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내의 코로나19 공식 확진자 수가 현지 날짜 3월 15일을 기준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현지 날짜 3월 15일 기준 총 1,135명)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확산 속도를 늦추는 전략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다 보니, 증상이 의심되는 경증 환자는 검사를 하지 않고 자가격리만 시키고 있고, 이런 사람들을 포함한 실제 감염자는 아마 6,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단다. 보건당국은 학교도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고, 정부는 그렇게 되면 맞벌이 부부 가정에 차질이 있을 것이므로 열어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 보건당국의 주장대로 초중고등학교도 문을 닫기로 했다.
문제는, 몇몇(어쩌면 다수의) 사람들은 코로나19가 그냥 지나가는 독감 정도인 걸로 생각을 하고 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는 거다. 실제로 '자가격리 권고'를 받았지만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사람이나, '밀접 접촉자'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다니는 사람을 본 교민들의 이야기가 속속 올라온다. (더치인들이 세상에서 제일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다는 말 취소...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져가고 있지만, 아직 마스크를 쓰는 분위기도 아닌 모양이다.
현지에서 살고 있는 교민들의 고충은 두 배인 듯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언제 어디서 감염이 될지 알 수 없고, 만약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검사는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한 데다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창궐하던 초기부터 인종차별적인 언행들까지 많이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에 수 년째 살면서 늘 가던 슈퍼마켓을 갔는데도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고 한다. 나 또한 귀국 초기(1월 말)에 '네덜란드에 있는 게 나았을까?'를 고민해보았지만, 이러한 이유로 결론은 '아니다'였다. 혐오와 차별. 정말 안타깝고 화나는 현실이다.
짝꿍님에게 계속 당부했다. 당분간은 되도록 부모님도 만나러 가지 말고, 집에만 있을 것이며, 정 나가야 하는 일이 있다면 대중교통 말고 차를 이용하라고. 나 때문에 한국의 상황을 꾸준히 지켜보던 사람이라 그런지, 그나마 경각심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유럽이 난리 나기 전에 짝꿍님도 나를 볼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부디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또, 나 귀국할 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조심히 가라고 일일이 전화해주신 짝꿍님 가족들도 다음에 내가 다시 갈 때까지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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