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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1'즉흥 당일치기X3(강화도)

강화도 당일치기×3, 05 강화도를 다시 갈 줄 몰랐네 (서령, 전등사, 연미정)

by Heigraphy 2021.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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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쉬고 있을 때 E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금요일에 무엇을 하냐는 질문에 딱히 계획은 없다고 하니 드라이브를 하러 가자는 제안을 해줬다. 이 무렵의 나는 더더욱 기분전환이 필요했을 때라 언니의 제안이 너무 반가우면서 고마웠고, 냉큼 수락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저번에 계획했다가 다 못 가본 강화도 루트를 이야기하니 언니가 괜찮은 코스래서 강화도로 결정! 못 가본 곳들이 아쉽긴 했지만 대중교통으로 다시 갈 엄두가 도저히 안 나서 올해 다시 강화도를 갈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언니 덕분에 올해 세 번째 당일치기를 했네!

 

날씨가 매우 맑았던 11월의 어느 날

  아침에 중간지에서 만나 언니의 픽업을 받고 강화도로 출발했다. 대중교통으로 왔다갔다 할 땐 편도 3시간이 넘었는데 차 타고 오니 한 시간이 채 안 걸렸던 것 같다. 자차 만세...

  가는 길에는, 지난번에는 왜 강화도를 다 못 돌아봤냐는 질문에 대한 썰을 풀다가 언니한테 아주 혼났다😂😂 저도 그때 반성 아주 많이 했어요... 이제 여행지에서 겁대가리 없이 안 굴 거예요...

 

 

첫 번째 목적지 서령
물냉면과 비빔냉면, 만두까지!

  점심때쯤 강화도에 도착했기에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지난번 방문 때 정말 와보고 싶었는데 조금 어이없게 못 왔던 서령을 데리고 왔다. 언니는 예전에 자매들이랑 같이 먹었던 (아마) 평래옥 이후로 두 번째로 먹는 평양냉면이라고 했다.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으니 비빔냉면도 시키고, 오늘은 드디어 일행이랑 같이 먹으러 와서 곁가지 메뉴인 만두도 시켜본다. 음식에 아주 자부심이 있는 사장님 덕분에 맛있게 뚝딱 잘 먹었다.

 

 

두 번째 코스는 전등사

  서령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전등사. 어른 4,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주차비는 일괄 2,000원이다. 블로거를 위해 친히 표를 들고 사진 찍으라며 기다려준 E언니ㅋㅋㅋ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 절 엄청 오랜만인 것 같다.

 

 

전등사 남문

  삼랑성(정족산성)에 위치한 전등사에 가기 위해 남문을 통한다. 본래는 동서남북 네 개의 문이 있었으나 현재는 남문과 동문만 사용 중이다. 전등사는 강화도 내에서 가장 큰 사찰이며 사람이 꽤 많이 찾는 곳인데, 평일이라 그런지 다행히 조금은 한적했다.

  올라가는 길에는 여느 산아래처럼 막걸리 파는 집들도 많은데, 평일 낮이라 그런지 몰라도 문을 연 곳이 많지 않았고 생각보다 활기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대중교통으로 왔을 땐 전등사 아래에서 인삼막걸리 마셔보려고 했었지.

 

 

대웅보전
대웅보전의 처마

  조선 중기, 광해군 13년에 지어진 목조 양식의 건축물 대웅보전이다. 이날은 개방을 하지 않는 듯했다. 처마를 떠받치고 있는 듯한 나부상도 전등사 대웅보전의 유명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전등사 느티나무
느티나무 뒤로 보이는 범종을 비롯한 사물

  템플스테이 때 조금 배웠다고 이젠 종뿐만 아니라 사물이 다 눈에 들어온다. 전등사의 범종은 1097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물 제393호인데 이는 다른 곳에 보관되어 있고, 사진 속 범종은 비교적 근래에 새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뭔가 찍는 척을 하는 나를 찍어준 E언니

  전등사 경내가 예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 사진 찍는 내 모습을 열심히 찍어준 E언니ㅎㅎ 이 장독대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일단 찍는 척이라도 해보래서 열심히 폼 잡고 있었더니 내 사진을 더 예쁘게 남겨줬다📸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던 11월의 전등사

  단풍이 한창때까지는 아니었지만 군데군데 여전히 색으로 존재감을 뽐낼 때였다. 봉선사 때부터 느낀 거지만, 단풍 예쁘게 든 가을에는 산에 있는 절을 가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쯤 구경 후 단풍 뒤로 보이는 절 내 찻집, 죽림다원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조금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죽림다원 메뉴
아기자기한 찻집 내부

  '카페'보다는 그야말로 '찻집'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이곳. 일단 메뉴 자체가 커피 메뉴가 거의 없다. 라떼도 없어서 살짝 실망할 뻔하다가, 절에 있는 찻집이니 이참에 다른 거 마셔봐야지 하는 맘으로 연잎차를 주문했다.

  찻집을 꾸미는 소품들은 인테리어 소품이기도 하고, 판매 중인 것들도 있었다. 불교용품도 몇 있었는데 소소하게 준비된 게 오히려 눈에 띄었다.

 

 

음료 등장!

  바닥에 보일러 뜨끈하게 나오는 좌식 테이블에 앉아서 여유롭게 차 한 잔. 절에서는 역시 연잎차 한 잔 마셔줘야지.

  이후에는 사진은 없지만 죽림다원에서 멀지 않은 무설전 및 서운갤러리에 들어가서 부처님께 절도 올리고, 갤러리 내 작품도 잠깐 보았다. 요즘 나랑 절 가는 사람 나 때문에 절 한 번씩 올리고 나와야 함..ㅎㅎ 누차 말하지만 불자는 아니고 그냥 불교를 철학으로서 좋아하는 1인 정도 됩니다.

 

 

여전히 좋은 날씨
소나무가 어우러진 경치도 좋구나

  알록달록한 가을의 색만 보다가 이렇게 푸릇푸릇한 상록수 색을 보니 또 좋다. 산성은 산성인지 저 멀리 강화도의 모습이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온다.

 

 

photo by E언니

  정족산성까지 왔으니 막간 한국사 지식을 떠올리며 양헌수비를 찾아 걸었는데, 지도에 표시된 곳으로 아무리 가봐도 나오지 않아서 포기... 그저 사진 몇 장을 더 남겼는데 E언니가 찍어준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결국 블로그 프사도 바꿨다는 사실~ 전등사는 생각보다 큰 곳인 것 같다.

 

 

강화도 남부, 정족산 삼랑성에 위치한 전등사

 

 

  이후엔 동막해변을 가려고 하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다른 곳은 어디 없을까 검색해보던 중, 북한이 보이는 월곶돈대라는 곳이 북부에 있다고 하여 계획을 급 변경하였다. 드라이버 E언니 덕분에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압도적 감사..!

 

월곶돈대 오르는 중

  북한이 보이는 곳이라더니, 검문소를 하나 통과해야 했고 더 안쪽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듯했다. 위성사진은 결코 안 뜨던 강화도 북부가 군사지역이라는 게 실감이 나네.

 

 

연미정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월곶의 물길 모양이 제비꼬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이 정자의 이름이 연미정이 되었다고 한다. 정묘호란 때 인조가 후금과 굴욕적인 강화 조약을 맺은 곳이기도 한 곳. 영조, 고종을 거쳐 여러차례 보수되었다고 한다. 한국사 공부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벌써 가물가물하고 이거 참.

 

 

북한

  망원경 같은 거 없이도 건너편에 북한이 떡하니 보인다. 철조망 같이 시야에 거슬리는 것도 없다. 눈앞의 강 하나 건너면 북한이라니, 이렇게나 가깝다니.

  다만 사람 사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산일 뿐이고, 그마저도 수풀도 안 보이는 회색빛 민둥산이 보이는 경우도 많다. 고작 강 하나를 두고 이렇게나 생경한 풍경이라니.

 

 

그리고 남한

  반면에 남한의 풍경은 집도 많이 보이고 왠지 더 사람 사는 느낌이 든다. 바다도 아닌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렇게나 다른 삶을 살 수가 있나. 북한 사람들은 집도 많고 활기차 보이는 남한의 모습을 보면 과연 무슨 생각이 들까.

 

 

노을 지는 연미정
photo by E언니

  연미정 옆에는 약 500년가량의 오랜 역사를 지닌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2019년 태풍 '링링'으로 인해 부러져버렸다고 한다. 강화 8경 중 하나였던 데다가 그렇게나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나무였는데 참 아쉽다.

 

 

이제 집에 갈 시간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본 뒤 너무 늦지 않게 다시 서울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강화도 북부, 강화대교에서 가까운 연미정

 

 

차에서 본 노을

  이날은 하늘이 참 하루 종일 예뻤다. 달리는 차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언니가 일부러 천천히 가주기도 했다. 정말 언니 덕분에 편하고 즐겁게 잘 놀았던 하루!

 

 

신상 과자도 맛보았지

  서울 출발하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서 주전부리를 몇 가지 샀다. 팔도 비빔칩 버터간장맛이라니 신상 과자는 못 참지! 그냥 버터맛 살짝 나는 콘칩 맛이었다. 기대한 거에 비해선 쏘쏘..

  집에 갈 때는 강화대교를 통해 빠져나갔는데, 차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막혔다. 시간 맞춰 가야 할 일이 있었는데, 분명 여유 있게 출발했다고 한 건데 중간에 시간이 너무 촉박해져서, 언니가 원래 데려다주고 싶었던 곳까진 못 가고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렸다. 서울 지하철역 아무데서나 떨궈줘도 나야 감사하지! 앞으로 강화도 오갈 때는 차가 막힐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겠다.

  덕분에 하루가 참 길고 알찼던 날. 지난번에 못 했던 것들 다 하고 와서 한도 풀었다. 이걸로 적어도 2021년 강화도 당일치기 여행은 정말로 끝!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기분 전환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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