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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워홀일기 :: 커피는 벨기에에서, 저녁은 네덜란드에서! 바를러 나사우 여행 본문

네덜란드/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커피는 벨기에에서, 저녁은 네덜란드에서! 바를러 나사우 여행

Heigraphy 2019.01.23 06:53

181226(수)

 

네덜란드는 크리스마스에 25일, 26일 이틀을 쉰다.

이곳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보내는 명절 같은 날이다보니,

결혼한 사람이라면 하루는 남편쪽 가족과, 하루는 아내쪽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25일엔 나도 더치 파트너를 따라 가족식사에 다녀왔는데,

나는 이곳에 우리 가족이 있는게 아니라 26일은 그냥 우리끼리 하고 싶은거 하기로 함!

 

어디 가고 싶은 곳 있냐는 짝꿍님의 질문에 바를러나사우(Baarle Nassau)를 냉큼 말했다.

예전에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방송에도 나왔던 곳인데,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경계가 되는 마을이다.

 

출처: 구글맵 캡처

근데 보다시피 국경이 깔끔하지 못하고 한 마을 안에 어느 부분은 네덜란드고, 어느 부분은 벨기에고 그런 식이다.

정확히 말하면 네덜란드 부분을 바를러 나사우(Baarle Nassau)라고 부르고, 벨기에 부분을 바를러 헤르토흐(Baarle Hertog)라고 부른다.

 

왜 이렇게 복잡한 국경이 되었는고 하니,

13세기 경 브라반트의 공작이 브레다(Breda)에 땅을 줄 때 비옥한 곳을 군데군데 자신의 것으로 남겨 두고 죽었고,

1403년에 브레다의 남작이 나사우의 백작이 되면서 그의 영지는 바를러 나사우, 브라반트 쪽의 땅은 바를러 헤르토흐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출처: 위키백과)

짝꿍님도 몰랐던 사실인데 이번에 같이 알게 됨~

 

 

 

한 시간 정도 운전해서 드디어 도착!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틸버그(Tilburg)역에서 버스를 타고 좀 더 가면 된다고 한다.)

 

 

 

어디가 네덜란드이고 어디가 벨기에인지 궁금하다면, 바닥을 보면 된다.

경계가 되는 지역에 이렇게 십자표시(+)와 NL/B 알파벳이 새겨져있다.

한 건물이라 할 지라도 국경에 의해 벨기에 집이 되느냐, 네덜란드 집이 되느냐 나뉠 수도 있다.

국적은 출입문을 기준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신기한 국경을 조금 둘러보다가 우리는 벨기에 영토 내에 위치한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원래 26일이 이곳에서 공휴일인 만큼 문을 연 곳이 많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가게들이 문을 열고 있었다.

알고 간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방문한 카페는 (치료를 겸하는 의도였는지, 사회적 배려 차원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약간의 정신지체를 가진 사람들이 서빙을 도맡아서 하는 곳이었다.

크리스마스에 마주한, 왠지 훈훈한 모습이었다.

 

 

 

다시 바깥을 나와서 좀 걸었는데, 집에 달린 번호판에 눈길이 갔다.

알고보니 벨기에에 속하는 집은 번호판에 이렇게 표시를 해두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네덜란드에 속하는 집도 번호판을 네덜란드 국기 색으로 꾸며서 표시를 해두고 있었다.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깨알 같은 디테일!

 

 

국경표시석과 바를러의 지도가 함께 나와있는 국경선.

나는 지금 네덜란드에 서있는 걸까, 벨기에에 서있는 걸까?^_^

 

 

 

무작정 돌아다니다가 본 곳인데, 벤치도 국경선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한 의지에 앉아있으면서 다리 한 쪽은 네덜란드에, 한 쪽은 벨기에에~

그나저나.. 짝꿍님이랑 나 다리길이 차이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완전한 하나의 건물인데 국경에 의해 나뉘어서 출입문이 두 개로 나뉜 건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집을 보러 가고 싶었는데,

정확히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한참을 방황하다가 그냥 저녁이나 먹으러 갔다.

 

 

 

가게벽이 딱 국경선에 걸쳐서 아슬아슬 네덜란드에 위치해있던 식당^_^

우리는 이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결정했다.

 

그나저나 재미있는 사실은, 과거에는 네덜란드 법령에 의해 바를러 나사우의 식당이 바를러 헤르토흐의 식당보다 일찍 문을 닫았는데,

국경선이 걸쳐있는 식당의 경우 바를러 나사우의 식당이 문닫을 시간이 되면 손님들은 바를러 헤르토흐 쪽으로 자리를 옮기기만 하면 됐다고 한다.

식당 안에서 몇 발자국만 옮기면 나라를 옮겨다닐 수 있다니!

섬나라 같은 곳에서 거의 평생을 자라온 나로서는 직접 보면서도 참 실감이 안 났다.

 

 

 

 

들어가보니 DEN ENGEL은 꽤 고급진 식당이었고

이날 내가 선택한 메뉴는 사슴고기 스테이크였다.

사슴고기는 난생 처음 먹어봤지 싶은데, 생각보다 새로운 맛이면서 생각보다 괜찮았다.

크리스마스 버프도 좀 받아서 아마 네덜란드 온 이래로 가장 고급진 식사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 우리 아직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중이지!

식사를 하고 나오니 해도 뉘엿뉘엿 져서 트리에 불빛도 들어와 있었다.

바를러 자체가 크지 않아서 이렇게 반나절 정도로도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었다.

25일에 이어 이번에도 참 기억에 남을만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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