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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5/8 위트레흐트(Utrecht) 나들이와 어벤저스!

by Heigraphy 2018.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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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8(화)

 

한국은 어버이날, 낮에 엄마랑 아빠께 전화를 드렸다.

엄마는 시골 갔다가 올라오시는 길이었는데, 차 안에 마침 외가 식구들이 다 계셔서 엄마랑 전화 조금 하다가 할머니랑도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여전히 할머니는 손녀가 걱정되면서도 외국땅에 혼자 가서 이 고생(?)을 헤쳐나갈 생각을 하다니 자랑스러우신 모양이다.

여기 처음 올 때도 건강하게 잘 지내다 오라며 용돈도 듬뿍 주셨었는데, 돈도 돈이지만 봉투에 한자한자 적어주신 그 글씨가 정말 힘이 됐었다.

그냥 평범한 우체국 봉투지만 그 글씨를 간직하고자 여기까지 가지고 와서 부적처럼 고이 모셔두는 중이다.

아무튼, 엄마랑 할머니랑 그렇게 안부 주고받고 얘기 잘 나누고, 아빠께도 전화를 드렸다.

사실 아빠께는 네덜란드 와서 제대로 연락을 드리기는 처음이기도 하다.

아빠도 여전히 이 딸내미를 걱정하시며

한국에서부터 들어왔던, 나는 듣기 싫은 소리들(외국인 남자친구 만들지 마라 등등ㅋㅋㅋ)을 또 하셨지만

그마저도 오랜만에 아빠 목소리로 들으니 반가웠다.

그래서 무슨 얘길 들어도 막 키득키득 웃으면서 전화했다ㅋㅋㅋㅋㅋㅋㅋ

할머니, 엄마, 아빠, 우리 가족들 보고싶네.

 

 

아무튼! 이날 오후에는 약속이 있었다.

지난번 알크마르까지 찾아와줬던 그 친구를 두 번째로 만나기로 했다.

저번엔 그 친구가 먼 길을 왔으니 이번에는 중간에서 보기로!

 

 

 

그렇게 타협한 중간지점이 바로 위트레흐트(Utrecht)!

사실 내 기준 이 도시는 너무 매력적이다.

왜냐하면 어디를 가도 굉장히 가깝기 때문이지.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덴하그, 틸버그, 아인트호벤 등등 그야말로 어디를 가도!

게다가 이 친구랑 만나는 중간지점까지 여기였으니까 위치상으로는 정말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동안 이 동네에 정말 이사를 오고 싶었다.

 

 

 

기차역 근처에 있는 구조물도 특이하고 괜히 멋있어 보여.

옛날 교환학생 때 버디 친구들이 기획했던 시티투어 때도 와보고,

버브 친구들이랑도 와봤던 것 같은데 이상하리만치 하나도 기억이 안 났다.

4년은 너무 긴 시간인가......ㅎㅎ

 

그렇게 위트레흐트 중심가를 한참이나 돌아다녔던 것 같다.

날씨가 좋아서 일부러 낮에 돌아다니려고 일찍 만남!

요즘 날씨가 정말 'undutch'하다ㅋㅋㅋㅋㅋ

 

한 바퀴 돌아보니, 암스테르담만큼이나 도시 분위기가 활기차고 매력적이면서 사람은 덜 붐벼서 정말 좋았다.

친구가 위트레흐트에서 하고 싶었던 거 있냐고 물어보길래,

여기 미피 박물관 있는 거 안다고 나중에 거길 꼭 가볼 거라고 했다.

어린이 박물관인데 내가 꼭 갈 거라고 하니 피식하는 거 같았다ㅋㅋㅋㅋ

(근데 난 진지함 궁서체임ㅎㅎ)

 

 

 

그리고 딱 하나 기억났던게, 이 색색깔로 빛나던 터널!

여기서 뭔가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뭘 찍은 건지, 그냥 터널만 찍은 건지는 또 기억 안 남ㅋㅋㅋㅋㅋ)

 

 

 

한참을 돌아다니다 운하 옆 카페?레스토랑?에서 맥주 한 잔씩 시켜놓고 옆을 보니

왠지 익숙한 터널이 있어서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근데 나는 바이젠 맥주를 좋아하니까 바이젠을 시켰던 것 같은데 잔은 왜 필스너 잔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친구랑도 앉아서 얘기하다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저번에는 로테르담에 각자 볼 일이 있어서 갔었는데 멀리서 나를 우연히 봤단다.

근데 확신이 없어서, 돌아가서 다시 봤다가 다른 사람이면 민망하니까 그냥 지나갔단다.

근데 그게 내가 맞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기하다 정말...

이럴 때마다 네덜란드가 새삼 참 좁은 곳이구나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읽고 있니 친구야?ㅋㅋㅋ)

 

 

 

한 5시 반쯤 영화를 예매해놨었는데, 그 전에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추천해준 베트남 스트릿 푸드 식당~.~

 

 

 

친구는 밥종류를, 나는 쌀국수를 시켰다.

고수랑 숙주나물이랑 각종 야채까지 넣어서 오랜만에 제대로 먹은 쌀국수!

이날 사실 날이 따뜻하다못해 조금 더울 지경이었는데,

이런 날씨에 먹기 딱 좋은 음식이었다.

베트남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태국에는 진짜로 이런 음식들 길거리에서 흔하게 파는데,

이 더운 날씨와 음식 덕에 진짜 베트남에서 길거리 음식 먹는 기분이었다.

속이 매우 든든해진 상태로 영화 보러 고고!

 

 

(어째 인스타에 올린 사진 말고는 제대로 된 사진이 없어서 자르느라 애먹은 사진ㅋㅋㅋ)

 

오늘 본 영화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

원래 네덜란드 영화관에서 영화보면 소리는 영어에 자막은 더치어라서,

반이나 알아들으면 다행이라 별로 안 좋아하고 여태 한 번도 본적 없었는데

이 영화는 한국어 자막도 어차피 엉망진창이라길래...ㅋㅋㅋㅋㅋ

그냥 여기서 보기로 했다.

덕분에 늦게나마 나도 어벤저스행 열차에 탑승!

뭔가 예고편 느낌의 영화였지만 마블은 마블이다.

그리고 워낙 액션신이 많아서 사실 잘 못 알아들어도 볼 만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영화다보니까 소리들이 완전히 명확하지는 않아서 그때마다 자막을 곁눈질로 봤는데

네덜란드어가 영어랑 워낙 비슷해서 그런지 오히려 자막을 보고 문맥을 이해하는 순간들이 꽤 됐다.

놀라워라..ㅋㅋㅋㅋㅋㅋㅋ

 

이 영화 감상 포인트는 그루트 왕귀엽고 토르는 짱짱멋이라는 거다.

그리고 워낙 시골동네에서 지내다가 스크린에서 멋진 사람들을 봐서 그런지

다 너무 잘생기고 예쁘고 멋지고 그래서 눈이 너무 즐거웠다.

이쯤되면 영화를 제대로 보긴 한 건지 모르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 봐서 기분 좀 낸다고 팝콘이랑 콜라를 샀는데

둘 다 반은 커녕 1/3도 못 먹었다ㅋㅋㅋㅋ

콜라는 챙겨가도 팝콘은 버려야했는데 너무 아까웠다 흑흑

 

친구는 집에 3D안경이 쌓이고 쌓였는데

3D영화 볼 때마다 까먹고 맨날 새로 산단다.

집에 가서 쌓여 있는 3D안경 사진을 보내줬는데

진짜 한가득이라 웃겼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앞으로 이 나라에서 영화관에 얼마나 더 갈 지,

3D영화를 얼마나 더 볼 지는 모르지만

나는 잘 챙겨둬야지😂😂😂

 

 

 

영화 다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다가 가면 참 좋을텐데

둘 다 위트레흐트에서 집도 멀고, 시간도 8시 반 정도로 꽤 늦어서(집 도착하면 10시 넘을 예정ㅎ)

바로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쇼핑몰 안에서 바라본 위트레흐트 정말 예쁘다.

 

그나저나 센트럴역에서 서로 플랫폼이 달랐던 데다가 내 기차시간이 임박해서 좀 급하게 헤어졌는데

그런 노력(?)이 무색해질 만큼 기차가 내 눈 앞에서 순식간에 출발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인생...

다음 기차는 30분 뒤에나 온대서 그냥 플랫폼에 앉아있었는데

마침 친구한테 기차 탔냐고 연락이 왔길래 못 타서 그냥 앉아있다고 했더니

잠시 뒤에 이 친구가 짜잔 하고 내 플랫폼에 나타났다ㅋㅋㅋㅋ

나 못 탔다는 말에 자기 기차시간도 늦추고 와주는 너란 친구 감동이야 증말...

그렇게 30분을 또 노닥노닥 거리다가 나 먼저 기차태워 보내고 이 친구는 그보다도 더 늦은 기차를 타고 갔다.

나 때문에 고생이구나 네가ㅠ^ㅠ

이 친구가 나보다 늦은 기차를 탔으니 좀 더 늦긴 했지만, 집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둘 다 비슷했던 것 같다.

위트레흐트가 딱 중간이긴 한가보다.

 

집에 가는 기차 안에서는 은진언니한테 전화해서

어벤저스는 못알아듣고 봐도 너무 재밌으니 꼭 보라고 강추했다ㅋㅋㅋㅋㅋ

토르가 짱짱멋임을 또 한 번 강조하며ㅋㅋㅋㅋ

그렇게 언니는 며칠 후에 정말로 나 때문에 뽐뿌가 와서 어벤저스를 봤다는 후문이^.^

 

확실히 여러 지역에 사는 친구들 만나고 하면서,

예전보다도 네덜란드 구석구석을 더 많이 탐방하고 알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참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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