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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색하는 연습장

사람과 나

by Heigraphy 202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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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은 좀 복잡해요."

 

  내가 방콕에서 만난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런 사연의 특징은, 자세한 사정은 다 다르지만 하여튼 인생이 더럽게 꼬였을 때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태국을 왔더니 놀라우리만큼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는 거다. 영화도 소설도 아닌 한 개인의 이야기를 너무 흥미진진하게 듣는 것이 조금은 실례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이야기에 몰입한다. 이게 바로 내가 내향인이고 낯을 가리면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길 좋아하는 이유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을 직접 마주하고 나면, 당연한 소리인데도 세상에 같은 인생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거처든 직장이든 뭐 하나 고정된 것도 없이 여기저기 떠돌며 사는 삶이 나라고 왜 불안하지 않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이런 삶도 어쩌면 괜찮지 않나?'라고 합리화에 가까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내가 살면서 만난 다양한 삶들이 본보기가 된 덕분이렷다.

 

  태국 생활에서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밖으로 많이 나가고 사람을 많이 만난 것이라 말하겠다. 창작이든 삶이든 영감을 결국 사람한테서 받는 사람이라. 한 세계를 만나는 것, 그 세계를 통해서 내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것. 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내게 그런 의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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