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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5/22 소고기 김치찌개

by Heigraphy 2018.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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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22(화)

 

밥만 먹은 얘기는 이제 블로그에 잘 안 쓰고자 마음먹었지만

이곳에서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는 건 나름대로 특별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냥 남겨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우스메이트 언니가 나간 뒤로 집주인과 둘이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오늘 또 둘이서 밥을 같이 먹자고 함.

이렇게 같이 먹자고 할 때마다 왠지 한국의 음식을 맛보여줘야 할 거 같아서 솔직히 좀 부담이다.

옛날 교환학생 할 때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플랫 친구들과 같이 식사를 하면 정말 자주 하는 거였는데

이 집에 온 뒤로는 뭐 일주일에 두어번씩 자꾸 밥을 같이 먹자고 하니.........

게다가 비건에 가까운 상대방 입맛 맞추는 것도......

솔직히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집주인과 밥을 같이 먹기로 한 건 저녁이었기 때문에 일단 점심에 혼자 쿨불닭볶음면을 끓여먹음.

며칠 전에 이사를 결심하고 집주인에게 통보까지 했으니

이제 가지고 있는 식료품들을 최대한 줄여나가야겠단 생각에

부지런히 내가 가진 인스턴트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한국에서 먹을 때는 불닭볶음면에 비하면 쿨-은 하나도 안 맵다고, 비빔면 같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먹으니까 또 왜 이렇게 매운 거야?ㅠㅠㅠㅠㅠ

 

 

저녁에는 계획했던 김치찌개를 대접하기 위해서

급하게 알버트하인에 나가서 국거리용 소고기를 사옴.

김치찌개엔 원래 돼지고기인데

돼지고기를 안 먹는 집주인을 배려하고자.

 

 

 

김치찌개는 동원 양반 두부김치찌개를 끓인 거라 금방 끓일 수 있었다.

오히려 밥짓는데 오래 걸렸지ㅜ^ㅜ

그나저나 나에게는 쌀을 씻고 물 부어서 밥을 짓는게 지극히 평범한 방법일 뿐인데

집주인에게는 이것도 새롭다고 한다.

집주인은 버터를 넣고 쌀을 좀 볶다가 물을 넣고 끓이는 이집트식 쌀요리를 해먹기 때문이지...

나에겐 그게 훨씬 새롭고 신기한데 하하.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은 sticky rice를 먹는다고 하니,

쌀 조리법이 아예 다른 줄 알았나 보다.

그냥 쌀이 다른 것일 뿐입니다요!

 

 

 

근데...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 넣고 끓인 김치찌개 좀...

소고기가 너무 질겨져서 생각보다 별로.....

역시 김치찌개엔 돼지고기가 최곤데...

이 귀한 김치찌개를 집주인 당신 먹으라고 내가 소고기를 넣고 끓였습니다...

뭐 맛있다고 먹어주니 다행이긴 하다.

 

 

 

기왕 한식 먹는 김에 김도 꺼내서 먹었다.

처음엔 김을 손으로 싸먹는 방법을 알려줬는데,

젓가락을 쓸 줄 알면 손에 안 묻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며 보여줬더니

집주인도 젓가락을 도전해봤다.

하지만 역시 그들에겐 너무 어려운 젓가락질..

 

아무튼, 밥+국+김 정도만 내놓고 먹어도 집주인에겐 너무 놀라운 식사였나보다.

집주인이 밥 먹고 먹자며 무슨 간단한 비스켓? 같은 것을 내왔었는데,

이런 식사를 한 후에 비스켓을 먹어봤자 어울리지도 않고 맛도 없을 거라며 갑자기 치워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지내면 지낼수록 한국은 정말 미식의 나라라는 걸 느낀다.

 

김치찌개를 먹고 난 뒤엔 집주인이 해준 요리를 또 먹었다.

이런 식으로 얼떨결에 두끼의 식사를 했다.

식사를 거의 두시간 넘게 했고요....

어디서 살찌는 소리 들린다......

 

아무튼 오늘의 교훈은, 김치찌개에는 무조건 돼지고기라는 거다.

비비고 김치찌개가 하나 더 남았는데 그건 꼭 돼지고기 넣고 끓여먹을 거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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