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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기록/나는 N잡러(N Job-er)입니다

미러박스 수명이 다한 나의 7년차 카메라

by Heigraphy 202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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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DSLT a57

  2013년부터 햇수로 7년, 만으로 6년 5개월 정도를 사용한 내 인생 첫 번째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미러박스가 수명을 다해버렸다. 나도 몰랐는데 그동안 약 8만여 장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1년에 약 1만 1천~1만 2천여 장을 찍은 셈인데, 사실 공연을 한창 보러 다녔던 약 2년 동안 한 5만 장은 찍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나머지 5년 동안 나머지 3만 장쯤 찍지 않았을까.

  갑작스럽게 꽤 많은 비용의 수리비가 청구되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미러박스나 셔터박스의 수명이 보통 10만여 컷쯤 된다고 하니 '그냥 때가 된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모셔두지 않고 참 알차게 썼다. 아낌없이 썼다는 게 거칠게 썼다는 것과 동의어는 아니므로, 열심히 사용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쁘다. 그만큼 카메라도 내게 참 많은 걸 가져다 주었다.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로 사진전을 했고, 엽서를 만들어서 선물을 주거나 팔아봤고, 공연 사진/영상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 블로그에도 아마 못해도 수천 장의 사진을 올렸을 거다. 교환학생 겸 첫 유럽여행 시절부터 대만, 태국, 러시아, 몰타 등등을 거쳐 코로나 발병 직전에 다녀온 네덜란드까지, 그야말로 전 세계를 이 녀석과 함께 다녔다. 내가 경험한 세상들을 나보다도 더 선명하게 기록하고, 기억하고 있는 나의 보물. 내 삶을 정말 많이 바꾼 카메라다.

  재작년에 새 카메라를 사면서 아무래도 손이 덜 갈 것 같은 a57을 팔까 생각도 해봤지만, '첫 카메라'라는 생각 때문인지, 이 녀석과 함께한 작업과 추억이 많아서인지, 손에서 쉬이 떠나보낼 수가 없더라. 그래서 아직까지도 서브인 듯, 메인인 듯 없어서는 안 될 카메라로 내 곁을 지키고 있다. 아직도 내 손에는 a57이 가장 잘 익는다.

  구매 당시에도 워낙 가성비 좋은 카메라로 잘 구매해서 쓰고 다녔는데, 그동안 큰 속썩임(?)도 없이 7년 가까이를 썼으니, 이쯤되면 또 다음 7년을 위해 수리비 정도는 기꺼이 투자할 수 있지. 다만 부품이 국내생산이 안 돼서 해외 주문을 해야하는데, 원래는 약 2주면 될 것이 요즘 코로나 때문에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두 달이나 걸릴 거라고 하길래 놀랐다. 삶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안 미치는 곳이 없구나, 이노무 코로나...

 

 

용산 어딘가에서

  내가 늘 가던 소니 서비스센터 남대문점이 지난달 말부터 신용산점으로 지점을 옮겼다고 한다. 친절한 접수 직원과 빠른 점검 기사 덕분에 기분 좋게 서비스를 받고 왔다. a57을 맡기면서 겸사겸사 a7r2도 들고가서 가벼운 점검 및 청소를 맡겼는데 다행히 이 녀석은 별 문제 없고 청소도 잘 되었다고 한다. a57의 수리까지 완전히 끝나고 나면 소니 서비스센터 신용산점의 이용 후기를 올려볼 생각이다. 늦으면 두 달이나 걸린다고 하니... 그 때는 기억이 많이 희미해질 것 같아 이렇게 짧게 미리 내 카메라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글을 하나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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