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AM NL 후기 & 네덜란드어 공부하기

출처: 유튜브 SKAM NL 채널 https://youtu.be/rzfTXMgL4hA

 

  친구의 추천으로 네덜란드 드라마인 <SKAM NL>을 봤다. <SKAM>은 노르웨이 원작 드라마로, 인기가 많아서 유럽 각국에서 리메이크를 했는데, 그 중 <SKAM NL>이 네덜란드 버전인 것이다.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어서(한 명 빼고) 자꾸 보게 되는 드라마다. 각자 다 개성이 있고,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는 아이들. 왜 '아이들'이냐면, 이거 하이틴 드라마거든...

  어렸을 때 한창 유행하던 <SKINS>도 안 본 난데, 이 나이 먹고 하이틴 드라마로 외국어 공부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ㅎㅎ 클립 두세 개 볼 때까지도 적어도 대학생 이야기인 줄.. 연인 관계, 친구 관계, 인간 관계에서 서툰 행동들은 영락없는 10대인데, 가끔.. 그냥.. 나는 대학생 때 네덜란드 파티 가서도 그렇게는 안 놀아본 것 같은데.. 보면서 컬쳐쇼크였던 부분도 꽤 있었다. 그래서 사실 <SKAM NL>을 처음 정주행 하고 든 생각은, 내가 너무 보수적이고 꽉 막힌 동양인인가 싶었다는 거..ㅎ

  그래도 파티 간다고 한껏 꾸미고는 자전거 타고 가는게 참 네덜란드답다 싶었고, 내가 겪은 네덜란드 문화를 바탕으로 이해가 가서 반가운 장면들도 많았다. 또, 나는 아직 다른 버전의 <SKAM>은 안 봤지만, <SKAM NL>이 다른 작품보다 인종적으로 더 다양한 캐릭터들을 담고 있는 듯해서 보는 재미가 더했다.

 

  아무튼, 더치어 듣기 연습 해보고 싶어서 한 번 쭉 봤는데 역시 어렵다. 말 빠를 땐 영어자막 해놓고 보기도 너무 벅차서 처음엔 그냥 짧은 클립으로 한국어 자막과 함께 하나하나 넘겨봤다. 클립에 한국어 자막 달아주신 능력자분께 감사드려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자가격리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NPO에서 유튜브에 에피소드를 2개씩 묶어서 매일매일 업로드를 해주고 있다. 클립으로 한국어 자막이랑 한 번 쭉 보고→에피소드 통으로 영어 자막이랑 한 번 보고 이런 식으로 보고 있는데, 희한하게도 한국어 자막보다 영어 자막이랑 같이 볼 때 더치어가 더 잘 들린다. (평소에 '한국어↔네덜란드어'가 아닌 '영어↔네덜란드어'로 공부를 하다보니 이런데서 티가 나나 봄)

 

  이제 자막 없이도 들을 수 있는 건,

  Hoezo? (왜?)

  Snap je het? (알아들어?)

  Wat doet je? (너 뭐해?)

  Wat bedoel je? (무슨 말이야?)

  Ik bedoel ... (내 말은 ...)

  정도. 즉 아직 멀었다는 거다^^ㅋㅋㅋㅋ

  이번 외국어만큼은 의사소통 하려고 공부한다고 해놓고, 결국 글자로만 공부한 티 팍팍 난다. 그래도 <SKAM NL>로 네덜란드어 공부하기 좋은 이유는, 일단 내용이 어렵지 않고, 한국어 혹은 영어 자막과 함께 짧은 클립들을 몇 번이고 돌려보면서 듣기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어 자막은 자동생성 되는데 얼마나 정확한 지는 잘 모르겠다)

 

  유튜브로 볼 때 또 즐거운 점 중 하나는, 댓글 주접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는 거다. 덕후의 주접은 만국공통이구나. 나도 몇몇 에피소드는 두 번쯤 보니 벌써 정들 것 같다.

  시즌3는 예산 부족으로 제작을 안 한다던데, 그러기에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해서 참 아쉽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네덜란드 컨텐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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