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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1'즉흥 당일치기X3(강화도)

강화도 당일치기×2, 03 읍내여행의 꽃, 시장 구경

by Heigraphy 2021.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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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방직 카페

  이곳은 원래 당일치기든 1박 2일이든 거의 마지막에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더운 날 거의 2시간이나 밖에서 걸으니 갈증이 나고 지쳐서 쉬고 싶었다. 아무 카페나 가기에는 시간도 없고(+아깝고) 해서 조양방직 카페를 계획보다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1시간 정도만 있다가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하루 안에 강화도 남부까지 보고 다시 돌아올 계획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다.

 

 

조양방직 카페 내부

  생각보다 굉장히 크고 볼거리도 많았던 조양방직 카페. 별다른 기대를 안 했어서 그런지 이곳이 오히려 강화도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소가 되었다. '미술관 카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눈이 너무 즐거웠던 곳. 이곳 소품들은 '미술품'이라기보단 사실 '수집품'에 가깝게 느껴졌는데, 그것에 엄청난 권위가 있다거나 거리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닿을 수 있는 것들이라 더 반가웠던 곳. 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부조화의 조화가 매력적이었던 곳.

 

 

카라멜 라떼

  카페인과 당을 모두 충전하는 데는 달달한 커피 만한 게 없지. 한 시간 안에 나가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자리 잡고 앉으니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나가기 전에 카페 구경도 할 건데 그럼 정작 앉아서 음료 마시는 건 30분밖에 못하고요..? 뭐에 쫓기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급하게 움직이고 싶지 않아서 결국 계획을 다 바꿔버렸다.

  '오늘은 강화읍내만 당일치기로 보고 가되, 남부는 내일 또 와서 하루 더 당일치기 하지 뭐! 그때 평양냉면도 먹어보면 되겠다!'

  내일 또 올 거면 왜 당일치기를 하나? 도저히 혼자서 펜션 같은 곳에서 자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나 같은 여행자들이 오는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 아니면 좀 저렴한 호텔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게다가 차라리 서울↔강화도를 오가는 대중교통이 편하지, 강화도 내에서 이동하는 대중교통은 꽤 드물기 때문에 강화읍내와 남부를 오가는 건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NEW) 시나리오 3.(프롤로그 참조)

 

 

혼행에 내 사진은 이렇게

  눈을 조금만 돌리면 죄다 거울 포토존이라 혼자서도 사진찍느라 참 즐거웠다. 무심한 듯 디테일한 인테리어에 감탄과 박수 보냅니다. 👏👏👏 다음엔 일행이랑 같이 와서 예쁜 사진들 많이 찍어주고 싶다.

 

 

인테리어 최고

  잠시만 있다 가겠다고 다짐했던 조양방직 카페에서 결국 두 시간은 앉아있다가, 나가기 전에 구경까지 야무지게 하고 길을 나섰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조양방직 카페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따로 올려두었으니 참고하시길.

 

 

강화풍물시장 가는 길

  남부는 오늘 안 갈 거고, 그럼 읍내에서 남은 할 일이 뭐가 있나? 바로 풍물시장에서 밴댕이 먹고, 순무김치와 인삼막걸리를 사는 거다. 조양방직 카페에서 풍물시장까지는 걸어서 약 25분.

 

 

강화풍물시장 가는 길

  풍물시장은 원래 실내 시장인데 현재 공사 중이라서 외부에 천막을 쳐놓고 장을 열고 있다. 처음엔 겨우 여기 보이는 빨간 천막이 다인가 싶어서 실망할 뻔했는데, 다행히 이 천막들을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더 큰 규모의 시장이 나오는 모양이었다.

 

 

빨간 천막 통로

  통로 잠깐 지나가는 동안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가 장난 아니다. 내 행색은 딱 봐도 장보러 온 사람처럼은 안 보였을 텐데... 나물 안 필요하냐는 둥, 땅콩을 사가라는 둥 넉살 좋은 아주머니들 덕분에 약간 당황스러우면서도 정겨웠다. 결국 어느 아주머니의 넉살에 못 이겨, 시장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막걸리 사겠다고 약속하며 일단 시장으로 진입했다.

 

 

강화풍물시장

  안쪽으로 들어오니 주차장에 훨씬 더 넓은, 흰 천막의 시장이 열려 있었다. 풍물시장은 원래 5일장으로 2, 7일에 크게 열리고, 그 외 날짜에는 상설시장이 열린다. 내가 간 날은 장날은 아니고 상설시장이 열렸던 날. 장날에는 이곳을 찾는 인파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보고 싶다면 차라리 이렇게 장날을 비껴가는 게 오히려 구경하긴 더 좋다고 한다.

 

 

강화풍물시장

  현재 공사 중인 시장 건물.

 

 

임시시장 배치도

  야외로 옮겨와도 있을 건 다 있다. 수산물 가게, 농산물 가게, 반찬 가게, 정육점, 청과점, 식당 등등 이 배치도를 보고 원하는 곳을 찾아가면 될 듯하다.

 

 

온누리 식당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밴댕이는 포장을 해가기로 했다. 겸사겸사 가족들도 맛보여주고 싶어서. 원래 생각해둔 식당이 있었는데, 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살갑게 말을 걸어주신 아주머니에게 왠지 신뢰가 가 처음 본 곳에서 밴댕이 무침 포장을 했다.

 

 

밴댕이 무침 포장

  주문할 때, 대중교통을 타고 갈 거라 부피가 너무 크지 않으면 좋겠고, 3시간 정도는 신선함이 갔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얼음포장을 해서 최대 이틀도 보관할 수 있고, 직접 박스 사이즈를 보여주시고는 손잡이도 만들어주신다고 하여 결국 포장을 했다. 생각보다 무게도 별로 안 무거워서 다행이었다. 가격은 2인분에 23,000원.

 

 

순무김치

  두 번째 목표는 순무김치. 이것도 눈에 띄는 가게에 즉흥적으로 가서 구매했다. 원래는 작은 통에 들어있는 김치를 사려고 했는데, 가족들이 있으면 1-2kg 정도는 먹어야 한대서 고민하다가, 할머니 댁도 좀 나눠드릴 생각으로 2kg짜리 구매. 그러나 이제 와서 말하지만 이것은 대단한 실수였다.......

  아무튼, 순무김치 2kg에 20,000원. 풍물시장의 순무김치 가격은 대체로 1kg 당 1만 원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 모양이다.

 

 

순무김치 2kg..

  사고 나서 생각해보니 지하철 타고 갈 건데 밀봉된 통도 아니고 봉지에 든 김치를 어떻게 들고 갈 것이며... 이걸(+@) 들고 3시간이나 이동을 한다고? 생각이 짧아도 너무 짧았다. 하여튼 해야겠다 하면 뒤는 생각도 안 하고 사고 치는 데 선수야...

 

 

인삼막걸리

  인삼이 유명한 강화도에서 파는 인삼막걸리. 이것도.. 여기까지 왔는데 안 살 수 없잖아? 아버지 드릴 거 하나, 지인 드릴 거 하나 해서 2병을 사버렸네. 나 무슨 철인쯤 되나? 차도 없이 이걸 다 맨몸으로 들고 가겠다고ㅋㅋㅋㅋ

  조금 무리를 했지만 풍물시장에서 볼일은 기어코 다 봤다. 역시 여행하면서 시장을 둘러보는 건 즐겁다. 시장이야말로 그곳의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여행가면 꼭 들르는 곳 중 하나. 거기에 지역 특산물까지 건진다면 더할 나위 없지.

 

 

늘어난 짐

  양손에 다 들기도 힘든 정도의 짐이 생겨버렸다. 하나하나 살 때는 몰랐는데 다 모아놓고 보니... 노답ㅋㅋㅋㅋ 거기에 김치는 막 냄새 날 것 같고, 하여튼 집으로 출발하려니 총체적 난국이 펼쳐져버렸다.

 

 

최대한 담아보기

  올 때 짐을 워낙 가방에 남은 공간 없이 꾸리다 보니 혹시 여행 중에 보조가방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까 싶어 접어서 보관하는 장바구니 같은 걸 하나 들고 왔었는데, 이렇게 꺼내게 될 줄이야. 김치는 봉지를 하나 더 묶고 또 막걸리 봉투에 담아 최대한 밀봉하려 노력했더니 다행히 냄새는 안 났다. 이거 다 해서 못해도 한 5kg은 하지 않았을까?

 

 

강화도 벗어나는 중
(아마도) 한강

  강화도→서울 행 버스는 다행히 금방 왔다. 승객이 많지 않아 짐을 두는 데 무리도 없었다. 서울 도착하면 퇴근시간은 비껴가기 때문에 그 점은 다행이고.. 서울에선 사람 많은 2호선을 피하고, 구석 자리에 쭈그려서 갈 수 있도록 약간 돌아가는 노선을 탔더랬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생고생이냐구ㅋㅋㅋㅋ 덕분에 몸살 비스무리한 거 나서 다음날 강화도행은 취소했다. 이게 당일치기×2를 띄엄띄엄 실행하게 된 이유.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네.

 

 

~ 에필로그 ~

밴댕이무침

  최대 이틀도 간다던 밴댕이무침 포장은, 아이스팩이 아니라 정말 그냥 얼음을 넣어주셔서 박스 바닥에 약간의 물이 고여있었다. 그래도 이동하는 동안 새지 않아서 정말 다행. 구성은 밴댕이회, 채소, 양념장 끝.

 

 

밴댕이 무침

  분명 2인분 포장했는데 4인이 먹어도 다 못 먹었던 밴댕이 무침. 우리 가족 양이 작은 건지, 이곳 양이 많은 건지..? 뭐든 다 넉넉하게 넣어주셔서 푸짐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순무김치

  레트로한 감성의 우리집 접시에 덜어본 순무김치. 순무는 뭐가 다른가 했는데, 다르다! 훨씬 부드럽고 약간 단맛이 난다. 아빠는 이거 너무 맛있다고 나보고 강화도 여행 자주 다녀오라고 하신다ㅋㅋㅋㅋ 2kg으로 할머니 댁도 나눠드리고 우리도 넉넉하게 먹었다. 다들 맛있게 드셔주시니 들고 온 보람이 있구만.

  막걸리는 오롯이 아빠가 드셔서 사진과 후기 없음. 나는 강화도 다시 가서 등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잔막걸리로 맛이나 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여행기는 두 번째 당일치기 여행기로 이어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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