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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워홀일기, 오늘만큼은 진짜 오늘 이야기! 짝꿍의 부모님과 주객전도 본문

네덜란드/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오늘만큼은 진짜 오늘 이야기! 짝꿍의 부모님과 주객전도

Heigraphy 2018. 10. 15. 11:27

  진짜 따끈따끈하게 쓰는 오늘(10/14)의 일기!!!!! 이 워홀일기 게시판에 아직도 쓸게 한가득인데 요즘 게시물 올리기는 사실 계속 밀리고 있고, 날짜를 따라가면서 쓰다가는 정작 그때그때 강렬하게 느끼는 어떤 감정과 생각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는 순간이 분명 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답답해지는 순간이 오면 주저 말고 날짜를 건너뛰더라도 그냥 쓰고 싶은 거 써서 올려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의 게시물 되시겠다. (물론 그렇다고 밀린 게시물들 싹 건너뛰는 건 아니고, 나중에 또 다 쓸거지롱)

 

메뉴판 읽는거부터가 고비였던 식당에서 어렵사리 한 가지를 골랐는데, 다른 가족들 다 햄버거 먹을 때 나 혼자 치킨 고른 거였고, 사진을 찍었는데 마침 맛있어 보이게 나왔고, 실제로도 맛이 있었던 나의 저녁식사.jpg

 

  짝꿍이랑 짝꿍 부모님이랑 같이 차 마시고, 드라이브 하고, 동네 구경하고, 저녁도 먹었다. 사실 짝꿍의 부모님을 만나는게 이제는 어렵다기보다 반가울 만큼 그동안 짝꿍 따라다니면서 자주 뵀었는데, 오늘만큼은 좀 달랐다. 이전까지는 늘 내가 짝꿍이랑 부모님댁을 찾아갔는데, 이번에는 부모님들께서 로테르담으로 오셨다. 즉, 늘 손님이었던 내가 이번에는 이분들을 약간은 대접하고 챙겨드리고 안내해드려야 하는 입장이 되었고, 늘 나를 대접해주시고 챙겨주셨던 부모님은 이번에 손님이 되셨다. 말 그대로 주객이 전도되었던 하루. 이건 또 새로워서 오랜만에 긴장을 한게 사실이다. 뭐 물론 짝꿍 보러 오신 건데 내가 오히려 꼽사리 낀 거라 나보다는 짝꿍이 거의 다 했지만.

  (아직도) 더치어를 듣고 입밖으로 내는게 어려운 나와, 영어가 조금은 서투신 부모님. 그래서 짝꿍의 가족들을 만나면 대부분 더치어로 대화가 이루어지고, 나는 대화를 이해하는 척 옆에 가만히 앉아있는게 일반적인 그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시간을 불편해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더치어를 할 줄 모른다고 해서 나를 완전히 배제한 채 대화를 하는게 아니라, 중간중간 나를 대화 안에 넣어주려 하시고 짝꿍도 옆에서 영어로 번역해주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비록 말수는 더 적어지지만 나도 같이 이 시간에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간에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아서 무슨 말인지는 잘 몰라도 그냥 그들의 얼굴 표정을 보고있다보면 나도 절레 웃음이 난다.

  그러고보면 짝꿍은 평소에도 가족들이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표현도 많이 하고, 그만큼 참 다정한 사람인 것 같다. 아마 가족들을 대하는데 있어서는 짝꿍보다 내가 훨씬 무뚝뚝 할 거다. 나는 한국에서 내가족들한테 표현하는 것에 인색했고, 이곳에 와서도 연락을 자주 안 드렸다. 그런데 짝꿍이 가족들이랑 매일같이 통화하고 여전히 고향집에도 자주 놀러가고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우리가족 생각이 나서 전보다 부쩍 연락을 많이 하게 되었다. 가족에 관한 것은 짝꿍의 영향이 정말 크다. (근데 이상하게, 짝꿍이 부모님이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우리 부모님 생각이 나는데, 짝꿍이 동생이랑 같이 있는 모습을 봐도 우리 오빠 생각은 잘 안 난다...ㅎ)

  사실 정확히 뭘 쓰고 싶어서 다른 포스팅 다 건너뛰고 이렇게 급하게 당일의 이야기를 적는지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사실 평소랑 크게 다를 거 없었는데, 혼자 머릿속으로 처음으로 주객이 뒤바뀐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에 약간은 인상적인 하루가 된 모양이다. 조금은 긴 듯했지만 오늘도 걱정이 무색할 만큼 결국 또 괜찮은 일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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