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다(lazada)와 쇼피(shopee)에서 산 물건들 (태국 소비 기록)
중국에 알리 혹은 테무가 있다면 태국에는 라자다(lazada) 혹은 쇼피(shopee)가 있다. 가격이 워낙 싸다 보니 한편으론 의심이 가면서도 한편으론 실패해도 큰 리스크가 없으니 사 보자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거 완전 알리/테무에서 사는 심리 아냐? 실제로 내 친구는 라자다에서 로지텍 헤드셋을 말도 안 되는 8천 원이라는 가격에 샀는데 대성공했다.
나도 뭐 필요한 게 있을 때마다 야금야금 라자다나 쇼피를 이용하긴 했지만, 최근에 특히 한꺼번에 뭘 많이 샀다. 대부분의 실패와 몇 개의 성공이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라자다나 쇼피에서 "이건 절대 안 사야지"하는 품목이 생겼다. 😂
재미로 가볍게 써보는 라자다와 쇼피 소비 기록.
1. 신발(뮬, 샌들)
라자다나 쇼피의 배송 특징이라면, 뽁뽁이 포장이나 겉박스 포장 그런 거 없고, 그냥 상품 그대로 택배용 비닐에 넣어서 보낸다는 것. 신발박스를 그대로 비닐봉투 안에 넣어서 보내니 오는 동안 당연히 다 찌그러지고 난리가 나지. 기대도 안 했다.
약간 포멀하면서도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신발이 필요해서 베이직한 디자인의 뮬을 샀다. 외양과 시착은 괜찮았다. 근데 웬걸? 신고 나갔는데 몇 번 걸으니 신발에 막 접힌 자국이 나기 시작함. 그.. 알리/테무에서 신발 사면 무슨 종잇장처럼 기분 나쁘게 가벼운 느낌이 있다고 하던데, 이 뮬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도대체 뭘로 만든 건지 종잇장처럼 접힌 자국이 난다고...
뮬 샀더니 같이 줬던 건데, 처음엔 브러시만 보고 신발 먼지 털라고 준 건가(?) 했다. 이건 왜 넣어주는 거야..?
이미 그전에 쇼피에서 산 샌들이 하나 있었는데, 밑창이 너무 얇아서 발이 아프고 한 2주 신었더니 마찰력이 다 죽어서 엄청 미끄러워진 바람에, 이번에는 좀 푹신하고 바닥 튼튼한 거 사보자 해서 구매한 샌들. 기대한 대로 푹신하긴 했는데, 신을 때마다 무슨 푸쉭푸쉭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남...
딱 두 번 신었는데 밑창에 붙은 게 막 이리저리 쭈글쭈글 미끄러짐ㅋㅋㅋㅋ 안 그래도 별 예쁘지도 않았는데 그냥 스티커 붙여놓은 거였냐고... 이참에 아예 떼어버리고 물티슈로 박박 닦아서 끈적거리는 것도 제거했다. 걸을 때마다 바람 빠지는 소리만 아니면 무난한데, 얘도 신어봐야 알 듯 과연 수명이 얼마나 될지ㅋㅋㅋㅋ
이후로 라자다나 쇼피에서 신발은 다시는 안 사리라 다짐했다. ^^
2. 옷(재킷, 원피스, 반팔니트)
이게 진짜 희대의 낚시였는데, 평소에 나는 재킷을 잘 안 입지만 이번에 일하면서 입을 일이 있을 것 같아 하나 구매하고 싶었다. 그래서 여름 재킷은 어떻게 코디하나 이미지 검색을 해보는 중, 쇼피에서 파는 옷을 한국의 인터파크 쇼핑에서 똑-같은 걸로 3만 원에 팔고 있는 걸 발견했다.
https://shopping.interpark.com/product/productInfo.do?prdNo=8292810145&uaTp=1&
진짜 이미지가 이거랑 똑같았음. 비슷한 게 아니라 도용 수준으로 똑같음. 근데 인터파크 쇼핑에서 판매하는 게 '직구'를 해서 파는 거라네? 그럼 진짜 똑같은 상품을 여기는 130밧 한국은 3만 원에 파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덜컥 구매.
그랬더니 위 사진 같은 옷이 온 거다^^ 이게 어딜 봐서 사진이랑 똑같은 옷이니 이놈들아..? 기장도 품도 다르고, 거의 블라우스 수준으로 얇은 데다가 주머니는 심지어 페이크임ㅋㅋㅋㅋㅋㅋㅋ 개 어이없다고 진짜... 후기까지 꼼꼼하게 다 보고 산 건데 후기샷도 이러진 않았는데... 멀쩡한 거 잘 팔다가 갑자기 생산을 바꿨나, 도대체 진실이 뭘까 너무 궁금해짐.
이것도 뒤지게 얇아서 실패.. 조금 어두운 색 속옷 입으면 다 비치고 실루엣이 그냥 다 보임ㅋㅋㅋㅋ 왜 나는 돈 주고 자꾸 쓰레기를 사나.. 진짜 사진이랑 아주 묘하게 다른 무언가가 오는데 뭐라 콕 집어서 다르다고 말하기도 애매해서 반품도 못하겠음ㅠ
그나마 이번 쇼핑템 중 가장 건질 만했던 거.. 가볍고 시원하고 나쁘지 않음. 근데 이 옷 입고 크로스백 메고 다녔더니 딱 가방끈 닿는 부분 바로 보풀 일어남ㅜㅜ 보풀 관리만 잘하면 이건 그래도 몇 번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3. 모자
여름에 햇빛이 너무 세서 고민하다가 산 모자(태국에도 '여름'이라 불리는 시기가 따로 있다). 챙이 커서 햇빛 잘 가려주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구매했다. 디자인 무난, 그러나 챙에 힘이 하나도 없고 좀 흐물흐물한 건 함정.
아직 쓰고 나가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나중에 바다 같은 데 놀러 가면 챙겨가봐야겠다. 위에 실패한 아이템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이 정도면 괜찮지 싶은 마음.
한국에서는 보세 잘만 입고 신고 다녔는데, 태국에선 이제 (특히 신발은) 보세는 안 사려고. 사실 인쇼만 실패한 게 아니라 짜뚜짝에서 산 신발도 죄다 두 달을 못 넘김. 그런 의미에서 나이키 샌들 하나만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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