 

 

Peter Paul Rubens, <Old Woman and Boy with Candles>, c.1616-1617

카라바조 스타일로 그려진 루벤스의 그림.

촛불이 비추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빛의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제이콥이라는 화가의 장미 그림.

 

 

 

이 방은 공간과 그림이 너무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어서 특히 더 인상적이었다.

전시를 했다기보다 그냥 방을 꾸며놓은 듯했던 느낌.

 

 

 

마치 창을 통해 밖을 보는 듯한 그림과 실제 마우리츠하우스의 창밖.

 

 

 

Ambrosius Bosschaert Ⅰ, <Vase of Flowers in a Window>, c.1618

 

 

 

이후 다음층으로 이동했다.

 

 

 

이번엔 들어가자마자 렘브란트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Rembrandt, <The Anatomy Lesson of Dr Nicolaes Tulp>, 1632

렘브란트가 25세 때 그렸던 <해부학 강의>

이것도 역시 빛과 어둠의 명암대비가 돋보이고,

그림 속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는게 재미있다.

 

 

 

렘브란트 자화상(1629년 이후, 약 23세?)

 

 

 

렘브란트 자화상(1669년)

 

자화상을 참 많이 그렸다는 렘브란트.

유화, 에칭 등을 모두 합쳐 살아생전 최소 80점 이상의 자화상을 그렸으며, 드로잉까지 더한다면 셀 수가 없다고 한다.

그림 속에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그의 자화상은 다른 훌륭한 작품들과 함께 걸려있다.

 

 

 

 

Paulus Potter, <The Bull>, 1647

마우리츠하우스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는 <황소>.

이 그림은 실제로 보면 벽면 하나를 거의 다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데, 그래서 그림 속의 황소가 실제 소만하다.

이전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스케일의 작품.

그런데 거기에 더 나아가서 포터는 아주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매우 의미있는 작품.

 

 

 

요한 마우리츠라는 분 덕분에 마우리츠하우스가 있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거북이 그림은 누구의 그림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으나(...)

이 디테일과 귀여운 거북이의 표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다.

 

 

 

 

Cornelis Troost, <NERLI-series>, 1740

그림에 표현된 빛과 그림자를 보며 시간 순서대로 추측해보는 재미가 있었던 그림이었다.

 

 

 

Carel Fabritius, <The Goldfinch>, 1654

매우 인기있는 애완동물이었다는 골드핀치(금화? 노랑촉새? 뭐라고 불러야 할까?).

 

 

 

 

Jan Steen, <As the Old sing, So Pipe the Young>, c.1665

특별 전시관에서 신나게 감상했던 얀 스테인이 이곳에도 있었다.

나쁜 예시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그림.

이 그림 속에는 스테인 자신도 있다.

 

 

 

 

Johannes Vermeer, <Girl with a Pearl Earring> c.1665

드디어 그 유명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사실 이 작품 하나 보러 온 거였는데,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다른 많은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을 보고 나니 마치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만 이 작품은 모델이 없고 베르메르의 상상 속의 소녀라고 한다.

베르메르 또한 빛 다루기의 대가.

동명의 영화도 언젠가는 꼭 보리.

 

 

 

 

Johannes Vermeer, <View of Delft>, c.1660-1661

베르메르의 또 다른 작품.

베르메르가 살았던 시절의, 베르메르의 눈으로 본 델프트라고 하니 왠지 관심이 갔다.

내가 봤던 델프트는 어땠더라?

한 번쯤 다시 떠올려보게 했던 그림.

 

 

 

다른 각도로도 한 번 바라본다.

 

 

 

방뿐만 아니라 복도(?)에도 참 많은 그림들이 걸려있다.

유명한 작품들도 다 봤고, 그 외 다른 멋진 작품들도 다 봤고,

마우리츠하우스 관람은 이정도에서 마치기로 한다.

이래봬도 전부 다 돌아보는데 두 시간 정도 걸렸다.

 

 

 

1층 아트샵으로 돌아와서 무엇을 팔고 있나 살펴보았다.

 

 

 

페인트 스티커북이 제일 흥미로웠다.

책에 첨부된 스티커를 번호에 맞게 붙여서 마우리츠하우스에 있는 그림을 완성시키는 거다.

번호에 따라 붙이기만 했을 뿐인데 어느새 유명한 미술작품이 되어있다니, 스티커 붙일 맛 나겠다.

 

 

 

폐관시간이 가까워져서야 미술관을 나섰다.

 

 

 

하나 신기했던게, 마우리츠하우스로 내려가는 길에 이런 창이 있고 그 바로 옆에는 운하가 흐르고 있는데, 창문 같은게 없다.

이러다 비가 많이 와서 범람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지?

네덜란드의 지형과 건축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날씨가 너무 궂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했지만, 이렇게 가기도 아쉬운 데다가 가까운 곳에 비넨호프(Binnenhof)가 있길래 가보았다.

 

 

 

비넨호프는 13세기경 네덜란드 백작이 살았던 성인데, 성벽 없이 고딕 양식의 건물들과 광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건물은 ‘기사의 저택(Ridderzaal)’으로 비넨호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현재는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헤이그'하면 사실 '헤이그 특사'를 떠올리기 쉬운데, 바로 이곳이 이준 열사 등의 특사들이 1907년 헤이그에 파견되었을 때 을사조약의 부당함과 우리나라의 독립을 역설하려던 역사의 현장이다.

(다음백과-ENJOY 유럽 참조)

 

 

 

광장에는 분수가 나오고 있었다.

 

 

 

 

광장을 벗어나 걸으니 이곳에는 호수와 또 분수가 있다.

약 3년 반 전에 자매들과 왔던 게 기억이 나네.

그땐 뭐가 뭔지도 모르고 봤는데 이 장소만은 기억이 난다.

 

 

 

호수를 따라 걷다가 만난 오리.

발에 뭔가 감겨있는 걸로 봐서 야생 오리가 아닌가..?

 

 

 

네덜란드의 변호사이자 정치가였던 요한 반 올덴바르네벨트(Johan van Oldenbarnevelt)의 동상.

침묵공 빌렘 1세 이후 독립 네덜란드의 제2의 창건자였다고 한다.

 

 

 

아직 날이 밝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이미 너무 지쳤으므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엄청 큰 덴하그 센트럴역.

 

 

 

그나저나 이노무 보다폰은 기차에서 3G, G로 터지는 것도 아주 밥먹듯이 하다가

터널을 들어가면 아예 데이터가 터지지도 않는다.

으 내가 BSN만 나오면 통신사 바로 바꾼다...

 

 

 

틸버그에서는 어디를 오가려고 해도 기본 한 시간이지요...

그래도 다른 도시 한창 돌아다니다가 이렇게 돌아오니 반갑다.

덴하그 나들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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