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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동차 여행 :: 09 잘츠브루크의 꼭대기, 키츠슈타인호른&히틀러의 벙커, 오베르잘츠베르크 본문

해외여행/18'짝꿍이랑 홀리데이(Austria&Germany)

유럽 자동차 여행 :: 09 잘츠브루크의 꼭대기, 키츠슈타인호른&히틀러의 벙커, 오베르잘츠베르크

Heigraphy 2019. 1. 17. 04:54

  집 떠난 지 일주일 되는 날. 우리의 원래 계획은 한 2주 정도 휴가를 다녀오는 거였는데, 막상 다녀보니 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들고, 짧은 시간 내에 이미 많은 것을 보고, 듣고, 해서 굳이 2주를 다 채우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냥 일주일쯤 됐을 때 네덜란드로 슬슬 돌아가기로 했고, 그날이 오늘이었다.

 

  젤암제(Zell am See)는 원래 젤암제-카프룬(Kaprun)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서 부를 만큼 두 지역이 가깝기도 하고, 겨울스포츠 및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래서 여름에 젤암제나 카프룬 지역에서 투숙을 할 시 섬머카드도 젤암제-카프룬 카드로 발행을 해준다. 전날까지 젤암제에 머물었던 우리는 돌아가기 전에 카프룬을 좀 더 구경하기로 했다.

 

 

  카프룬에 도착하여 진정한 설산(雪山)을 올라보았다. 케이블카를 약 3-4번 정도 갈아타면서 올라갔는데, 섬머카드 덕분에 모든 케이블카를 무료로 탈 수 있었다.

  이날따라 날이 좀 흐리고 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오를수록 마치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느정도 올라오니 구름이 발 아래에 잔뜩 떠다니고 있었다.

 

 

 

  다 왔나 싶으면 갈아타서 또 올라가고, 다 왔나 싶으면 갈아타서 또 올라갔던 케이블카.

 

 

 

  이 정도 높이 올라오니 바닥에 눈이 쌓여있었다. 지금까지 오스트리아 여행하면서 멀리서 보기만 했던 만년설을 직접 내 발로 밟았던 순간. 참고로 우리는 여름휴가를 간 거였기 때문에 이때가 8월 말 정도였다. 하루에 여름과 겨울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이곳 오스트리아.

 

 

 

 

  산 한켠에서는 간단한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었다. 여름에도 이 정도인데, 겨울이 되면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이곳. 유럽인들에게 겨울여행지로 유명한 이유를 잘 알겠다.

  대한민국에서 거의 평생을 산 나로서는, 남반구에 가지 않는 이상 8월에 눈을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해봤었는데, 이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해서 아주 인상적이었다.

 

 

 

  만년설이 쌓일 정도라는 건 사실 바깥이 무척 추웠다는 거다. 그에 비해 우리는 아무런 준비 없이 올라온 거라 마냥 밖에서 시간을 보낼 수가 없어서 따뜻한 카페로 잠시 대피했다. 다행히 꼭대기에 이렇게 따뜻함 음료와 맛있는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창가자리에 앉는다면 만년설 풍경은 덤-인데 이미 만석이라 우리는 그냥 안쪽 자리에 착석.

 

 

 

  키츠슈타인호른(Kitzsteinhorn)의 꼭대기는 잘츠브루크의 꼭대기(Top of Salzburg), 해발고도 3029m 지점. 우리나라의 가장 높은 산이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으로 1950m인데, 그보다도 약 1,000m 이상이나 더 높은 곳이다.

 

 

 

  한여름에도 다른 사람들 다 패딩 입고 올라가는 곳에... 우리는 반팔에 가벼운 점퍼 하나 입고 갔죠. 한 십여분 있으려니 진심으로 몸이 덜덜 떨렸죠. 하하하

 

 

 

  내려와서 본 설산은 여전히 안개와 구름이 자욱이 껴서 꼭대기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 저 위에 올라갔다 온 거 맞지? 이렇게 보니 무슨 비현실적인 세상에 다녀온 것 같네.

 

 

 

  카프룬에서의 일정도 마쳤고, 이제 네덜란드로 돌아갈 시간! 오스트리아에서 네덜란드까지 차를 타고 가려면 독일을 거쳐야 하는데, 우리는 그 독일에서도 잠시 들르고 싶은 곳이 있었다. 바로 히틀러의 벙커가 있었다는 오베르잘츠베르크(Obersalzberg). 사실 네덜란드에서 오스트리아에 갈 때 나치 강제 수용소와 관련된 팻말을 몇몇 봤는데, 짝꿍님이 그와 관련된 곳 중 한 곳을 들러보고 싶다고 해서, 가는 길목에 있기도 하고, 히틀러의 벙커가 궁금하기도 하여 오베르잘츠베르크를 가보기로 했다.

 

 

 

  막상 도착을 했는데 웬걸, 벙커는 공사중이라 폐쇄되어 있었고, 옆에 박물관만 입장할 수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4-5유로 정도 소정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독일어로 쓰여진 것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영어 설명도 일부 적혀있었고, 영어 오디오가이드를 빌릴 수 있었기 때문에 알아보고 들을 수 있는 것만이라도 열심히 봤다.

 

 

 

  과거의 기사 같은 것은 (당연하지만) 다 독일어로 적혀있어서 알아볼 수 없어 좀 아쉬웠다.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이나, 글 등도 인상적이었는데, 사실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작은 상영관에서 보여주던 한 다큐멘터리였다. 이 오베르잘츠베르크라는 곳은 히틀러가 휴양지로 많이 찾던 곳이기도 했는데, 그 시대부터 전쟁 후까지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히틀러에 대해 자신이 직접 보고 들었던 모습들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한 번은 이곳에 사는 주민에게 히틀러가 요구한 것을 따르지 않으면 캠프(강제 수용소)에 보내겠다고 협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참 많은 히틀러의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누가 이렇게 히틀러의 (좋은) 이미지를 다 담아준 걸까 싶었다.

 

 

 

  알고보니 호프만이라는, 거의 히틀러의 전담 사진사가 있었다. 히틀러와 모종의 거래를 통해 그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부여받고 떼돈을 벌게 된 사람. 결국 나치에 협력한 사람인 건데,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히틀러 사진은 이 호프만이 찍은 사진이다. 결국 사진도 남기고, 이름도 남겼다(?)라...

 

  크지 않은 박물관인데도 다 둘러보고 나오니 시간이 꽤 흘러있었다. 4년 전에 베를린에 갔을 때 일부러 테러의 토포그래피(Topography of Terror)라든가, 유대인 박물관(Jüdisches Museum) 등등 관련 박물관을 많이 찾아다녔는데, 다시 이런 박물관에 오니 다시 엄청나게 집중을 해서 보게 되더라. 박물관을 나서는데 정신이 쏙 빠져서 기운이 없을 정도로 집중해서 봤다. 나뿐만 아니라 이곳에 오자고 먼저 제안했던 짝꿍님도 너무 집중을 해서 본 나머지 기가 다 빨렸다고 한다.

 

 

 

  이제 진짜로 집에 가는 길! 가던 날과 마찬가지로 오스트리아에서 네덜란드를 한 번에 갈 수는 없어서, 이번엔 중간 지점인 슈투트가르트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그 전에 저녁을 휴게소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먹었는데, 콜라 김이 다 빠지고 단 맛도 거의 안 나는게 그냥 맹물 같아서 정말 별로였다. 얼마나 별로였으면 콜라 뚜껑 열고 사진까지 하나 남겨놓음ㅋㅋㅋㅋ

  길고 길 줄만 알았던 7박 8일 여행이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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