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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일기 :: 하우다(Gouda)에서 여행자 되기 본문

네덜란드/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일기 :: 하우다(Gouda)에서 여행자 되기

Heigraphy 2019. 12. 9. 02:35


19' 10월의 어느 수요일


오랜만에 네덜란드에서 여행자 기분 내면서 돌아다녔다.

사실 고작 1년 조금 넘게 살아놓고

여기가 이제 여행지라기보다 제2의 삶의 터전 같다고 말하면 좀 웃기긴 한데,

그냥 나한테는 그렇다.

아직도 안해본 것, 안가본 곳,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그런 것들도 이제는 거의 짝꿍님이랑 하게 되니까

그냥 데이트 같고 친구랑 놀러 나온 것 같고 그래서

여행자만이 느껴볼 수 있는 특유의 낯설고 새롭고 탐험하는 느낌을 느껴본 지가 좀 오래 되었다.


그런데 아주 오랜만에!

혼자서 낯선(?) 곳을 다녀와서 여행하는 느낌이 났다.

어디를 다녀왔냐면 바로 치즈로 유명한 하우다(Gouda)를 다녀왔다.




로테르담에서 기차로 약 18-23분이면 갈 수 있고, 기차삯은 5,30유로이다.

(다만 OV Chipkaart가 없으면 종이 티켓 수수료 1유로가 더 붙어서 6,30유로이고,

OV Chipkaart를 쓰려면 카드에 최소 20유로가 들어있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 여행자가 가기엔 좀 애매하긴 함..)

나는 오브이 칩카드가 있지만 기차를 탈 일이 별로 없어서 20유로를 충전하면 너무 많이 남을 것 같아

그냥 1유로를 더 내고 종이 티켓을 발권받았다.


하우다 기차역 앞은 공사 중이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한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시티 센터가 있었다.

이곳에 도착하고 보니 사람이 참 많았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 이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치즈로 유명한 마을 아니랄까봐,

하우다 치즈(Gouda Kaas)를 브랜드처럼 만들어서 각종 상품을 파는 가게를 보았다.

하우다 치즈 티셔츠에 하우다 치즈 나막신.




큰길을 따라 걷다보니 작은 골목골목이 나오면서

이런 알록달록한 표지판들이 종종 눈에 띄기 시작했다.

DE LEUKSTE WINKELSTRAAT(The nicest shopping street)이라는 이름의 패기가 마음에 들었다.

자세히 보면 몇 번 건물에 무슨 가게가 있는지 적혀있다.




메인 거리 샛길에 나있는 운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쇼핑하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쉴 수 있다니.

운하와 조경과 자전거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볼 때 '네덜란드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운하 위에 떠있는 나룻배에는 하우다 치즈가 가득 실려있다.




하우다에 왔는데 치즈 가게도 안 가볼 수 없지!




들어오자마자 다양한 종류의 치즈들이 반긴다.

대부분의 치즈들은 자유롭게 맛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오리지널'이라는 이름답게 가장 무난했던 하우다 오리지널 치즈(Gouda Originele Kaas)를 시작으로 나도 이것저것 맛보기 시작했다.




매운 맛의 삼발(칠리) 치즈(Gouda Sambal), 트러플 치즈(Gouda Truffel), 그리고 비밀의 허브 치즈(?)(Geheime Kruiden).

특이한 치즈가 참 많았다.

개인적으로 이 샵을 통틀어서 트러플 치즈가 가장 맛있었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종류의 치즈가 있었고, 종류에 상관 없이 3덩이를 사면 할인을 해주기도 한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치즈를 좋아하면 나도 여기서 샀을텐데...

벌써 몇 번이나 치즈를 사다줬지만 잘 먹지 않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치즈 선물 패스😂




이렇게 조각으로 잘라서 파는 치즈도 있었다.

Ouwe Snoepert라고 하면 오래된 과자? 사탕? 정도가 될 텐데..

먹어보지는 않아서 치즈에서 어떻게 그런 맛이 나는지 상상이 잘 안 갔던 치즈ㅋㅋㅋ




그리고 얘는 먹어봤는데 진짜로 이름 같은 맛이 나서 놀랐던 치즈.

맥주 치즈(Gouda Bierkaas)다.

치즈에서 어떻게 맥주 맛이 나지???

먹어보면 진짜 난다

너무 신기😂

맥주 치즈 말고도 하이네켄 치즈(Heinekenkaas)도 있는데 그것도 세상 신기했음..




이건 먹어보진 않았지만 비주얼이 특이해서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검정 레몬 치즈~




치즈뿐만 아니라 치즈와 관련된 물품들도 판다.

위 사진은 손잡이가 치즈 모양으로 된 귀여운 치즈칼.

또, 사진은 없지만 치즈와 어울리는 맛나는 시즈닝도 판다.

기념품으로 치즈를 사는게 부담스럽다면 이런 소품이나 시즈닝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치즈 가게를 나와서 시티 센터의 거의 끝까지 걸어가보니 하우다 시청사(Gouda Stadhuis)가 나왔다.




하우다 시청사는 15세기에 지어진 만큼 오래된 건물이다.

현재는 실제 시청사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공식적인 행사가 있을 때만 사용한다고 한다.

또, 이곳에서 사람들이 결혼식을 많이 올린다고 한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12시에는 시청사 앞에서 치즈 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역시 치즈의 도시 아니랄까봐!

나는 수요일에 방문하여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알크마르의 그것과 같을 거라고 짐작해본다.





모처럼 날씨가 좋아서 햇빛을 받으니 건물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오랜 시간 같은 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깨끗하고 아름답게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시청사 바로 맞은 편에는 De Goudse Waag라는 이름의 박물관이 있다.

1층에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으며, 여러가지 기념품을 팔고 있다.

위층은 치즈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실 치즈와 관련된 것은 예전에 알크마르(Alkmaar)에 살 때 많이 체험해봐서

하우다에서는 그냥 동네 분위기를 많이 느끼기 위해 여기저기 많이 걸어다녔다.

다리 위에서 운하를 바라보는데 문득 가을 분위기가 물씬 느껴져서 사진으로도 한 장 남겼다.

네덜란드에서 10월에 날씨가 매일 이렇기만 한다면 정말 소원이 없겠네.





그저 길따라 걷다가 만난 하우다 박물관(Museum Gouda).

상설 전시와 특별 전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듯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들어가보지는 않음^^;




예쁜 하우다의 풍경.

저 앞에 신전(?)처럼 생겼는데,

벤치도 있고, 자전거도 세워두고 하는 곳이라는게 참 특이해 보였다.




네덜란드의 상징과도 같은 운하와 자전거를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집이 모두 붙어있는데 모두 다르게 생겼다.

지반의 특징으로 인해 조금씩 기운 네덜란드의 집들.

오래된 집들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삐뚤빼뚤한 선을 찾는 것도 재미 중에 하나다.




멀리서도 시계탑이 한눈에 보이던 세인트 얀 교회(Sint-Janskerk).

(사실 저렇게 읽는거 맞는지 모르겠는데 임의대로 읽음)

교회 규모가 상당히 크고, 안에서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도 있는 모양이다.

내부에서 보는 스테인드 글라스가 참 예쁘다고 한다.




구름도 적당히 떠다니고 참 좋았던 날씨.




볼 만한 곳은 웬만큼 다 돌아본 것 같고,

그만큼 꽤 오래 걸어 다니다보니 출출해지기도 해서

광장 근처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올리볼렌(oliballen)을 하나 사먹었다.

도넛 위에 슈가파우더를 뿌려서 먹는 연말/연초의 간식.

나는 연말/연초에 못 먹을 것 같아서 미리 먹었다^.ㅜ




시청사가 있던 마르크트 광장(Marktplein)으로 돌아왔다.

조금 쌀쌀한 것 같기도 하니 따뜻한 커피도 한 잔 해볼까 하며,

아까 눈여겨 봐두었던 레스토랑(Restaurant Belvedère)으로 들어갔다.

(이름은 레스토랑이지만 커피도 판다)




사실 들어갔다기 보다.. 야외석에 앉았다.

쌀쌀하다고 해놓고 왜 야외석에 앉았냐면,

네덜란드의 레스토랑들은 야외석에 난로를 피워주기 때문에

정말 심하게 추운 날씨가 아니라면 야외석도 적당히 따뜻하고 좋다.

나는 난로 옆에 자리를 잡았는데, 오래 앉아있다보니 너무 뜨겁고 건조할 지경이었다.

또, 네덜란드에서는 기본 커피를 시키면 항상 커피 밀크와 설탕이 따라 나온다.

이날은 라떼를 먹고 싶었는데, 그냥 기본 커피를 시켜서 한두 모금 홀짝홀짝 마시다가, 커피 밀크 섞어서 다시 라떼(?) 만들어 먹고 그랬다.

또 이 레스토랑은 독특하게도 생크림을 줘서 같이 먹었다.




시간이 지나고 해가 기울면서 시청사를 비추는 모습도 달라졌다.

옆에서 봐도 예쁘고, 멀리서 봐도 예쁘네.




앉은 자리에서 보이는 저쪽 집은 멀리서 봐도 참 삐뚤빼뚤하다.

집이 조금 기울긴 했어도 위험하지는 않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렇게 혼자 앉아서 약 한 시간 정도를 노닥거리다보니

어느새 짝꿍님도 퇴근할 시간이 되어 이곳에서 합류했다.

여행자 기분 낸다고 했지만, 사실 저녁에는 퇴근한 짝꿍님이 오기 편한 곳이라서 하우다 여행을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우다를 혼자도 보고 둘이서도 봤네.




저녁시간이 되어서 그리스 음식을 먹으러 갔다.

원래 소셜딜에서 보고 선결제해서 가려고 했는데,

당일에 예약하려다보니 뭐가 잘 안 돼서 실패하고ㅜㅜ

결국 그냥 식당에서 바로 결제했다.

영어 메뉴판이 없었던 데다가, 그리스 음식을 자주 먹어봤던 게 아니라서 뭐가 뭔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짝꿍님이 맛있다고 하는 것을 따라 골랐다.

기로스(Gyros)라고 하는 음식이었다.

고기를 산처럼 쌓아줬는데, 사워크림 같은 것이 있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았다.





샐러드와 감자튀김이 포함된 메뉴였는데,

샐러드와 감자튀김은 1인 1접시를 주는게 아니라

1인분 같은 2인분을 한 접시에 담아줘서 약간은 당황했다.

나뿐만 아니라 짝꿍님도 이거 좀 이상한 거 같다며...

주위를 둘러봤는데 다른 테이블도 다 이렇게 나와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먹었다ㅋㅋㅋㅋ




일하느라 하우다를 많이 못 돌아본 짝꿍님을 위해 저녁 식사 후에도 같이 하우다를 좀 더 돌아보았다.

짝꿍님이 이야기해줘서 알게 된 건데,

하우다는 사실 마을 전체가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번지수 옆에 이런 MONUMENT(유적) 표시가 붙어있으면

집주인일지라도 건물을 함부로 못 건드리는 유적지라는 뜻인데,

하우다에는 거의 대부분의 집에 이 표시가 붙어있다.




둘 다 길도 잘 모르지만 대충 방향만 짐작한 채로 지도도 안 보고 참 잘 돌아다녔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다니다가

 짝꿍님이 본인 기억이 맞다면 이 근처에 아는 사람이 사는 것 같다고 하며 지나치려고 했는데,

마침 그 아는 사람이 타이밍 좋게 딱 집에서 나와서 인사를 나눴다.

암만 이 동네 산다고 해도 그렇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도 아니고.. 이렇게 마주치다니ㅋㅋㅋ

내가 종종 하는 말인데, 세상 참 좁고 네덜란드는 더 좁다(╯▽╰ )


혼자 탐험하는 자세로 다니는 여행자도 좋지만,

내사람과 편안하게 다니는 것도 역시 좋다.

여러가지 의미로 매우 성공적이었던 하우다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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