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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애/롱디 이야기] 롱디에 대한 분노가 쏘아 올린 작은 공 (feat. ✈) 본문

네덜란드/국제연애 이야기

[국제연애/롱디 이야기] 롱디에 대한 분노가 쏘아 올린 작은 공 (feat. ✈)

Heigraphy 2019. 12. 12. 03:08


  출장 가고 인터넷 잘 안 터져서 연락이 잘 안 돼도 24시간이 넘도록 연락을 안 한 적은 없었는데, 얼마 전에 그런 날이 생겨버렸다. 원래 남의 연애 부러워하는 편 아닌데 그날따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실시간으로 남자친구랑 메시지 주고받는 모습에다가 남자친구와의 크리스마스 계획을 들려주는 게 왜 그리 부럽던지. 그런 날 짝꿍님으로부터 하루 종일 연락도 없어서 나도 뭔가 아슬아슬하게 붙잡고 있던 것을 놓쳐버린 기분이었다. 롱디도 우린 매우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알게 모르게 힘들지만 참고 있던 것들이 아주 작은 계기 하나로 뻥 터져버린 것이다. '아 나 이 롱디 더 이상 못해먹겠다!!!'

  하고 많은 날 중에 그날 딱 하루 바빠서 연락을 못했던 짝꿍님은 다음날 저녁 나의 찐분노에 그만 당황해버렸다. 사실 연락 자체에 그렇게 화가 났다기보다도 그냥 날을 잘못 걸린 거지 뭐. 평소의 나라면 안 그랬을 텐데 짝꿍님이 보기에 그날따라 너무 심하게 (그것도 자신을 향해) 화가 난 것 같으니까 정말 이유가 그거 하나 때문이냐고 되묻기까지 했다(서운함 정도가 아니라 정말 찐분노를 표했으니..)(😳 이런 당황스럽다는 이모티콘까지 쓰심). 아니 사실은 딱 한 번 연락 없음에 대한 분노를 빙자하여 롱디의 답답함을 너에게 풀고 있는 것뿐이야.. 물론 이 실체 없는 대상을 향한 분노가 조금 가라앉은 후에는 짝꿍님에게 사실은 네가 아니라 롱디라는 상황에 화가 나서 그런 거였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롱디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사실 나뿐만 아니라 너도 겪는 것일 텐데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반성..)



🎄마스트리흐트(Maastricht) 크리스마스 마켓🎄


  "나도 롱디 힘들어. 그럼 임시방편이긴 하지만 우리 크리스마스에 볼래? 너 네덜란드 올래?"

  갑작스러운 짝꿍님의 제안. 원래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내가 또 갈까말까 농담처럼 이야기가 나오긴 했는데, 여러 가지 상황 상 내 자리를 너무 자주, 오래 비우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안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다. 그렇게 완전히 마음 접고, 나는 나대로 한국에서 연말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약속들을 촤라락 잡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가 또 나오다니. 나로서는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연히 고민이 좀 되었지만 그럼 일단 비행기를 알아보겠다고 했다. 그래, 사랑만 해도 모자랄 시간에 상황 때문에 싸울 바에야 임시방편일지나마 상황을 극복해보지 뭐. 그리고 이틀 뒤 결국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또 네덜란드에서 보낸다는 이야기. 이거 완전 롱디에 대한 분노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다.



나 새해에 올리볼렌 먹을 수 있다!


  한국에서의 계획들은 다 취소하게 됐지만 네덜란드에서 새로운 계획들이 생겼으니 새로운 재미도 기다리고 있겠지. 올해는 연말/연초에 올리볼렌 못 먹을 줄 알고 지난 10월에 네덜란드 갔을 때 보이는 트럭에서 일부러 사먹었는데, 다시 새해에 제대로 먹을 수도 있게 됐고 말이야.

  참, 한국에서 지내는 한 더치 친구가 크리스마스에 네덜란드에 다녀온다고 무척 기뻐하며 나에게 자랑을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그 친구보다도 먼저 네덜란드를 가게 되었다. 친구보다 두 달은 늦게 예매해서 5일 먼저 떠난다고 하니 친구는 꽤나 충격을 받았다😂

  아무쪼록 이번에도 잘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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