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일기 :: 아이콘 시암 영화관, 시네코닉(Cineconic)에서 인사이드 아웃 2 보기
2024.06.15(토)
이번에도 따끈따끈한 일기 먼저 왔다. 얼마 전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를 보러 다녀왔다. 태국 생활 10개월 차에 접어들었지만, 영화관에서 영화는 처음 본다. 방콕에는 여러 영화관이 있는데, 아이콘 시암에 있는 영화관 시네코닉(Cineconic)에서 보기로 했다.
1. 아침 운동
콘도 수영장이 공사한다고 한동안 문을 닫은 관계로 월세 아깝지 않게(?) 대신 매일 헬스장을 찾고 있다. 원래 저녁에 운동을 했었는데, 아침 시간대로 바꿔보는 중. 공복 운동이 좋다고 하기도 하고, 아침 시간에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 사람 없는 틈을 타서 나름 새로운 운동기구도 하나씩 도전해보는 중.
2. 브런치 먹고 이동
얼마 전에 마트에서 아보카도가 눈에 띄어서 오랜만에 과카몰리를 만들어 봤다. 네덜란드 살 때 종종 만들어 먹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먹는 듯. 태국산 아보카도도 아주 맛나다. 원래 아침 식사 잘 안 하는데, 운동 시작한 뒤로 요즘 이 조합으로 아침에 아주 잘 해먹고 있음.
원래 아이콘 시암까지 가는 미니버스가 있어서 그거 타고 다니는데, 이날은 좀 늦어서 그랩으로 오토바이 불렀다. 은근 늦게 와서 미니 버스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차 사이로 요리조리 빠져 나가서 결국 미니 버스보다 먼저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해가 머리 위에 있는 시간인 데다가 반바지 입고 나갔더니 오토바이 탈 때 뜨거워서 아주 혼났다😂
3. 시네코닉 도착 및 티켓 구매하기
시네코닉은 아이콘 시암 6층에 위치해 있다. 주말임에도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티켓은 온라인이나 앱에서 살 수도 있고, 현장에서 키오스크로 구매하거나, 티켓박스에서 살 수도 있다. 앱에서 구매하면 True money를 쓸 수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당일에 현장에서 구매했는데, (좋은 자리는 물론 많이 나갔지만..) 자리가 넉넉히 남아 있어서 구매할 수 있었다.
참고로 시네코닉은 좌석 알파벳이 뒷자리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J열이라고 하면 뒤에서 10번째 줄이라는 거... 즉 스크린이랑 꽤나 가까웠음ㅠㅠㅋㅋㅋㅋ 티켓 가격은 280밧(약 10,600원). 이게 제일 저렴한 자리였고, 프리미엄 붙은 건 2석에 800밧(약 30,200원) 정도 한다. 이 정도면 한국보다 조금 저렴한 정도 같은데, 태국 물가에 비하면 꽤나 비싼 듯하다.
이날 친구의 학생이 생일이어서 선물 겸 [인사이드 아웃 2]를 보여준다고 데려왔는데, 그 학생이 "나 '친구'랑 영화 볼 거니까 엄마는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는 말 듣고 뒤집어짐ㅋㅋㅋㅋ 이제 8살이라는데... 영어도 잘하고 아주 똘똘한 친구였다. 그나저나 나 영화 보면서 울 거 같은데 옆에 찐 어린이가 앉아서 어른으로서 눈물을 어떻게 참아야 하나부터 걱정했네😂
층고가 높은 입구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상영관이 있다. 시네코닉은 조금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이, 티켓을 사고 안쪽으로 들어가야 팝콘이나 마실 것 등 간식거리를 살 수 있다는 것. 영화 볼 때 원래 뭐 잘 안 먹는 나로서는 간식은 패스.
4. 영화관 입장
어른, 어린이 할 거 없이 인증샷 찍기 좋았던 곳ㅎㅎㅎ 생각해보니 나 줄거리도 안 보고 왔는데... 심지어 태국어는 자막도 아-예 읽을 수가 없는데, 영어로만 봐도 괜찮겠지?
한 층에 모든 상영관이 같이 있고, 아까 에스컬레이터 타기 전에 티켓 검사한 것 외에는 상영관 앞에서 또 따로 티켓을 확인하거나 안내하지는 않는다. 티켓에 적힌 상영관 알아서 찾아서 들어가면 됨.
5. [인사이드 아웃 2] 관람
사실 1시 20분 영화에 티켓도 현장발권 할 거라 1시에 만나자고 했는데, 대부분 1시 20분이 다 되어서 나타나서(심지어 한 명은 아예 한 40분 늦어서 영화 같이 못 봄😂) 티켓 사고+어린이 챙기고+간식 사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 보니 1시 35분이 다 되어서 들어갔는데... 그제서야 영화가 딱 시작했다. 광고를 15분 정도 하나 보다.
태국의 영화관은 영화 상영 전에 다들 일어나서 왕에게 경례를 표하는 의식 같은 게 있다고 들었는데,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진짜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는지 보지는 못했다. 요즘은 좀 없어져 가는 추세라고 듣기는 했는데.
역시 기대했던 것답게 참 좋았다. 줄거리 하나도 모르고 갔지만, [인사이드 아웃 1]이 그랬듯이 찡하거나 울컥한 부분도 있고ㅠㅠ 진짜로 어린이는 멀쩡한데 옆에 있는 어른만 울까 봐 이빨 꽉 깨물고 눈물 참았음. Joy 정말 애썼고, 라일리 또 성장한 게 보기 좋다.
그나저나 '영화관에서' '읽을 수 있는 자막이 전혀 없이' '외국어 음성으로만' 영화를 보는 건 좀 아쉬운 거 같다. 말소리를 한 70%만 알아듣고 나머지는 맥락으로 이해함. 영어를 못알아들었다기보다 소리가 약간 울리는 것도 있고 해서 말 자체를 뭐라고 하는지 잘 못 들음ㅠㅠ 시네코닉 음향이 별로였다기보다, 나는 샤워하면서 틀어놓은 한국어 유튜브도 자막 안 보면 제대로 안 들리는 사람이라.. 옆자리에 앉은 어린이가 중간중간 리액션을 해서 약간 신경이 쓰인 점도 없잖아 있고, 하여튼 영화에 100% 집중을 못했다고 보면 됨 ㅠㅠ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이드 아웃 2] 자체는 정말 좋았다. 나중에 한국어 자막으로 혼자 조용히 다시 또 보고 싶을 만큼.
6. 홉스(HOBS)에서 저녁 식사
영화 끝나고 아케이드 같은 곳에 가서 또 잠시간 어린이와 시간을 보냈다가, 해 지기 전에 가고 싶다고 해서 어린이는 보내주고 어른끼리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영화관이랑 같은 층 6층에 있는 홉스(HOBS). 한 친구의 추천으로 갔는데, 오랜만에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맛있는 거 먹으면서 콧바람 쐐서 나 너무 들떴잖아ㅋㅋㅋㅋ 이 친구들이랑도 거의 한 달 반만에 만나고 엄청 오랜만이라 너무 좋았고, 요즘 맨날 집밥이거나 집앞 스트릿 푸드였는데 간만에 다른 거 먹는 것도 좋았다.
그나저나 (나 포함) 다들 파워 I인지 파워 P인지 혹은 둘 다인지, 메신저에 답이 없어서 이 약속 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어떻게 성사되고 나니 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전 직장 동료라고 해야 하나, 근데 이제 가끔 노래방도 같이 가고, 볼링도 치러 가고, 연말 애프터눈티도 먹으러 가고, 새해 카운트 다운도 하러 가고, 보드게임 나잇도 하고, 생일도 서로 챙겨주고, 오늘부로 영화도 같이 본 친구들. (이 블로그에 올라온 일기 중에 이 친구들 지분이 꽤 된다) 다들 연락은 별로 없어도 만나면 이렇게 반가워 하고 재미있게 얘기가 진행되니 참 편안하고 좋다. 나의 개떡같은 영어를 찰떡같이 알아들어주는 친구들이기도 함😂 못 본 사이에도 다들 잘 지내고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다.
누군가의 제안으로 'Never have I ever' 게임을 했는데, 여러모로 귀감(?)이 되는 친구도 있었고ㅋㅋㅋㅋ 흥미로운 경험을 한 친구도 있었는데 다들 빼지도 않고 진짜 솔직하게 대답해 줘서 너무 웃겼음ㅋㅋㅋㅋ 너희랑 이런 모먼트가 너무 좋아 나는.
이날 5시가 채 되기 전에 식당을 가서 아직 술을 팔기 전이었는데, 5시까지 기다리고 기다려서 결국 맥주 주문ㅋㅋㅋ 원래 술을 잘 안 먹는 친구들이라, 생각해보니 같이 밖에서 술 마셔본 거 처음인 거 같은데! 이날은 나처럼 약간 한 잔 하고 싶다고 삘 받은 친구가 있어서 같이 맛나게 마셨다ㅎㅎㅎ 맥주도 맛있고, 파스타도 맛있고, 자리도 재밌고 아주 만족스러웠네.
홉스의 더 자세한 후기는 아이콘시암 음식&뷰&맥주 맛집, HOBS(House of Beers) 참고!
음식도 맛있지만 뷰도 참 좋았던 홉스. 간만에 굉장히 충만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덕분에 또 잊을 수 없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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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아이콘 시암을 더 즐기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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