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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기록/사진일기

베이징이 서울 되고 볶음우동이 파스타 된 하루

by Heigraphy 2020.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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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일-이- 없다. 그래서 보다시피 이 블로그에도 예전 여행 이야기나 주구장창 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노잼기라거나 그런 건 아니다. 삶에 의욕이 없진 않은데, 그냥 재미있는 일이 없어. 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선뜻 만나자고 하기가 그래서 사람도 잘 안 만나고 조용히 지내는 게 심심함에 한몫하는 거 같기도 하다.

 

 

최애 메뉴 새우 알리오올리오

 

  베이징 경유할 때 만나기로 했던 친구를 한국에 와서, 한 달이나 더 지나서야 드디어 만났다. 베이징에서 마라탕을 먹자는, 꿈에 부푼 약속을 했는데 결국 동네에 있는 파스타집을 겨우 갔네. 네덜란드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베이징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한국 와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전에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씩 보면서, 그냥 집 앞에서 떡볶이 먹고 싶으면 불러내서 같이 떡볶이 먹던 친구였는데, 이제는 이렇게 날을 잡고 만나야 겨우 만난다니. 코로나가 무섭긴 무섭다.

  그나저나 이곳은 맛도 좋고 가성비도 좋아서 내가 참 좋아하는 식당인데, 그동안 타지 생활이다 뭐다 해서 한 2년만에 왔더니 가격이 오히려 내려갔다.(...?!) 이곳에 올 때마다 꼭 시키는 새우 알리오올리오. 나는 사실 스파게티 면보다는 펜네나 페투치니 면을 좋아하는데, 여기는 스파게티 면도 정말 맛있어서 좋아한다. 요즘은 맛있는 음식 먹으면 맛있게 먹는데서 그치지 않고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지더라.

 

 

 

친구 추천 김치 리조또

 

  이건 친구가 맛있다고 추천한 김치 리조또. 이것도 레시피 너무 궁금했다. 여기 셰프님 밑에서 요리 배우고 싶을 정도ㅠㅠ 나는 언제부터 요리에 이렇게 열정이 생겼나. 아무래도 해먹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나저나 이 친구랑도 벌써 11년 지기다. 요즘 문득 친구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안 지 얼마나 되었나 생각해보다가 깜짝깜짝 놀란다. 가끔, 짝꿍님이 아직 만나본 적 없는 내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친구들이 10년 가까이 혹은 이상 된다고 하니 짝꿍님도 매번 놀란다. 이젠 대학 친구들이랑도 10년 지기가 될 날이 머지않았네... 어휴 진짜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른 거야? 대부분 자주는 못 보지만, 가끔씩 오래 봐도 안 어색한 사이가 나는 좋더라.

 

 

 

크림라떼로 마무리

 

  원래 이날은 파스타집에 갈 게 아니라 동네에 있는 호프집에 가서 볶음우동에 맥주 한 잔 하려고 했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서 김이 샜다. 둘 다 기분 좋게 주민등록증(^^)도 챙겼지만, 사실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볶음우동도 없는데 굳이 맥주를 마실 이유가 없어서 그냥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호프집이 문을 너무 늦게 열어서 못 갔다. 사실 거기는 술 마시러 간다기보다 볶음우동 먹으러 가는 건데... 아쉬워서 다음에 다시 도전할 예정)

  그새 뭐가 많이 생겨서 어느 카페를 가야하나 여기저기 헤매며 카페 찾아 삼만리를 찍었다. 메뉴나 분위기도 중요한데, 전에는 잘 신경도 안 썼던 좌석 간 거리도 꽤나 쟀다. "이렇게 가까우면 얘기하다가 옆사람이랑 침 다 튀겠는데?" "안 돼 안 돼, 비말이 위험해 요즘." 이런 식ㅋㅋㅋㅋ 내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으니 뭐... 그래서 결국 자리 간격 넓고 사람 별로 없는 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크림라떼가 꿀맛이었던 건 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요즘은 길면 한 6시간 정도를 한 번도 안 벗고 마스크를 쓰고 살고 있다. 마스크를 일상처럼 쓰는 모습은 '미래의 환경오염' 같은 타이틀을 달고 사회 교과서 같은 데나 나올 거 같은데, 그걸 현실로 살고 있다니 직접 살면서도 믿기지가 않는다. 뭐 환경오염 때문에야 사실 진작에 썼지만... 매일같이, 더 꼼꼼히 쓰게 된 건 최근이니까.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싶다. 으휴 머리 아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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