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Today different from yesterday

[국제연애 이야기] 연애 방식? 문화 차이? '사귄다'는 것의 의미? 본문

네덜란드/국제연애 이야기

[국제연애 이야기] 연애 방식? 문화 차이? '사귄다'는 것의 의미?

Heigraphy 2019.08.03 04:09

작년 오늘 나는 로테르담의 야경을 찍었네🌃


  짝꿍과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때, 다른 친구를 만나서 "나 남자친구 생겼어"라고 말하니 친구가 "와 진짜? 축하해!"라는 반응 다음으로 이렇게 물어봤다. "근데 그냥 데이트 하는 거야 아니면 사귀는 거야?" 응? 우리 사귀는 거야!

  친구는 한국 문화를 아주 잘 알고 있는 네덜란드 사람이었는데, 한국에서의 '사귄다'와 네덜란드에서의 '사귄다'의 의미가 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물어본 거였다. 그에 반해 나는 두 나라의 '사귄다'의 의미가 뭐가 다른지 전혀 몰랐다. 그렇다고 내가 뭔가를 이상하게 생각해서 짝꿍에게 물어본 적도 없고, 짝꿍이 한국의 연애 문화를 알아서 네덜란드와의 차이를 아는 것도 아니니 설명(?)해준 적이 없어서, 그냥 나는 자연스럽게 지나가고, 오히려 친구들에게 듣고, 나중이 되어서야 짝꿍에게 물어보곤 했던 것 같다.


  친구가 말해준 것+내가 덧붙인 것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네덜란드: 데이트(스킨쉽 가능)-사귐(relationship)(진지한 관계, 이때부터 거의 가족의 일원)-동거/약혼(만 하고 사는 사람도 많음)-결혼

  한국: (?)-사귐(스킨쉽 가능)-약혼(이때쯤 부모님께 소개, 동거 거의 생략, 약혼만 하고 살기에는 아직 제도나 인식이 많이 부족함)-결혼


  한국에서는 서로 마음 맞고 '사귀자' 하면 사귀는 거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서로 마음이 맞아도 그냥 (적어도 한동안은) 데이트 하는 관계로 남기도 한다. 실제로 내가 짝꿍을 만났을 때쯤 다른 한 더치 친구도 데이트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꽤 오래 만났음에도 상대방이 아직 사귀자거나, 내 애인이 되어달라거나,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해주려고 하지 않아서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네덜란드에서는 관계가 좀 더 발전되어서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되어 사귄다(relationship)고 하면 좀 더 진지한 관계가 되는 것을 뜻하고, 그때부턴 거의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한다. 주변 친구들에게 소개해주는 건 물론, 부모님께도 소개해드리고, 각종 가족 행사에도 당연한 듯이 초대한다. 사귀는 사람의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는 건 아주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건 내 짐작이긴 한데, 아마 유럽에서는 결혼하지 않고도 평생을 함께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그만큼 '사귄다'는 행위를 훨씬 중요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 아닐까?

  그러고보니, 짝꿍이랑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하고(내 딴에는 이건 썸은 아니고 사귀는 거다 생각하고) 며칠 정도 지났을 때, 내가 "나 여기서 남자친구 생긴 줄 알면 내 친구들 엄청 깜짝 놀랄걸?"이라고 했더니, 짝꿍이 "나 벌써 네 남자친구야?😊(웃기는 또 배시시 웃음)"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놔 생각해보니 그랬네?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사귀자" 같은 말은 안 했지만 이미 우리의 모든 언행이 '사귄다'는 것으로 정의 내리기에 너무 분명했기 때문에 나는 짝꿍의 질문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음ㅋㅋㅋㅋ 그냥 나 놀리는 건 줄😂 (그러고 얼마 안 있어 나를 가족들에게 소개해주었으니, 본인도 우리 이미 사귄다고 생각했으면서 놀리는게 맞았던 것 같다^_^)

  하지만 '사귀지는 않는데 스킨쉽은 하는' 가벼운 관계를 다 '문화 차이'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나중에서야 짝꿍과 네덜란드의 연애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니, 여기도 다 그런 건 아니라며, 자기는 데이트 하는 사람이랑 다 할 수 있으면 '사귄다'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관계가 아닌 것 같아서 별로라고 한다. (어구 내짝꿍 말도 잘해 이뻐^.^) 그러니 '데이트'와 '사귐'의 경계를 두고 다 '문화 차이'라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 같고, 그 안에서 또 사람마다 다른 듯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짝꿍이 한국의 연애 방식(?)을 겪게 되었던 이야기도 올려봐야지~



Copyright ⓒ 2019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