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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한 달 살기 5주차 기록 (부제: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본문

네덜란드/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한 달 살기 5주차 기록 (부제: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Heigraphy 2019. 11. 17. 05:35

D+31 밥 먹은 일기



  알버트하인에서 돼지고기 목살을 할인하길래 냉큼 사다가 목살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었다. 구색 맞춘다고 파인애플에 계란후라이까지 준비해서 정말 완벽했던 한상. (내가 만들었지만 완벽했음)

  5주 동안 진짜 많은 음식을 해먹으려고 했는데, 생각한 것의 반도 못 해먹은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서 준비해간(?) 것들 중에 뜯어보지도 못한 것들도 많다. 머릿속에 있는 익숙한 음식들도 다 못 해먹었는데, 유럽식 집밥 정복은 다음 기회에 해보는 걸로...



D+32 친구B 만나러 아인트호벤으로



  네덜란드에서 지내는 마지막 주간이라서 만나고 인사할 사람이 많았다. 먼저, 네덜란드에 오기 전부터 저녁 식사에 초대해주었던 친구B를 만나러 아인트호벤으로 향했다. 짝꿍님도 같이 초대를 받아서 일부러 반차까지 쓰고 일찌감치 이동을 했는데, 하필이면 이날 네덜란드 전역에서 최대의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평소 같으면 차로 20분이면 갔을 거리를 2시간이 걸려서 갔고, 아인트호벤까지는 3시간이 넘어서야 도착했다. 예정보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미안했다. 근데 우리도 할 수 있는게 많이 없었고 도로 위에서 너무 고생했어ㅠㅠ

  작년에도 친구B와 여자친구G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도 편안한 분위기에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들 음식 쉐어하는데 거리낌이 없어서 다양한 음식 시켜놓고 이것저것 많이 맛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무엇보다 내 친구인데 나보다 짝꿍님이랑 얘기를 더 많이 한 것 같은 Bㅋㅋㅋㅋㅋ 나는 G가 달달한 음식을 좋아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내 친구가 네 친구 되고, 네 친구가 내 친구 되는 신기한 경험. 다들 오래오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D+33 짝꿍 친구M의 저녁식사 초대



  어제는 내 친구, 오늘은 네 친구~ 짝꿍의 친한 친구도 고맙게도 나 귀국 전에 저녁 식사에 초대해주었다. 사실 여태까지 내가 짝꿍 친구들한테 요리를 해준 적은 많아도, 이렇게 요리를 대접받기는 처음이었기에 기대가 되었다. 크림소스파스타 같은 것을 해주었는데, 생각보다 엄청 맛있었다. (레시피 좀 알려달라고 할 뻔)

  내 친구랑도 쉽게(?) 친구를 먹은 짝꿍님과는 달리 나는 아직 짝꿍 친구와는 살짝 어색하지만, 나의 그 마음을 읽었는지 계속 챙겨주고, 말 걸어주고 해서 고마웠다. 사실 짝꿍님 아니었으면 접점이 1도 없었을 사람인데 이렇게 또 인연이 생긴다는게, 그것도 나 짧게 있다 간다고 초대까지 해주는 사이가 된다는게 신기하다. (물론 나 때문만이 아니라 겸사겸사인 거지만) 짝꿍님과 내가 서로가 서로의 세계를 넓혀주는 기분.



D+34 카레 만드는데 당근이 하찮아+알파벳 초콜릿



  나는 당근을 안 좋아한다. 그래서 필요하면 절대 더 많이 사지 않고 딱 필요한 만큼만 산다. 이날은 카레 만든다고 당근이 꼭 필요한 날이었는데, 두 사람이 한 끼 먹을 당근을 사니 0,06유로(약 80원)가 나왔다. 이 가격이 참 하찮고 귀엽고 웃기고ㅋㅋㅋㅋ 교통비나 외식비는 참 비싼 네덜란드지만, 식료품 물가 하나는 정말 저렴하다. 덕분에 내 요리(횟수)도 늘었지...😏




  80원어치 당근으로 푸짐한 카레 한 상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카레만 먹으면 아쉬우니까 치킨가스에 계란후라이까지 올려서~ 집 나와서 더 잘 먹는 것 같아, 나.




  짝꿍님도 슈퍼마켓을 다녀왔는데,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나오는 알파벳 초콜릿 중에 H(내 이니셜)가 보여서 냉큼 사왔다고 한다. 작년에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봤지만 H가 인기가 많은지 못 샀다고 했는데, 올해는 운 좋게도 얼마 남지 않은 H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맛도 상당히 좋았다. 고마워 짝꿍~



D+35 가족들과 함께 서울시스타(한식당)



  귀국이 정말 코앞이라 짝꿍님의 가족들과도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번 우리가 갔는데, 이번엔 시간이 정말 얼마 없어서 짝꿍님의 가족들이 로테르담으로 와주셨다. 나를 위해 더치 음식을 먹을 거냐, 짝꿍님 가족들을 위해 한식을 먹을 거냐 고민을 좀 하다가 한식을 먹기로 했다(서로 평소에 잘 못 먹는 음식이니까). 한식 처음 드셔보시는 분들이라 입맛에 안 맞을 수 있어서 다양한 메뉴가 있는 서울시스타(Seoul Sista)에 갔다.




  나뿐만 아니라 짝꿍님도 부모님들께 한식 소개해드리느라 신이 났다. 이건 떡볶이라는 건데 매울 수 있고, 한국은 실내에서 BBQ를 많이 먹고, BBQ는 채소 잎에다가 쌈을 싸서 먹어야 되고, ... 등등등. 거의 한식 전문가가 다 되어 가지고는 귀엽다 정말ㅋㅋㅋㅋ




  그렇게 삼겹살에 소고기에 불고기까지 BBQ 거하게 먹고, 그 외에도 만두, 치킨, 비빔밥, 잡채, 육회(!), 된장국 등등 정말 다양한 음식들을 먹었다. 서울 시스타는 All You Can Eat(무제한 뷔페 같은 것) 식당이라 사실 더 먹을 수도 있었는데, 부모님들께서 이미 배가 많이 부르신 것 같아서 적당히 마무리를 했다. 파파께서는 나를 보시고 조그만한 몸에 어디로 음식이 다 들어가냐고 놀라셨다고 한다ㅋㅋㅋㅋ 입맛에 안 맞으시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좀 했는데, 생각보다 맛있게 잘 드셔주셔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제 한국 오셔도 되겠다! (●'◡'●)



D+36 마지막 장보기(선물사기)



  귀국 D-1. 앞으로 즐길 날이 5주나 남았다며 기뻐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다음날이면 벌써 떠나야 한다니 실화야..?

  짐싸기를 앞둔 날인 만큼 한국에 가져갈 선물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진심 네덜란드 선물은 슈퍼마켓에서 다 살 수 있는 것 같음) 늘 사던 스트룹와플과 더치티를 사고,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스트룹와플 초콜릿도 사고, 부탁받은 초코멜과 고디바 초콜릿도 샀다. 캐리어 가득가득 채워 갈 예정~


네덜란드 선물 뭘 사야할 지 모르겠다면

네덜란드 여행(생활) 기념품/선물 리스트




  슈퍼마켓에서 이런 보틀을 발견했는데, 무려 수돗물을 넣어서 팔고 있었다. 기가 막힌 비즈니스일세ㅋㅋㅋㅋ 그러나 보틀이 예뻐서 사게되는 건 함정...




  마지막 만찬으로는 뭘 먹을까 하다가, 한국 가면 100% 생각날 캅살론(kapsalon)을 먹었다. 너도 참 그리울 거야.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마지막 하루를 보냈다.



D+37 한국으로


  저녁 비행기라 아침에는 짐을 싸고, 오후에는 짝꿍님과 시간을 보내다가 함께 공항으로 이동했다. 한국에서부터 네덜란드를 오가는게 벌써 세 번째지만, 나는 정말 운도 좋고 복도 많아서 딱 한 번 빼고는 한국발/행 비행기를 탈 때 스키폴 공항에서/으로 직접 기차를 타본 적이 없네. 



  지난 번 헤어짐 때는 차에서부터 정말 엉엉 울었는데, 이번에는 꽤나 침착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둘 다 꽤 밝게 웃고 있었을 정도😅 시간 넉넉하게 이동해서 공항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여유를 부리다보니 출국장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헤어짐이 실감이 잘 안 났던 건지 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별은 언제나 힘들지. 웃음과 울음이 공존했던 공항을 뒤로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관련 글: [국제연애/롱디 이야기] 이별은 언제나 힘들다)




  체크인 할 때부터 비행기가 만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운이 좋게도 옆자리에 아무도 타지 않았다. 덕분에 중간에 발 뻗고 자면서 왔다. 비행 인생(?) 수 년만에 이런 적은 처음이네.




  네덜란드 발 비행기라고 해서 아쉽게도 네덜란드 음식이 준비된 건 아니라서 익숙하고 좋아하는 비빔밥을 선택했다. 그리고 한국에 도착하면 대낮이라 시차를 맞추기 위해(?) 비행기에서 좀 자려고 오랜만에 맥주를 주문했다.

  언제부턴가 비행기에서 영화 한 편씩 보는게 습관(?)이 되어서 이날도 식사 후 라이언킹 한 편 봤다. 사자 실사판(?)으로 어떻게 그 정도 퀄리티를 낼 수 있는지, 디즈니 정말 대단해..




  착륙 전 기내식으로는 오믈렛을 선택했다. 자고 일어난 뒤 먹는 식사로 부담 없고 좋았다.




  딱히 스티치 팬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모아진(?) 스티치 문구들. 착륙 직전에 네덜란드어 공부 조금 했다.



  이제 네덜란드는 나에게 여행지라기보다 제2의 삶의 터전 같은 곳이다. 6개월, 1년, 그리고 이번에 5주를 새로 '살아봤다'. 첫 해외 생활에 마냥 꿈같고 좋았던 6개월, 타지 생활이라는 게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는 것을 느꼈던 1년, 그리고 과거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온 덕분인지 전보다 잘 지낸것 같고, 다음에 온다면 또 더 잘 지낼 수 있겠다고 느꼈던 5주. 긍정적인 결과다. 지난 타지 생활로 인해 쌓였던 두려움을 없애고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는 거, 이거면 됐다. 상당한 수확이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들기까지 5주 동안 많은 것들을 도와준 짝꿍님에게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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