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파라곤 볼링&노래방 (Blu-O Rhythm & Bowl, Siam Paragon)
느지막이, 간단히 써보는 일기. 태국 생활 기록이 생각보다 순조롭지 않다. 핑계겠지만 생각보다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고, 생각보다 바쁘다(?). 일터에선 아예 카카오가 접속이 안 되고, 집에서는 인터넷이 되다 말다 해서 능률이 왕왕 떨어지는 중.
10월 초의 어느 날, 태국에서 사귄 첫 친구들이라고 해야 하나? 일터에 부임한 첫 주 주말에 그들이 노래방을 가기로 했다고 해서 얼떨결에 같이 가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노래방을 자주 가는 타입은 아닌 데다가, 한국처럼 룸으로 되어 있는 건지, 다른 나라처럼 무대로 되어 있는 건지 뭔지도 모르고 일단 무지성 따라가기로ㅋㅋㅋ 초대해 줘서 그저 고마울 따름.
노래방 가기 전 오전에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바로 집계약을 하는 거였다. 도와주는 분들이 많은 덕분에 좋은 집주인이랑 순조롭게 계약 체결 끝. 조금 저층이지만 옥상이 있다고 해서 철썩같이 기대했는데, 계약 다 하고 나서야 사무실에 물어보니 옥상은 일반인은 못 올라가고 엔지니어만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그 점이 참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 (이제 곧) 집 생긴다!
Blu-O Rhythm & Bowl,Siam Paragon
오늘의 목적지. 블루 오 리듬 앤 보울? 시암파라곤 5층에 위치한 볼링장 겸 노래방이다. 사실 이때가 시암파라곤에서 총격 사건 있은 지가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 일행들이 시암파라곤 가자고 해서 조금 놀랐지만 나보다 그들이 더 잘 알 테니 믿고 따라나섰다. 노래방만 가는 건 줄 알았는데 볼링장도 겸하는 곳이라서 볼링을 먼저 치기로 했다.
입장할 때 신발 빌리고 이름을 각자 얘기하는데, 점수판에 이니셜이 뜬다...인데 왜 나만 파워 실명으로 뜨는지?ㅋㅋㅋㅋ 별로 좋은 점수도 아닌데 당황스러워가지고ㅋㅋㅋ
처음 두세 번을 내리 0점을 냈더니 보다 못한 친구가 내 차례 때 와서 도와줌ㅋㅋㅋㅋ 와 나 한국에서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태국 오기 직전에도 자매들이랑 볼링 쳤었는데 그때 팀 내기도 이겼는데.. 거짓말처럼 그녀 도움을 받고 나니 점수가 나기 시작해서 간신히 꼴찌는 면하는 정도가 되었다😂
그나저나 나는 원래 리액션이 큰 사람은 아닌데, 점수를 내고도 내가 막 엄청 기뻐한다거나 하지 않아 보였는지, 또 실력이 지지부진하니 재미 없다고 느낀다 생각했는지 다음에는 볼링 치지 말자고 한다. 😂 배려 고맙고 좋은데 괜찮아..! 그냥 나는 실력 상관없이 뭐든 참여해 보고 직접 해보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야. 이 경험도 좋았다구.
1등이랑 무려 26점 차이 나게 끝ㅋㅋㅋㅋㅋ 내기 같은 거 안 해서 망정이지, 볼링 값 내기라도 했으면 속 좀 쓰렸을 듯...ㅎ 다들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는 훈훈한 분위기라 다행이다. 아니었으면 나 울어ㅋㅋㅋㅋ
계산을 나중에 노래방까지 한꺼번에 해서 정확하진 않지만, 신발 빌리고 볼링 한 게임하는 데에 200바트 정도 냈던 것 같다.
같은 공간 볼링장 지나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노래방이 있다. 다행히 한국처럼 룸 형태로 되어 있다.
그나저나 방이 없다고, 큰 방만 남았다고 해서 그거라도 달라고 했는데, 별로 노랫소리도 안 들리고 나중에 전산에 뜨는 거 보니 방 많더만... 비싼 방 주려고 일부러 방 없다고 한 거 같기도 하고ㅠ 6명이어서 큰 방이 결과적으로 나았던 것 같긴 하지만 상술이 조금 보여서 별로였달까. 심지어 외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고 태국 사람 같이 간 건데도 눈탱이 맞은 이 느낌ㅋㅋㅋㅋ
태국의 노래방은 나라별로 노래를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한국 노래도 참 많음! 나는 사실 평소에 케이팝을 그렇게 즐겨 듣지 않아서 이날 노래방 가기 위해서 뉴진스 노래를 공부(?)했는데ㅋㅋㅋㅋ 뉴진스, BTS, 블랙핑크 등등 글로벌&태국에서 핫한 아이돌 노래는 최신 노래도 있다. 근데 그 외에는 생각보다 최근 5년 내 노래가 잘 없다. 이건 그냥 팝송도 마찬가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 앞에서 주구장창 케이팝만 부를 수 없으니 나름 팝송도 시도해 봤는데, 없는 노래가 많았음.
오히려 옛날 노래가 많아서 진짜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노래들이 많았다. 나는 디토 하나 부르고 그냥 쭈욱 들었음ㅋㅋㅋ 친구들 음악 취향도 다양하다 보니 다양하게 감상(?)했는데, 이날 분위기 메이커였던 친구들이 있어서 그냥 엄청 웃으면서 놀았다.
한 친구가 그걸 또 영상으로 남겼는데 나중에 받아보고는 당황하면서 자기들이 너무 신났었다고 미안하대ㅋㅋㅋ 다음에도 자기들이랑 노래방 가주겠냐며... 당연하지 친구들아 나 한국 사람이야.. 내 한국 친구들은 너네보다 가무에 더 능하면 능했지 덜하지 않아... 그냥 내가 얌전할 뿐인 거지 나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단다?ㅋㅋㅋㅋ 한국에서 내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면 아주 깜짝 놀라 까무러치겠어.
저녁도 안 먹고 놀면서 뭐라도 마시자고 시킨 게 다들 말차 라떼, 말차 프라페, 레몬티 등등ㅋㅋㅋㅋ 건전하다 건전해. 노래방은 두 시간 놀았는데 시간당 600바트, 6명이 나눠 내서 인당 200바트씩 냈다. 거기에 음료값 따로. 노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2시간 내내 쉼 없이 부를 만큼 또 없지도 않았으므로 개인적으로 괜찮은 것 같다.
아참, 이날 내가 하도 조용조용 탬버린만 치니까 뭐라도 더 노래하길 바라는 거 같아서 포스트말론 시원하게 뽑았더니 끝나고 다들 박수쳐준 게 자랑이자 내 웃음벨ㅋㅋㅋㅋㅋㅋㅋ 잘해서라기보다 그냥 의외여서 박수쳐준 것 같음ㅋㅋㅋ
한국에서도 노래방 잘 안 가는데 얘네랑은 노래방 또 가보고 싶다. 한국 노래 불러도 다 알고 심지어 나보다 더 잘 알고 같이 부르고 해서 더 재미있었다. 새삼 느끼는 한류의 대단함... 덕분에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나 같은 사람들이 생활하기가 참 편하다. 국뽕이 다른 때가 아니라 이럴 때 차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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