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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한 달 살기 2주차 기록 (부제: 잔잔한 일상, 밥 먹기 열전) 본문

네덜란드/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한 달 살기 2주차 기록 (부제: 잔잔한 일상, 밥 먹기 열전)

Heigraphy 2019. 11. 12. 05:16

D+11 한식이 먹고 싶었어



  몰타에서 마지막 날 딱 하나 있는 틴트를 잃어버렸다. 심지어 선물 받은 건데 멍청한 나 같으니라고... 그래서 네덜란드 돌아와서 다음날 바로 립 제품을 사러 나갔다. 똑같은 제품은 안 팔길래 다른 제품으로 이것저것 비교도 해가면서 괜찮은 거 사고 싶었는데, 같이 가준 짝꿍님이 워낙 쇼핑을 안 좋아해서 그냥 처음 들어간 매장에서 이름 들어본 브랜드로 바로 사버렸다. 로레알 파리 립스틱 15유로 정도 준 것 같음.




  저녁에는 한식을 먹으러 갔다. 몰타에서 돌아오자마자 한식 먹기 하하. 이날 아마 네덜란드 내의 한식당과 관련된 유튜브를 보고 꽂혔던 것 같다. 나 유럽식 집밥 정복할 거라고 큰소리 치며 왔는데... 역시나 한식은 맛있고 절대 못 잃어.




  돌아와선 오랜만에 카탄을 했다. 너무 오랜만에 해서 카드 기능들을 많이 까먹었는데, 설명도 다 더치어로 되어 있어서 초반엔 내가 좀 불리했다(내 카드를 보여주면 안 되는 게임이라 게임 중 묻지도 못함). 혼자 전전긍긍 하면서 엎치락뒤치락 게임을 하다가 엄청 극적으로 내가 이겼다. 사실 승패와 관계 없이 그냥 짝꿍이랑 노는게 제일 재미있다.



D+12 떡볶이도 먹고 싶었어



  짝꿍님의 휴가 마지막 날. 내가 도착했던 날부터 떡볶이 노래를 부르길래 만들어서 함께 먹었다. 어묵은 한국식 어묵이 없어서 태국식 어묵을 이용했다. 근데 나도 너무 오랜만에 만드는 거라 맵기 조절을 잘 못하고 꽤나 맵게 만들어 버렸다. 나도 매운데 짝꿍님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른쪽에 있는 딤섬은 떡볶이로 부족할 것 같아서 함께 만든 건데, 이미 다 조리되어 있고 데워 먹기만 하면 되는 한국식 만두와는 달리, 속이 하나도 익어있지 않아서 조리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다 만들고 나서도 짝꿍님은 기존에 자기가 알고 있던 것과 좀 다르게 생겼다며, 먹으면 탈 날 것 같다고 거의 안 먹었다. 나도 다음엔 저거 안 살래ㅠㅠ




  그나저나 떡볶이 먹는데 젓가락 쓰는 더치인과 포크 쓰는 한국인... 뭔가 바뀐 거 아니야?



D+14 비가 와도 후드만 있으면 되지요



  사진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 보니, 이틀 간은 별로 특별한 일이 없었나 보다. 장보러 가는데 비 오는 줄 알면서도 우산 안 가지고 나와서 후드만 뒤집어 쓰고 가는 중. 웬만한 비에는 우산 챙기는 것도 귀찮다, 이제. 이렇게 나도 네덜란드 사람처럼 되어가는 건가.



D+15 집 구경과 푸드 할렌



  짝꿍네 본가에 갔다. 거실 테이블에 드롭 젤리 같은게 있었는데, 짝꿍님이 나 드롭 안 좋아하는 거 알면서도 이건 좀 다를 수도 있다며(겉부분은 박하 맛 같은 게 나는 젤리였음) 권하길래 먹어봤는데, 역시나 별로였다. 심지어 젤리라서 씹어 먹느라 이에 잔해(?)들이 남아 있었는데 그 느낌마저도 싫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 양치 좀 하고 싶다고 했더니 짝꿍의 어머니께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시고는 바로 새 칫솔과 양치컵을 준비해주셨다. 아 이렇게 진지하게 들어주실 줄은 몰랐는데ㅜㅜㅋㅋㅋㅋ 하지만 나도 반은 진심이기도 했기에 바로 양치를 했다.

  사실 이 날은 짝꿍 동생네 집을 구경하려고 온 거였는데,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올 초에 집을 구입해서 아직까지 공사 중이라는 동생네. 어린데도 벌써 자기 집을 장만해서 꾸리고 있다니 대단하다. 조만간 들어가서 살고 있을 모습도 정말 궁금하다.




  저녁에는 푸드 할렌(Foodhallen)에 갔다. 이곳은 푸드코트 같은 곳인데, 다양한 먹거리를 맛 볼 수 있어서 좋다. 다만 가격은 좀 비싸다. 우리는 에피타이저(?) 타코를 나눠먹었다.




  두 번째로는 베트남 음식을 주문했는데, 진동벨을 줬다.




  그리고 이 진동벨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거였다. 유럽에는 사실 진동벨 문화가 흔치 않은데, 어쩌다 경험하게 됐다 싶으면 그 진동벨은 대부분 한국산이다. 같은 맥락으로 실내용 고기 불판도 마찬가지. 진동벨과 실내 바베큐 문화가 얼마나 '한국적'인 문화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푸드 할렌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로테르담 푸드할렌(Rotterdam Foodhallen) & 피닉스 푸드 팩토리(Fenix Food Factory)



D+16 아직도 새로운 게 남아있는 시티센터



  짝꿍과 영화나 볼까 싶어서 영화관을 찾았다. 정작 마음에 드는 영화는 없어서 못 보고, 네덜란드에서 <기생충>이 11월 28일에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왔다. 내가 네덜란드에 있을 때면 같이 보러 갈 텐데, 없을 때라서 아쉽구만. 근데 한편으로는 결말이 찝찝해서 짝꿍님은 안 봤으면 좋겠기도 하다(?) (나는 이미 봤음)




  오후에는 커피 컴퍼니(Coffee Company)에 갔다. 예전부터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처음 가봤다. 근데 완전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이곳에서 찾고 찾았던, '작업하기 좋은 공간'이었거든. 커피 컴퍼니가 네덜란드의 커피 체인으로, 스타벅스와 쌍벽을 이룬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드디어 알았다. 나도 나중에 꼭 이곳에서 작업을 해야지. 그러고보니 나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참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말이야...




  커피 컴퍼니를 알게되어 즐거워진 마음으로 짝꿍님에게 이 도시 안에 그런 카페를 비롯하여 코워킹 스페이스가 또 있냐고 물어봤더니 많다고 했다. 센트럴 역 쪽에 하나, 그 옆에도 하나,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 ... 어차피 딱히 목적지가 없던 우리였기에 직접 그곳을 다니면서 장소를 확인해보았다. 운영 시간이 아니라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대략적인 위치도 알고 갯수도 알았으니 다음에 집에서 작업하는게 나태해지면 꼭 도전해보리.

  사진은 여기저기 둘러보고 마주한 공원. 정말 네덜란드는 도심 속 공원을 잘 꾸며놓은 것 같다. 어디서든 도시에 지치면 쉬어갈 수 있게.




  집에 돌아와서는 새로 산 에스프레소 보틀을 이용해서 에스프레소를 만들었는데, 보틀이 너무 작아서 가스렌지 위에 안 올라가서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냄비를 깔고, 끓이기 시작하면서 잘 올라오나 살펴보고, 이런 짝꿍님의 모습들이 무슨 과학 실험하는 아이 같아서 재밌어서 사진으로 남겼다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성공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만들어서 아주 진-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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