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대형 불상이 있는 절, 왓 빡남 파씨 짜런(วัดปากน้ำ ภาษีเจริญ)
태국의 절이라고 하면 아마 왓아룬, 왓포 등 유명한 곳을 떠올리기 쉬운데, 여행객에게 비교적 덜 알려졌으면서 볼 만한 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왓 빡남 파씨 짜런(วัดปากน้ำ ภาษีเจริญ / Wat Pak Nam Phasi Charoen)이라는 곳이다.
1. 멀리서 본 왓 빡남 파씨 짜런
MRT 타프라(Tha Phra) 역에서 바라본 절이다. 이렇게 멀리서도 우뚝 솟은 불상과 불탑이 보인다. 왓 빡남 파씨 짜런은 이렇게 대형 불상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절이다. 이것만으로도 굉장히 특색이 있다.
2. 왓 빡남 파씨 짜런 입장과 대형 불상
왓 빡남 파씨 짜런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입장료가 없다는 거다. 외국인에게 입장료를 받는 절이 참 많은데, 이곳은 입장료가 없다. 복장도, 절이니까 분명 규정이 있을 듯한데, 무릎 정도까지 오는 반바지에 쪼리를 신고 들어가도 일단 그대로 입장할 수 있었다.
가까이 갈수록 사진 속에 담기가 참 어려운 부처님... 왓 빡남 파씨 짜런 자체는 있은지 오래 된 절이지만, 이 불상이 세워진 건 2021년이라 상당히 최근이다. 불상의 이름은 프라 부다 탐마까야 텝 몽콘(พระพุทธธรรมกายเทพมงคล / Phra Buddha Dhammakaya Thep Mongkol)이다.
거대 불상이다 보니 머리가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마치 속세를 다 바라다보듯 하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높이가 무려 69m에 달한다고 한다.
사원에는 승려들이 생활이나 수행 등을 하는 공간이 있고, 방문객이 기도를 드리는 공간이 있다. 안쪽으로 들어갈 때는 물론 이 앞까지 오는 데도 신발을 벗고 와야 한다.
3. 거북이도 있는 곳
사원 안쪽을 좀 더 돌아보는데, 철조망 너머로 거북이가 눈에 띄었다. 한 마리도 아니고 여러 마리가 있다. 이렇게 울타리까지 쳐놓은 것 보면 절에서 돌봐주는 녀석들이 아닌가 싶다.
얼굴 보기가 힘들었는데 고맙게도 이쪽으로 고개를 돌려준 거북이. 평소에 자주 보는 동물은 아니다 보니 계속 쳐다보게 된다.
살다살다 비둘기가 귀엽다고 느끼는 때도 다 있네. (평소에 무서워 함)
4. 에메랄드 불탑이 있는 대형 불탑
사리탑 가는 길에 다른 쪽에서 본 부처님. 왓 빡남 파씨 짜런은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큰데, 이 불상과 밑에서부터 소개할 불탑을 꼭 보면 좋다.
불상 못지 않게 큰 높이와 규모를 자랑하는 파고다, 이름은 프라 마하 쩨디 마하 라차몽콘(พระมหาเจดีย์มหารัชมงคล / Phra Maha Chedi Maha Ratchamongkol)이라고 한다. 사진 속 사람 크기와 비교해보면 불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불탑을 들어갈 때도 신발을 벗어야 한다.
불탑 내부는 마치 무슨 박물관 같다. 불교 관련 유물들이 굉장히 많이 진열되어 있고, 층도 상당해서 볼 거리가 정말 많다. 심지어 불탑 기둥마저도 이렇게 황금색 문양으로 잔뜩 꾸며놨다.
아마 꼭대기 층쯤이었던 것 같은데, 이 에메랄드이 또한 굉장히 아름답고,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불탑 속 불탑. 천장부터 주변 기둥, 그리고 에메랄드 색으로 빛나는 불탑까지, 이건 직접 봐야 그 아우라를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 앞에서 불탑 사진 찍는다고 얼쩡거리고 있었더니, 경비 아저씨가 와서 나와 일행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셨다. 딱히 찍을 생각은 없었지만(?) 찍어주신다고 하니 맡겼는데, 생각보다 엄청 열심히 찍어주시고 결과물도 좋아서 좀 놀라고 만족스러웠음ㅋㅋㅋ
또한 이 주변에 그냥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많았다. 구경하고 사진찍어도 되고, 쉬어가도 된다. 탑 내부지만 별로 덥지 않고 좋다.
또 하나 눈에 띄었던 건, 요일별로 다른 자세를 하신 부처님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던 점. 한국인들은 잘 모르지만 태국인을 비롯한 몇몇 나라 사람은 태어난 날짜뿐만 아니라 요일을 알고 있는데, 그와 관련된 불상인 듯했다.
나의 탄생 요일은 토요일이라 토요일 부처님과 찍었다. 토요일 부처님 왠지 짱 쎄 보여서(?) 좋다. 참고로 태국식으로 합장하며 하는 인사를 태국어로 와이(ไหว้)라고 한다.
꼭대기 층쯤 오면 약간의 외부 공간이 있다. 탑도 꽤 높다 보니 웬만한 집 지붕 정도는 보이는 높이인데, 부처님은 아직도 더 높이 계시네. 뒷모습마저 참 든든하다.
바로 옆에도 절이 하나 더 있는데, 그곳의 불상도 꽤 크다. 불상을 떠받치는 코끼리는 2마리인지 3마리인지 멀리서 보니 헷갈리는데 뒷다리가 4개, 몸통은 3개인 거 같아서 얼리서는 알아볼 수가 없는 듯하다. 왓 빡남 파씨 짜런 다 본 후 사진 속 절에도 가보려고 했는데, 공사중이라 불상에 가까이 가볼 수는 없었다.
5. 나오며
왓 빡남 파씨 짜런은 삼면이 운하로 둘러싸인 절이다. 그래서 다리를 건너 이동해야 하는데,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사원의 모습이 또 매우 아름답다. 운하는 1800년대 몽쿳 왕 시절에 건설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역사가 꽤나 오래된 절.
방콕에서 여행을 한다면 '왓 빡남 파씨 짜런'을 꼭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가끔 마음이 복잡하거나 할 때도 간다. 종교는 없지만 그냥 거대한 불상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끔 마음의 안정이 될 때가 있다.
MRT 타프라(Tha Phra) 역에서 걸어서 15-20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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