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촌부리] 시라차, 꼬시창, 방센 당일치기 여행 4 (Siracha, Ko Sichang, Bangsaen)
3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꼬시창의 툭툭 투어를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2편과 3편을 함께 보면 좋다.
[태국 촌부리] 시라차, 꼬시창, 방센 당일치기 여행 3 (Siracha, Ko Sichang, Bangsaen)
이번 편은 꼬시창(Ko Sichang)에서의 툭툭투어를 마무리 하고 다시 시라차로 나간 후 방센까지 가는 이야기.
1. 툭툭 투어 3-탐팡해변(หาดถ้ำพัง / Hat Tham Phang)
툭툭 투어의 마지막 코스, 탐팡해변이다. 지금까지는 감상하기 좋은 바다들을 돌았다면, 사실 이곳 탐팡해변이 수영하기에는 가장 좋은 해변이다. 혹시나 꼬시창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얼마나 있을 거냐는 툭툭 기사님의 질문에, "한 30분이요" 하고 대답했더니 기사님이 놀랐다. 마치 '앞에 다녀온 관상용 바다(?)에서는 거의 한 시간을 보내더니 막상 물놀이 하라고 있는 바다에서는 고작 30분이면 된다고?'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 정도면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길래 알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나는 물놀이를 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지.
꼬시창에서 본 바다가 대부분 그러했듯이, 이곳 탐팡해변의 바다도 물 색깔이 참 예쁘고 맑았다. 특히 주변이 초록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경치가 더욱 멋있는 듯하다.
멀리서 보면 그렇게나 아름다운 해변이나, 거기까지 가는 길에 공사를 하고 있었다. 모래먼지가 생각보다 꽤 흩날리고, 바닥에 뒹굴고 있어서 샌들에도 막 들어간다. 중간중간 공사자재가 널부러져 있어서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하다.
해변 인근에 집이나 숙박업소 같은 것들도 있는 듯한데, 공사를 하느라 다 막아놓고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때가 2024년 3월이었는데 지금은 공사가 끝났으려나.
해변 코앞에 식당과 카페를 겸하는 듯한 업장이 하나 있다. 물놀이를 하던 사람들은 많이 이용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이곳이 탐팡해변에서 유일하게 음료와 음식을 파는 곳인가 보다. 앞 해변들은 이런 것도 없었으니 이것도 감지덕지라 해야 하나. 파라솔을 쳐놓고 그늘진 자리에서는 자릿세를 받고 의자를 빌려줬는데, 20밧 정도 한다. 나는 20분 내로 떠날 사람이라 이용하지는 않음.
아래로 내려가면 드디어 해변에 맞닿을 수 있다. 수영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몇몇 있었고, 놀랐던 건 외국인도 있었다는 거다. (나도 외국인이지만...) 꼬시창이라는 섬 자체가 외국인에게 별로 알려진 곳은 아닐 텐데, 이곳 해변까지 찾아와서 바다수영하는 외국인은 정말 정보력이 대단한 것 같다.
돌이 많아서 만약 여기서 수영을 한다면 왔다갔다 할 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물은 가까이 다가가서 보지는 않았으나 앞선 바다들처럼 맑아 보였다. 보다시피 그늘이 하나도 없고 해가 너무 쨍해서 해변에 오래 서있지는 않았다.
소소하게 물놀이 용품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다. 다른 게 아니라 이런 것들 때문에 앞선 바다들보단 물놀이하기 좋다는 거다.
공사라도 끝났다면 더 오래 있고 싶었을 것 같은데. 뜨거운 햇볕과 공사 자재 때문에 은근히 위험하고 먼지가 많은 것 등등 때문에 개인적으로 오래 있고 싶은 곳은 아니었다. 만약 물놀이 용품을 챙겨왔더라도 이 햇볕에서는 수영 안 했을 것 같아... 그늘이 하나도 없는 게 좀 힘들다.
정말 딱 30분 안에 툭툭으로 돌아갔다. 부지가 작고 앞선 바다보다 경관은 그저 그런데, 수영하라고 있는 바다에서 수영도 안 하니까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 없었다. 마지막 장소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툭툭 투어 자체는 매우 만족스럽게 마무리했다. 투어 아니었으면 내가 살면서 언제 또 꼬시창의 바다를 세 군데나 돌아보겠어.
2. 꼬시창을 벗어나 시라차로
오늘 하루 안전하고 든든하게 나의 꼬시창 여행을 책임져 주신 기사님.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엄청 친절하셔서 혼자 여행하는 I에게는 정말 최고의 기사님이었다. 만족, 만족, 대만족.
꼬시창이 생각보다 크고 오르락내리락 언덕이 있어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건 힘들 듯하다. 혹시 오토바이를 운전할 줄 안다면 오토바이 렌탈 정도까진 고려해볼 만한 듯. 그러나 햇볕이 이렇게 뜨거운 날이면 오토바이도 조금 힘들 수도 있다. 개인적으론 소규모로 여행을 왔다면 꼬시창 툭툭 투어 추천.
툭툭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꼬시창의 선착장이다. 내려주면서 저 앞에서 표 사면 되고, 몇 시에 배가 오니까 그거 타면 된다고 설명까지 다 해주신다. 마지막까지 서비스 최고.
툭툭 기사님이 알려준 곳으로 티켓 사러 갔는데 도무지 어디인지 모르겠어서 한참을 헤맸다. 시라차에서처럼 티켓부스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었다. 알고보니, 선착장 쪽에 노점상이 많은데, 다 지나서 맨 마지막에 테이블 위에 가방 하나만 놓고 앉아있는 아주머니가 배 티켓 파는 분이었다. 정말 아-무 표시도 없었는데 이분 아니면 도무지 없어서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맞았다ㅋㅋㅋ 너무 헤매느라 배 놓치는 줄 알았네. 가격은 마찬가지로 60밧(약 2,400원).
이번에는 2층에 자리를 잡았다. 2층이지만 지붕 같은 게 있어서 햇볕은 피할 수 있고 물은 덜 튄다. 경치도 보면서 갈 수 있어서 좋다. 배에 빨리 탄다면 되도록 2층에 자리를 잡으시라.
구명조끼 착용이 필수지만 막상 출발할 때까지 실제로 착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다들 여유를 부렸다. 그런데 한 3분만에 얘기가 달라졌다. 배가 심상치 않다. 올 때랑은 다르게 엄청나게 흔들린다. 살면서 그런 흔들림은 처음이었다.
속도도 빠른데 거기다가 저항을 많이 받는지 배가 격하게 기우뚱기우뚱 하느라 진심 이대로 고꾸라져 빠져도 안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위기감을 느꼈다. 역시 다른 사람들도 느꼈는지 한두 명이 구명조끼를 집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바로 착용... 이건 진짜 살려고 입었다. 제발 이대로 무사히만 나가면 착하게 살겠다는, 대상을 알 수 없는 회개 내지는 기도 같은 것도 했다.
무사히 빠져나온 덕분에 지금 이렇게 블로그를 쓴다.
3. 시라차 카페, 애쉬비 커피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좀 지치기도 했고 핸드폰 충전도 필요해서, 시라차에 오자마자 카페를 하나 찾았다. 꼬러이(Ko Loi) 선착장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 찾아간 건데, 외관도 감각적이고 예뻐서 좋았다.
내부도 식물과 우드톤이 잘 어우러지는 근사한 카페였다. 레스토랑을 겸하는 곳이었고, 곧 저녁식사시간이 가까워지는 때였는데, 혼자 들어가서 커다란 테이블을 차지하고는(가장 작은 테이블도 컸음) 혹시 커피만 시켜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된다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많이 지치긴 했는지 당이 떨어지는 기분이라 카라멜 마끼아또를 시켰다(95바트, 약 3,800원).
[태국 시라차] 식물이 예쁜 카페, 커피 애쉬비(Coffee Ashibi)
한 시간 정도만 앉아있으려고 했는데, 앉으니 피로가 몰려와서 생각보다 조금 더 앉아있게 됐다.
4. 방센으로 이동
카페에서 나오니 어느새 해 질 녘이었다. 구름이 많이 꼈지만, 그 뒤로 붉게 물든 하늘이 제법 예쁘다.
시라차에서 방센 워킹 스트릿까지는 그랩(grab)을 이용했다. 가격은 162밧(약 6,480원). 썽태우나 롯뚜(미니버스)도 있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어디서 타는지도 모르고 노선도 모르고 어차피 내 위치가 정류장 쪽은 아닌 듯해서 그냥 마음 편하게 그랩을 불렀다. 시라차에서 그랩 꽤 잘 잡힌다.
하루만에 시라차, 꼬시창, 방센까지 다 돌아보는 일정의,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인 방센을 왔다. 주말이라 야시장이 열렸고 주말이라 사람이 많았다. 방센에서의 이야기도 또 꽤나 길 예정이니,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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