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트론(Decathlon) 등산화/양말/장갑 후기
2023년에는 시간 있을 때 등산을 제대로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마음먹은 건 빨리빨리 해야 하는 성격이라, 이참에 후다닥 등산 약속을 잡고, 겨울산행이니만큼 준비를 조금 해보기로 했다.
원래 아무리 높고 힘든 산을 가도 그냥 면티에 스니커즈 착용하고 가는 등린이 of 등린이였음.
그러다 몸이 엄청 고생하는 스타일...
네덜란드에서 살 때 운동용품은 데카트론에서 많이 샀었다.
그중 아직도 잘 쓰는 게 있어서 나에게 이미지가 참 좋은데, 얼마 전에 데카트론이 한국에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저렴하고 괜찮은 품질에, 등린이니 입문용으로 좋을 것 같아서 데카트론 등산화, 등산양말, 등산장갑 풀세트 결정!
참고로 데카트론은 그 자체가 한 브랜드가 아니고, 마치 이케아처럼 커다란 창고 같은 매장에 온갖 브랜드의 스포츠용품을 파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스포츠용품계의 이케아라고 많이 불리는 듯하다.
데카트론 등산용품 온라인 주문
데카트론 매장은 가장 가까운 곳이 송파, 그 외에는 모두 경기권에 있어서 실물을 안 보고 그냥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주문한 지 하루 만에 도착해서 배송 매우 만족.
다만 박스를 열어보니 포장이 조금 특이했는데, 용품들이 개별포장된 것이 아닌, 비닐에 한꺼번에 담아서 왔다는 것.
신발마저도 신발상자에 담긴 게 아니라 비닐에 투박하게 포장된 게 되게 인상적이었다.
안전포장 같은 것도 안 돼 있어서 택배 오는 동안 많이 굴러다녔을 것 같은 비주얼ㅋㅋㅋㅋㅋ
근데 오히려 좋아!!!
어차피 뭐 깨질 위험 있는 물건도 아니고, 포장이 화려하면 택배 받자마자 버려야 될 것들만 많은데, 이렇게 심플하게 와서 쓰레기 줄이고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다.
퀘차(QUECHUA) 등산화
여러 등산화 중 내가 선택한 것은 퀘차 NH150 로우 등산화.
마침 세일 중이라 매우 저렴했고, 디자인도 무난한 것 같아 선택했다.
데카트론 상품들은 잘 찾아보면 엄청 저렴한 게 많지만, 그만큼 품절이 빨리 되어서 빨리 주문하는 사람이 임자다.
일반 운동화는 한국 사이즈 225-230, 유럽 사이즈 35-36 정도 신는데, 등산화는 5-10mm 정도 크게 신어야 한다고 해서 이 등산화는 한국 사이즈 235, 유럽 사이즈 37로 주문했다.
그래야 안에 두꺼운 등산양말을 넉넉하게 신을 수 있다고 하여 선택했는데 아주 좋았다.
올록볼록하니 산 타기 좋게 든든하게 생긴 밑창.
겉감도 도톰하니 튼튼해 보인다.
확실히 일반 운동화보다는 튼튼하고 발을 잘 잡아주는 느낌이 있다.
등산화는 조금 넉넉하게 사서 발을 맨 앞까지 쑥 넣은 다음에 운동화 끈을 꽉 조여 신으면 된다고 한다.
(하산할 때 발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신발끈 묶을 때부터 앞쪽에 남는 공간 없이 딱 맞게 묶는 게 좋다고)
아쉽게도 워터프루프 소재는 아니다.
눈 소량 쌓인 산길에서는 괜찮을 것 같은데, 비 오는 산길에서는 신기 어려울 듯하다.
그러니 겨울 산행에 신어도 무리 없을 것 같다는 것이 결론.
등산화는 발목을 잡아주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고 딱히 그런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던데, 장단이 있는 모양이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게 발목을 보호해 줘서 좋으나 유연성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 것 같다.
좀 더 중점을 두는 기능에 맞춰 구매하면 되고, 로우라고 해도 제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
등산양말과 장갑
사실 양말이랑 장갑까지는 처음에 생각 안 했는데, 데카트론 사이트 둘러보다 보니 저렴하게 올라온 아이템들이 있어서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추가해 보았다.
양말은 등산화랑 같은 브랜드 퀘차, 장갑은 새로운 브랜드 칼렌지(Kalenji).
양말은 등산양말 치고 생각보다 두껍진 않아서 실제 당일에 신을 때는 두 겹 신고 나감.
장갑은 후기에 이미 조금 얇다는 평을 봤기 때문에 예상하고 있었는데, 얇긴 했지만 생각보다 따뜻했다.
양말 목이 길어서 손목까지 넉넉하게 덮어주는 게 좋았고, 엄지와 검지에 스마트폰 터치가 돼서 은근 유용하다.
겨울에는 칼렌지를 이너로 끼고 겉에 좀 더 두툼한 장갑을 한 겹 더 낀다고 하니 참고하기.
등산 준비 완료
세상 기본적인 용품이지만 이렇게 구색 맞춰 등산 준비하는 게 처음인 나한테는 거의 전문가 용품ㅋㅋㅋㅋ
이렇게 준비해서 눈 내린 도봉산을 올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만족스러웠음👏👏👏
데카트론 등산용품과 함께한 도봉산 등산
데카트론 등산용품과 함께 무사히 도봉산 신선대 등산 완료.
매번 맨몸으로 다니다가 처음 등산용품을 착용한 거라 더 크게 와닿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데카트론에서 산 이 등산용품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하산할 때, 눈이 이렇게 쌓였음에도 불구하고 등산화 밑창이 마찰력이 좋아서 미끄러지는 일이 거의 없었다.
재작년에 눈도 안 온 마니산 내려올 때 신발 밑창 미끄러워서 다리에 힘 엄청 주고, 거의 앉아서 손으로 짚고 내려오느라 다음날 다리 엄청 후들거리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까지 과한 힘이 들어간 느낌이 전혀 없었다.
등산양말도 두 개 신고 갔더니, 옆에 있는 친구는 발이 너무 시렸다는데 나는 그런 느낌 전혀 없었음.
다만 장갑은 확실히 좀 얇긴 얇아서, 난간 잡고 내려올 때 난간의 냉기가 다 전해져서 좀 힘들긴 했다.
난간 안 잡을 때는 금방 따뜻해졌음!
엄청 두꺼워서 둔한 장갑 아니고서는 사실 등산장갑이 아니라 그 어떤 장갑도 따뜻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데, 이건 적당히 얇아서 활용도가 좋으면서도 가만있으면 따뜻해져서 참 좋았다.
가성비 대만점의 데카트론 등산용품 최고.. 대만족..
이제 점점 데카트론에서 등산복과 스틱 등등 다른 것들도 장만하지 않을까 싶다.
하이킹/트래킹 용품뿐만 아니라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생활운동용품들을 다 판매하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사실 나는 데카트론을 수영용품으로 먼저 접해서, 이미 수영복은 종종 이곳에서 산다.
스포츠용품계의 이케아, 물건도 저렴하면서 퀄리티 좋은 것 인정.
올해도 열심히 운동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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