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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

[쌍문/창동] 90년대 감성의 복덕방 떡볶이

by Heigraphy 2020.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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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게시물에 이어 오늘도 쌍리단길 식당 후기.

이번에 다녀온 곳은 우육면 식당 바로 옆에 있는 '복덕방 떡볶이'다.

 

공인중개사? 아니 복덕방 떡볶이!

여전히 공인중개사 간판을 걸고 떡볶이를 팔고 있는 이곳.

컨셉 정말 신박하고 좋다.

잘 모르는 사람이 슥 지나간다면 떡볶이 집인 줄도 모를 것 같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평일 점심에 갔는데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가게 앞에 있는 뽑기는 500원을 넣고 뽑아볼 수 있는데, 튀김이나 사리 중 하나가 당첨되어 나오는 모양이다.

('꽝'도 있는데, 이것도 몇 개를 모아가면 메뉴 하나로 바꿔주기도 하는 모양)

아쉽게도 우리는 500원짜리가 없어서 뽑기는 못해봤다.

 

 

복덕방 떡볶이 내부

벽면에 아직 지도도 걸려있고, 복덕방 물씬 느낌 나지만 떡볶이 집 맞다.

 

 

복덕방 떡볶이 메뉴

즉석 떡볶이가 1인분에 1,900원이다.

이거 팔면 남긴 하시나.. 오지랖 보탠 걱정이 들 정도로 정말 저렴했던 가격.

우리는 즉석 떡볶이 2인분+쫄면 사리+계란 2개+야끼만두 2개 이렇게 주문함.

다 해도 8,300원?

즉석 떡볶이를 한 사람에 약 4천 원으로 먹을 수 있다니..!

 

 

90년대 감성

떡볶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옛날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책받침, 혹은 잡지 사면 나눠주던 포스터 같은 것들이 그대-로 걸려있었다.

2020년에 이 아이템(?)들을 다 어디서 구하셨는지 정말 궁금하다.

친구는, 원래 덕후들이 자기 가게를 취향껏 꾸미지 않냐며 사장님 본인의 물건일 거라고 추측했다가, 아니면 요즘 레트로 감성이라고 이런 것들을 팔기도 하니까 일부러 사 오신 걸 수도 있겠다고 했다.

뭐가 되었든 참 반가웠다.

심지어 한쪽 벽면에 걸린 god 포스터는 나도 예전에 가지고 있던 거였다.

이렇게... 나이가 드러나나?

 

 

단무지와 식기, 그리고 물은 셀프

공간이 조금은 협소하다보니, 셀프바도 아기자기했다.

정수기 대신에 조그만한 물통.. 같은 것이 올라와있어서 눈이 갔다.

(근데 또 물은 시원하고 제 기능은 다 해서 신기)

셀프바 뒤편에, 직원분이 조리하고 있는 그 공간이 바로 주방이다.

정말 제대로 오픈형ㅋㅋㅋㅋㅋ

 

 

떡볶이 등장

떡볶이에는 기본적으로 떡+어묵+양배추+깻잎+마늘+옥수수가 들어가는 듯했다.

거기에 우리는 계란을 추가해서 계란까지 들어있는 채로 나왔다.

 

 

쫄면 사리와 야끼만두

사리로 추가한 것들은 이렇게 따로 접시에 나오고, 쫄면 사리는 물이 끓으면 넣으면 된다고 한다.

야끼만두는 적당할 때 알아서 넣어 먹기~

개인적으로 튀김은 떡볶이에 살짝 적셔먹는 걸 좋아해서 일부러 계속 빼뒀는데, 이곳 야끼만두는 그러면 안 될 듯...

왜냐하면 갓 튀긴 튀김이 아니라서 안에 있는 당면이 다 부서지는 야끼만두이기 때문이다.

그냥 양념에 푹 절여서 튀김옷이 다 눅눅해진 채로 먹는 게 더 맛있었을 듯..!

 

 

떡볶이 먹을 준비!

양념이 다 풀어지고 어느 정도 익었을 때 쫄면 사리를 넣어서 조금 더 끓였다.

처음에는 조금 매콤하게 맛있었다.

이곳 떡볶이에만 넣어주는, 약간은 달달하고 톡톡 씹히는 맛의 옥수수도 떡볶이와 꽤 잘 어울렸다.

즉석 떡볶이답게 국물까지 아주 야무지게 먹어줌.

그런데 뒤로 갈수록 물이 졸면서 마늘 맛이 많이 나서 약간 알싸? 얼얼? 했다.

하지만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사실 막연하게 양이 적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마지막에는 너무 배불러서 둘 다 힘들게 먹었다.

가기 전에 "떡볶이는 간식이고 다 먹으면 옆집에 우육면 또 먹으러 가자!"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는데, 떡볶이라도 겨우 끝낸 것에 안도감을 표하며...

 

참, 이곳은 맛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는 곳이었는데, 노래도 계속 1990-2000년대 노래가 나와서, "이 노래 뭐였지", "저 노래 오랜만이네", "이 가수는 잘 사나?" 등등의 대화를 나누며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둘 다 노래도 안 부르는 애들이 하다하다 노래방 가고 싶다는 말까지 나옴ㅋㅋㅋㅋ

이 시국 끝나면 복덕방 떡볶이 먹고 노래방 한 번 쏴야겠어.

90년 대생들이 추억에 젖기 좋은 떡볶이 집-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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