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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기록/사색하는 연습장

금요일 같은 목요일

by Heigraphy 2020.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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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흘만에 올리는 글인가? 요즘 블로그에 내 글은 못써도 가끔 들어와서 피드를 확인하거나 방문자 수 정도는 체크를 하는데, 특히 방문자 수가 보자 보자 하니 정말 안습이다. 아마 블로그가 자리잡은 이래로 요즘 최저점을 찍고 있는 듯? 주제 없이 쓰는 일기 같은 글은 블로그에 올리기를 조금 지양하는 편인데, 어쩔 수 없다. 이것도 결국 내 삶에서 영감을 받아서 쓰는 건데, 굳이 쓰고 싶지 않은 이런 거, 저런 거를 다 쳐내고 나면 그냥 매일이 좀 비슷하고 글 쓸 소재가 없거든. 아니면 늘 생각하듯, 나는 내 삶을 가장 가까이서 접하는 사람이라, 글로 풀어낼 그 어떤 사소한 소재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걸지도.

  요즘은 개인적으로 아이디어를 쏟아내야 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다고, 내가 구상하여 내놓는 모든 것들은 사실 어디선가 다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해봤던 것들이다. 그중에서도 요즘 머릿속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건 지난 1년 동안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다녀온 숱한 공연과 축제와 행사, 그리고 놀이의 경험들이다. 짝꿍님과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경험해보고 놀러 다녔던 게 참 좋은 자양분이 되고 있다. 워킹은 빼고 홀리데이만 옴팡지게 보내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짝꿍님을 얻은 것 말고도 나 스스로도 남는 게 있긴 있는 생활이었구나?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더 부지런히 놀러 다녀야겠다(?)

  '준비생'의 신분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올해는 벗어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채 그 중간 어디쯤 기로에 선 듯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것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도 나는 다시 방황하는 한 해를 보내겠구나 싶었는데. 웬걸? 막상 부딪쳐보니 의외로 지금 하는 것이 제일 괜찮은 것 같다. 아니, 너무 섣부른 판단인가? 그냥 동기부여나 일하는 방식이 달라서 그런 건가? 아무튼 요즘 내 삶은 괜찮다. 늘 그랬듯이 그냥 현재에 충실하며 살다 보면 또 반 발자국 정도는 앞으로 한 발 내딛게 되는 뭔가가 있겠지. 마냥 즐겁기만 했던 워홀의 경험이 1년도 더 지나고서야 지금 빛을 발하듯이, 반대로 지금의 이 경험이 훗날 또 어딘가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참 좋겠다.

  어제는 위기의 수요일이었는데 오늘은 금요일 같은 목요일이라서 오랜만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몇 자 적어본다. 그러고 보니 너무 바쁠 때는 글 쓰는 게 가장 뒷전으로 밀려서 그게 제일 아쉬우면서도 씁쓸하다. 제일 즐겁게 하는 일이 삶 앞에서는 제일 뒷전으로 밀리다니. 그러나 이것만큼은, 삶의 기복에 따라 잠시 뜸해질지언정, 절대 그만두는 일은 없으리. 글을 쓰고 싶어 지는 소재가 있으면 새벽녘에라도 다시 달려올 것이다. 그때까지 다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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