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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카우치서핑 중 본문

네덜란드/네덜란드 일기

지금 나는 카우치서핑 중

Heigraphy 2018. 6. 24. 09:26

  길고도 짧은 2주가 지나고 네덜란드로 돌아왔다. 지금의 나는 지낼 곳이 없어서 카우치서핑 중. 2018년 초에 한국에 있는 자매들이랑 새해 다짐을 함께 적을 때, '카우치서핑하기'를 적었었는데, 그 새해 목표를 이런 식으로 이루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결국 또 뭔가 하나를 해냈다(?)

  이 블로그에 쓰는 나의 일기와 지금 나의 상황 사이에 시간차가 좀 있어서 아직 블로그에는 다 못 올렸는데, 2주간 다른 나라로 다녀오기로 결정하면서 방을 빼고자 집주인에게 알렸고, 출국하기 직전에 정말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다. 떠나기 전에 방을 구해놓고 가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맞지 않아 결국 실패했고... 다시 돌아온 지금 결국 집도 절도 없는 상태로 다시 네덜란드에서 새로 시작하는 셈이다.

  방을 빼는 순간 집주인이 나한테 물어본 황당한 질문이 있다. "네 친구가 열쇠 복사해갔니?" 방을 빼기 전 일주일 정도 내 방에 함께 머물렀던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를 겨냥하고 한 질문. 아니, 언니뿐만 아니라 나 또한 못 믿었으니 저런 질문을 했겠지. 내 입장에선 나름 2개월이나 같이 살았던 사람이 정말 주변사람 아무도 못 믿고, 나랑 내사람에 대해 밑도 끝도 없는 의심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에 나는 기가 막혔을 뿐이다. 도대체 내 친구가 너네 집 열쇠 복사해가서 얻는 이득이 뭔데?

  그런 사람이 있는가하면 만난 지 10분도 안 된 완전한 타인에게 선뜻 자기 집 열쇠를 주며 편하게 쓰라는 사람이 있다. 이게 바로 카우치서핑의 세계인가 보다. 카우치서핑에 관한 책도 읽고, 얘기도 들어보기도 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정말 놀라울 수밖에 없다.

  나도 지금의 호스트 같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 세상도 부디 후자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의식주는 중요하고 그 중에서 '주'는 정말로 중요하다. 살면서 '주('내집'이 아니라 '최소한 발 뻗고 잘 공간)'가 아예 없어본 적은 없어서 몰랐는데, 이거 삶에서 정말 굉장히 기본적이고 그만큼 중요한 밑받침이다. 없어본 후에야 중요함을 깨닫다니 나도 참 느리긴 한 것 같다.

  이제는 제발 안정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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