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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공항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 본문

사색하는 연습장

베이징공항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

Heigraphy 2019. 12. 18. 18:28

  출국일이다. 중국남방항공 타고 베이징에서 10시간 경유하는 일정으로 김포를 떠났다. 중국남방항공은 경유 8시간 이상이면 무료로 호텔을 제공해주는데, 당연히 경유 10시간이면 힘들지만 호텔이 있으니 예매를 했다. 그리고 베이징에서 직원 안내에 따라 호텔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우리 팀(?)이 도착하자 중국 이민국에서 갑자기 지금부터 홍콩 시위로 인해 임시비자 발급을 안 해준다고 했다(정확히 시위의 어떤 점 때문이라는 언급은 없지만 확실히 홍콩 때문이라고 했음). 김포에서 베이징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사람들이다보니 대부분이(아니 아마 100%) 한국인들이었는데, 앞뒤로 도착한 다른 외국인은 해주고 우리는 안 된단다. 중국남방항공 측도 몰랐단다. 임시비자 신청서류까지 다 썼는데 갑자기 이민국에서 안 된다고 했다고, 이민국이 그러면 어쩔 수 없다고, 정식 중국비자가 있지 않은 한 호텔로 못 데려다준다고 했다. 아니 사전에 공지를 해준 것도 아니고 누가 어떻게 알고 비자를 미리 받아오나? 더 웃긴 건 어제는 임시 비자 발급을 해줬는데 오늘 우리가 도착한 이 순간부터 안 되고, 내일, 심지어 몇 시간 후에는 또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단다. 돌아오는 비행편도 장시간 경유인 분들이 많은데 그건 또 그때 가서 봐야한단다. (이건 그냥 너네 엿먹어봐라 하는 거 아니야?)
  중국남방항공 측에 우리가 지금 원래 예정되었던 호텔을 못 쓰게 된 건데 그럼 라운지라도 제공해줄 수 없냐고 했더니 돈 내면 쓸 수 있단다. (이 대목에서 개그하는 줄..) 그 외에도 이런저런 컴플레인을 걸어봤지만 해줄 수 있는게 없다며 환승장으로 그냥 다 보내버렸다.
  환승장에서 짐검사도 다 다시 하고, 가방에서 전자기기부터 5ml짜리 일회용 스킨로션까지 다 꺼낸다고 남의 가방을 다 헤집어놓고, 몇몇 분들은 보조배터리를 빼앗기기도 했다. 아니 김포에서 다 확인하고 출발한 건데 왜? 무조건 안 된단다. 숫자가 11이어야 되는데 12라서 안 된다는 전혀 이해 안 될 소리를 하면서 무조건 no carry란다.

  결국 10-15명쯤 되는 경유 예정자들은 공항 어딘가에 뿔뿔이 흩어져서 10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공항 와이파이로 의외로 카톡은 되는데 왓츠앱은 안 된다. 먹을 것도 없고 할 것도 없고 총체적 난국이다. 여행지에 무사히 도착하면 항의메일 보낼 거다 꼭. 그리고 다음엔 절대, 경유로라도, 자의로 중국에 오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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