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by Heigraphy
이 문화를 사랑한 방식

2014~2016 직접 찍은 한국힙합 공연사진

by Heigraphy 2016. 3. 18.
반응형

  포트폴리오라고 부르기도 뭐하고, 그냥 랩탑 배경화면 바꾸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만들어본 2014~2016 한국힙합 공연사진(이거 만들고 3년 반만에 윈도우 기본화면에서 탈출했다). 물론 직접 찍은 사진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만들면서 새삼 그동안 공연 참 많이 다니고, 사진 참 많이 찍었구나 하고 느꼈다.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진들만 모은데다가, 그렇게 모은 사진들 중에서도 공간이 좁아서 탈락한 사진들도 있었으니.. 이게 절대 전부가 아니란 말씀. 옛날 사진이랑 비교해서 보면 확실히 지금이 더 잘 찍는다는 것도 스스로 알겠다. 처음 카메라 들 때는 그냥 P모드로 두고 카메라만 계속 들이댔었고, 편집 기술도 전혀 없어서 후보정도 제대로 못했으니.

  랩탑 최고 해상도가 1366×768이라서 거기에 맞춰 사진 한 장당 290×193이라는 크기를 정해놓았었지만 작업을 하다보니 더 크게 보고싶은 사진들이 있었고, 모든 사진이 가로×세로가 아니라 세로×가로도 있기 때문에 어차피 배열이 약간은 흐트러질거라 생각하니 점점 사진 크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또한 되도록 같은 공연 혹은 같은 사람이 인접하지 않고 골고루 배치되도록 노력했는데 그래도 겹치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조합이 완성.

  랩탑 배경화면으로 설정한 사진은 위 사진에 새겨진 글씨가 새겨져 있지 않다. 오직 사진들로만 조합을 이룬다는 이야기. 블로그에 올리려고 하다보니 글씨를 새기게 된 거지. 밑에 새겨진 뮤지션 이름은 만들어둔 사진들을 보면서, 그리고 위 사진엔 없더라도 내가 갔던 공연(그 중에서도 2014~2016년만)에서 본 뮤지션들을 떠오르는 대로 적었다. 그래서 순서는 의미가 없고, 아마 빼먹은 뮤지션도 꽤 많을 거다. (이거 쓰면서도 가장 최근에 간 공연에서 본 파트타임쿡스 이름을 아예 안 썼다는 게 생각나네.) 이름은 일부러 한글로 다 통일해서 적었다.

이거 만든다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사진 하나씩 다 확인해보면서, 잊고 있었는데 내가 이런 사진도 찍었었지, 이사람 사진도 찍었었지 하는 것들이 보여서 기분 좋았다. 진짜 골고루 많이도 봤다... 마음 같아서는 정말 두루두루 모든 공연들을 다니고 기록을 남기고 싶은데 시간이나 돈 같은 물리적 제약들이 가로막는게 아쉽다. 그나마 작년 말쯤부터라도 블로그에나마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게 참 잘한 일 같다. 블로그 하면서 욕심이 생겨서 사진도 더 늘은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만 올릴 때보다도 더. 그러고보니 사진을 찍은 지난 2년 반 동안 뮤지션에게 직접 리그램(Regram)된 사진들도 꽤 많았다. 그럴 때마다 캡쳐를 꼭 해두곤 했는데 그게 벌써 어언 대여섯 번 정도는 된 것 같다.

  여담이지만, 여태껏 내 사진을 본 친구들이 국적을 불문하고 "이거 돈 받고 찍는 거야?" "네 직업이야?"하고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아니, 내가 돈 주고 공연 보러 가서 취미로 혼자 찍는 건데.. 이 사진들을 '돈 받고 찍는 사진'으로 오해할 만큼 좋게 봐준다는 것에 일단 굉장히 고맙다. 한 때는 그런 전문 포토그래퍼가 되는 걸 꿈꾸지 않았던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그냥 '좋아서' 계속 해온 게 이만큼 온 거에 만족한다(포토그래퍼를 생각했을 때의 내 사진은 지금 보면 매우 민망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그 당시에 감히 나대지(?) 않은 것에 매우 안도한다). 사진을 전문으로 배워본 적도 없고, 혼자 몸소 실험적인 사진들 찍어가며 익혀가는 터라 아직도 전문 포토그래퍼 분들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다만 사진을 처음 찍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마음은 '언젠가는 내 사진으로 뮤지션들과 소통을 하고싶다'는 것. 이를테면 사진으로 표현하는 리스펙트(Respect)라고 할까? 그리고 요즘은 실제로 조금씩 그런 움직임도 용기내어 실천하고 있다. 그러다가 내 사진을 마음에 들어하는 뮤지션이 생기면 기쁜 마음으로 함께 작업을 하게 될 수도 있는 거고 뭐. 일단 실력과 나만의 스타일 등이 뭐가 되어도 되어야 한다는 게 지금의 생각.

  원래 위 사진 한 장 딱 올리고 간단한 작업기를 적으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또 이만큼 길어졌다. 덕질도 관성인지 하면 할수록 더 하게 된다. 그 덕질도 많이 하다보니 나아지는 구석이 있는 거 같아 다행이다. 덕질하길 참 잘했다.

 

 

Copyright ⓒ 2014-2016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