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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146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소설집을 읽다가 친구의 작품을 읽게 되는 경우가 몇이나 될까? 다른 작가의 작품을 먼저 읽으려고 들었다가, 낯익은 이름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들춰본 페이지에, 결국 입 밖으로 "허억-" 소리를 내고 말았다. 동명이인이 아니라 네가 맞구나. 네가, 정말로 등단을 했구나. 오랜 시간 글을 써온 친구라는 것도 알고, 누구보다 노력한 친구라는 것도 알기에, 보자마자 내가 다 감격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너는 나보다도 자신의 얘기를 안 하는 사람이라, 네가 등단한 이후로도 우리는 만난 적이 있지만, 그 좋은 소식을 나는 이제서야 소설집을 통해서 알게 됐구나. 네가 원래 그런 친구라는 것도 알기에 섭섭한 마음은 없었고, 오히려 만났을 때 그 사실을 몰랐던 내가 온 진심을 다해 축하해.. 2020. 5. 11.
생각지도 못한 것과 생각대로 되고 있는 것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 생일. 하지만 나는 생일에 특별히 티를 내지 않는다. 그 흔한 카톡 알림 설정도 안 해놔서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곤 내가 직접 말해주거나, 이전에 얘기한 걸 상대방이 기억해주는 것뿐이다. 기억해주면 정말로 고맙고 아니어도 괜찮다. 근데 올해는 (생각지도 못한) 축하를 참 많이 받았다. 생일이라고 어김없이 미역국 끓여주신 엄마, 당일에는 다들 바빠도 주말에 같이 맛있는 것 먹자고 시간 내어준 가족들, 12시 땡 하고 축하해준 내사람들, 벌써 수 년째 기억해주고 축하해준 오랜 친구들, 생각지도 못한 선물까지 보내줘서 감동이었던 친구들, 사랑하고 보고 싶은 우리 DJDC, 언제부턴가 매년 잊지도 않고 영상이든 음성 메시지든 보내주며 축하해주는 친구, 아들 여자친구 생일도 축하해주시고 아직.. 2020. 5. 5.
누워서 쓰는 글 너무 힘들어서 짬내서 쉬는 동안 누워서 핸드폰 자판으로 대충 쓰는 글. 사람을 완벽하게 자가격리 시키려면 어떻게 하면 되게? 재택근무로 아주 그냥 투-잡을 시켜버리면 되는 것이다. 지난주 즈음부터 평일에는 9 to 6 + 8 to 12 하느라, 주말에는 힘들어서 쉬느라 5일이나 내리 칩거를 했다. 그 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해도 가끔 동네 마실은 다녔는데... 출퇴근도 아니고 둘 다 집에서 하는거다 보니 진짜 나갈 일도 없고 시간도 없었다. 오늘 5일만에 진짜 잠깐 나가보고 바깥 날씨가 이렇게나 맑았나 싶었네... 햇볕이.. 햇볕이 쬐고 싶어요...... 하루에 열 몇 시간을 앉아있다보니 허리도 너무 아프다. 25살의 나는 이걸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 근데 왠지 올해의 내가 더 빡셀 거 같단 말이지... 2020. 4. 21.
미러박스 수명이 다한 나의 7년차 카메라 2013년부터 햇수로 7년, 만으로 6년 5개월 정도를 사용한 내 인생 첫 번째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미러박스가 수명을 다해버렸다. 나도 몰랐는데 그동안 약 8만여 장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1년에 약 1만 1천~1만 2천여 장을 찍은 셈인데, 사실 공연을 한창 보러 다녔던 약 2년 동안 한 5만 장은 찍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나머지 5년 동안 나머지 3만 장쯤 찍지 않았을까. 갑작스럽게 꽤 많은 비용의 수리비가 청구되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미러박스나 셔터박스의 수명이 보통 10만여 컷쯤 된다고 하니 '그냥 때가 된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모셔두지 않고 참 알차게 썼다. 아낌없이 썼다는 게 거칠게 썼다는 것과 동의어는 아니므로, 열심히 사용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쁘다. 그만큼 카메라도 .. 2020. 4. 16.
평범한 하루와 일상의 소중함 모처럼 콧바람 쐬러 나온 날. 꽃말이 '중간고사'라는 벚꽃이 어느새 흐드러지게 피었다. 대학생 아닌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벚꽃만 보면 중간고사가 먼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나저나 올해 다들 시험은 제때 칠 수 있나? 오늘의 외출 범위도 매우 한정적이지만,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괜히 얘기를 하나 꺼내본다. "나 동네에서 만나는 것 치고 과하게 (꾸며서) 입어도 돼? 다른 데는 입고 나갈 데가 없어." "응 되지ㅋㅋㅋㅋ" 요즘은 새옷 쇼핑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안 하지만, 가지고 있던 옷으로라도 봄 기분 내봐야지. 모처럼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살랑살랑 길을 나서본다. 아예 식당 앞에서 만나서, 만나자마자 점심식사를 한다. 회식할 때나 먹었던 중화 코스요리를, 오늘은 부담없이 자비로 먹어본다. 요.. 2020. 4. 3.
SKAM NL 후기 & 네덜란드어 공부하기 친구의 추천으로 네덜란드 드라마인 을 봤다. 은 노르웨이 원작 드라마로, 인기가 많아서 유럽 각국에서 리메이크를 했는데, 그 중 이 네덜란드 버전인 것이다.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어서(한 명 빼고) 자꾸 보게 되는 드라마다. 각자 다 개성이 있고,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는 아이들. 왜 '아이들'이냐면, 이거 하이틴 드라마거든... 어렸을 때 한창 유행하던 도 안 본 난데, 이 나이 먹고 하이틴 드라마로 외국어 공부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ㅎㅎ 클립 두세 개 볼 때까지도 적어도 대학생 이야기인 줄.. 연인 관계, 친구 관계, 인간 관계에서 서툰 행동들은 영락없는 10대인데, 가끔.. 그냥.. 나는 대학생 때 네덜란드 파티 가서도 그렇게는 안 놀아본 것 같은데.. 보면서 컬쳐쇼크였던 부분도 꽤 있었다. 그래서.. 2020. 3. 30.
선물은 구실일 뿐 네덜란드에서 한국에 온 지 어언 두 달째.. 아직도 선물이 남았다. 사람을 못 만나다 보니 선물을 가져와도 나눠줄 수가 없었고, 결국 스트룹 와플의 유통기한이 임박했다. 혼자 먹기에도 많이 남아서 결국 동네 친구를 호출했다. "내일 뭐해? 차랑 과자 먹지 않을래?" "좋지!"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가자마자 손을 씻고 차와 과자를 전달한다. 한 봉지는 같이 먹고 한 봉지는 혼자 또 먹으라며 와플 두 봉지를 건넨다. 이건 커피랑 먹어야 할 것 같다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내려다 준 친구. 그 위에 와플을 올린다. 스트룹와플을 나눠줄 때면 "이거 뜨거운 차나 커피 컵 위에 올려놓고 살짝 녹여서 먹는 거야!"라고 늘 설명하지만, 막상 스스로 이렇게 먹어보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와플이 생각보다 두꺼운 것 같은데,.. 2020. 3. 26.
이제 배추장사 가능! (feat. 1종 보통 운전면허) 면허 땄다! 무려 1종 보통을! 기간으로 치면 약 2주 정도 걸렸고, 학원 나간 일수로 치면 5일 만에 땄다. 이 블로그에 올렸던 것처럼 면허를 딴다고 해도 도로에서 주행은 못할 것 같았는데, 웬걸 나는 의외로 무대체질(?)이었다('무대체질' 탄생 비화는 이 게시물 아래에). 필기시험, 기능 시험, 도로주행 전부 한 번에 통과!🙋‍♀️ 나는 도로주행이 '재미있다'고 느꼈다. 장내보다 도로가 더 쉽다고 느꼈다. 물론 나보다는 내 주변 차들이 운전을 잘해줘서 내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었던 거겠지만ㅋㅋㅋ 오죽하면 처음 도로주행 연습 나갔던 강사님이 딱 두 시간 타고나서 나보고 소질 있다고, "가서 (트럭 몰고) 배추장사 해도 되겠다~" 하셔서 게시물 제목도 저렇게 됐다ㅋㅋㅋㅋ 면허증까지 발급받아서 기쁘긴 한데.. 2020. 3. 4.
베이징이 서울 되고 볶음우동이 파스타 된 하루 재-미-있-는-일-이- 없다. 그래서 보다시피 이 블로그에도 예전 여행 이야기나 주구장창 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노잼기라거나 그런 건 아니다. 삶에 의욕이 없진 않은데, 그냥 재미있는 일이 없어. 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선뜻 만나자고 하기가 그래서 사람도 잘 안 만나고 조용히 지내는 게 심심함에 한몫하는 거 같기도 하다. 베이징 경유할 때 만나기로 했던 친구를 한국에 와서, 한 달이나 더 지나서야 드디어 만났다. 베이징에서 마라탕을 먹자는, 꿈에 부푼 약속을 했는데 결국 동네에 있는 파스타집을 겨우 갔네. 네덜란드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베이징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한국 와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전에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씩 보면서, 그냥 집 앞에서.. 2020.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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