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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3'24'생활자의 여행기(Thailand)

[태국] 3박 4일 깜팽펫 방문기 2일차 (한국의 날 행사와 뒤풀이)

by Heigraphy 2024.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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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깜팽펫 방문의 메인 이벤트가 있는 날이었고, 그만큼 중요했던 둘째날. 전날 매우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다른 분들 잠을 깨울까 걱정했는데, 왠지 그 시간까지 아무도 안 주무시고 계셔서(나 때문이었나..?) 간단한 통성명 후 잠을 청했다. 잠든지 한 4시간 만에 다시 일어나서 준비해야 했기에 다들 무척 피곤하셨을 듯.

 

1. 출발 전

흰색 테이블 위 구운 토스트와 잼 우유
아침식사

  일정이 많지만 식사는 해야지. 토스트기가 있어서 맛나게 식빵 구워 먹었다. 튜브 형태로 나오는 잼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여기서 알아가네. 덕분에 오랜만에 토스트 맛나게 먹었다.

 

 

빨간 지붕의 집과 갈색 화분 식물 정원
날씨 좋다

  지인 집 앞에는 이렇게 식물이 많아서 좋았다. 이렇게 보니까 더운 나라에 있다는 실감과 이국적인 느낌도 든다. 확실히 방콕이랑 아주 다르구나.

 

 

2. 행사 전 준비

여러 개의 태극기가 걸린 벽면과 설날 환영합니다 현수막
설날 환영합니다

  기다리던 메인 이벤트는 무엇이냐 하면.. 한국의 날 행사이다. 이때가 설 무렵이었고, 깜팽펫 학교에 계신 분이 행사를 크게 준비하셔서 도와주러 왔다. 다른 분들은 전날부터 떡 자르고, 배추 썰고, 등등 준비하는 걸 많이 도와주셨다는데 나는 그마저도 늦게 오는 바람에 도와드리지 못하고, 사실상 당일에 처음 제대로 봤다. 근데 생각보다 스케일이 더 크고 준비를 정말 많이 하셔서 깜짝 놀랐다. 여지껏 별 도움이 못 된 게 다시 한 번 죄송해지는 순간..

 

 

천장에 걸린 태극기와 설날 기념 스테이지
태극기와 환영 현수막

  이 타지에서 수많은 태극기는 어떻게 구하셨으며, 판넬은 어떻게 디자인하여 주문제작 했을까 정말 대단하게만 느껴졌던 현장. 학교를 통틀어 한국인 교원이 한 명뿐이고, 그래서 행사 당일에 도와주러 오신 분들이 계신 건데, 사전 준비가 훨씬 힘들었겠다 싶다. 정말 리스펙..👏👏👏

 

 

오징어 게임 원피스를 입은 눈사람 뒷모습과 오징어 게임 검은색 가면, 테이블에 깔린 한국 과자와 간식원형 속 그림 10가지로 표현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규칙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흰색 스타트라인
오징어 게임

  부스 세팅하면서 구석구석 둘러보는데 오징어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세트도 너무 리얼해서 내가 다 참여하고 싶었음ㅋㅋㅋㅋ 눈사람에 입힌 옷은 또 어떻게 구하신 건데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음성도 나오고, 가면 쓴 사람 역할도 제대로 해서 실감났고, 그래서인지 여긴 학생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신나게 참여했다. 이렇게 디테일까지 챙긴 행사라니.

 

 

 

3. 행사 시작

흰색 테이블 위 달고나를 위해 세팅된 부르스타와 설탕 등흰색 테이블 위 달고나를 만드는 손
달고나 체험

  오징어게임으로 인해 유명해진 콘텐츠라 하면 달고나 만들기를 빼놓을 수 없지. 달고나 만들기 키트는 무려 한국에서부터 공수해오신 거라고 한다. 한국인 선생님이 시범을 보이면 학생들이 따라 만들어보는 건데, 우리도 이거 너무 오랜만에 해 봐서 어려웠어.. 학생들은 기대감 넘치는 눈으로 보는데 자꾸 타고 들러붙고 해서 애먹었다😂 그래도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나중엔 정말 도와줄 수 있는 경지가 되긴 했다(?)

 

 

빨간색 체크무늬 테이블에서 한글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는 학생들한글 캘리그라피 예시 문구 5가지
한글 캘리그라피

  태국 학생들이 직접 한글을 써보는 프로그램. 대부분 예시 문구를 따라 썼는데, 가끔 한글을 이미 알고 있는 학생이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이 있는 학생은 본인이 원하는 다른 글자를 쓰기도 했다. 수호(엑소)한테 사랑고백 쓴 학생이 제일 기억에 남음ㅋㅋㅋㅋ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한글에 흥미를 가져서 알려주는 나도 즐거웠다. '예쁘네요', '사랑스러워' 같은 간단하지만 아름다운 단어를 태국어로 알려주니 꺄르르 거리고 좋아하는데 참 뿌듯해진다.

 

 

종이컵에 담긴 떡볶이떡 떡국종이컵에 담긴 김치
떡국과 김치

  설날엔? 떡국이지! 단, 시기에 맞게 떡국 떡 공수를 못하셔서 떡볶이 떡을 반으로 나눠 떡국을 만드셨다..는데 진짜 맛있었다ㅋㅋㅋㅋ 태국 학생들 입맛에도 맞았는지 떡국은 정말 남김 없이 싹싹 긁어 없어졌음.

 

  김치는, 왼쪽은 한국인 선생님이 만든 김치, 오른쪽은 태국인 학생이 만든 김치인데, 맛이 다르다. 똑같은 재료로 만들었는데, 액젓 등을 가감하는 정도로 정말 다른 맛의 김치가 만들어졌다. 태국인 학생들 입맛에는 한국인 선생님의 김치가 조금 싱거운 모양이다. 태국인 학생들이 만든 김치는 확실히 더 달고, 액젓 맛이 더 많이 났다. 태국 사람들 원래 달고 짜게 먹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김치마저도 이렇게 다르게 먹다니 신기해.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바질 돼지고기 밥
점심식사

  행사도 거의 마무리 되어가는 듯하여 우리도 점심식사. 태국 음식인 건 확실한데 이름은 모르겠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있게 먹음.

 

 

4. 마무리 행사

가장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가운데 무대 세팅
K-pop 댄스 경연 대회 준비 중

  오전 행사로 마무리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참가자가 있다며 K-pop 댄스 경연 대회가 이어졌다. 심사위원으로 나를 호명하시는데 춤의 'ㅊ'도 모르는 내가 대체 뭘 어떻게 심사할 수 있나 싶은 난감한 마음이 앞섰지만ㅋㅋㅋㅋ 심사는 대세의 의견을 따르면서 그냥 즐겨야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착석.

 

  총 3팀이 참여했고, 블랙핑크, 싸이, K-pop 메들리까지 선곡도 다양했다. 어떤 팀은 실력이 좋고, 어떤 팀은 재치가 넘치고, 어떤 팀은 관객 참여를 잘 이끌고 등등 특기도 다르고 다들 끼가 넘쳐서 점수 주기가 참 어려웠다ㅋㅋㅋ 말로만 듣던 K-pop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 순간이기도 해서 참 뿌듯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함. 노력해준 학생들에게 박수 쳐주고 싶고, 3팀 참여에 마침 딱 3위까지 시상이 준비되어 있던 터라, 모두 적지 않은 상금을 받아갈 수 있었다ㅋㅋㅋ 다행이야! 축하해!

 

 

 

5. 뒤풀이 회식

  행사가 끝난 후에는 나눠주신 물품들 감사하게 챙기고, 뒷정리를 했다. 멀리서 와줘서 고맙다며 기관장님이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셨단다. 뒤풀이라면 또 가야죠.

 

찜쭘 항아리와 고기찜쭘 속에서 익어가는 채소와 고기
찜쭘

  여러 사람이 모이면 꼭 먹게 되는 찜쭘. 다른 말로 하면 혼자서는 잘 못 먹는 음식이라, 이런 때를 기다리게 된다. 진짜 모처럼 회식하는 느낌 나면서, 편하게 한국어로 이야기하면서, 맛있고 재미있는 식사자리를 가졌다. 정작 기관장님은 안 오셨지만 오히려 좋아(?)

 

  이 뒤로도 음식이 계속 나왔는데, 자세한 식당 후기를 아래 글 참고.

 

[태국 깜팽펫] 로컬 음식 맛집, 타마린드(ซุ้มมะขาม : Tamarind)

 

[태국 깜팽펫] 로컬 음식 맛집, 타마린드(ซุ้มมะขาม : Tamarind)

일 열심히 했더니 수고했다고 저녁 식사에 초대받아서 다녀왔다. 깜팽펫에서 너무 맛있게 먹은 로컬 식당 타마린드(Tamarind). 태국어 발음으로는 '쑴마캄(ซุ้มมะขาม)'이라고 읽는 듯하

tdfy.tistory.com

 

 

파란 라벨의 독일 바이젠 맥주와 맥주잔 두 개초록 라벨의 라오스 IPA 맥주와 맥주가 반 정도 찬 맥주잔
2차 맥주

  깜팽펫 선생님들이 종종 가시는 바에 쫄래쫄래 따라가서 맥주도 한 잔 했다. 여기서도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오늘 고생했으니 좋은 거(?) 마셔보자 해서 다른 선생님이랑 독일 맥주 나눠 마시려고 했는데, 받고 보니 날짜가 몇 개월 지난 맥주였다. 안 따르고 병만 들고 가만 있으니 옆에 있던 영어 선생님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온다. 유통기한이 지난 맥주라고 했더니, 마셔봤더니 맛이 이상하냐고 묻는다. 아직 안 마셔봤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마시란다(?)

 

  태국에 '마이뻰라이(ไม่เป็นไร)'라는 말이 있는데, 한국어로 치면 '괜찮아요, 문제 없어요' 정도의 느낌이다. 근데 유통기한 지난 맥주를 가지고 '마이뻰라이'를 해도 내가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내가 '뻰라이(เป็นไร, 문제 있어요)'라는데 왜 옆사람이...ㅜㅜ 그러더니 자기가 직접 따라서 한 모금 마셔보고는 괜찮다고 그냥 마시라고, 마시라고 해서 결국 사장님한테까지는 건의도 못해보고 그냥 마셨다. 근데 혹시나가 역시나 맛이 별로였다. 상한 거 같다는 게 아니라 그냥 진짜 맛이 없었음. 이런 맥주 마시자고 큰맘 먹고 시킨 거 아닌데ㅜㅜ 사장님한테 말했으면 오히려 바꿔줬을 것 같은데 좀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후에는 라오스 맥주(Beerlao)가 맛있다고 해서 IPA로 마셔봄. IPA답게 꽤나 쓰고 맥주 맛이 셌다. 행사를 준비하신 선생님은 막걸리를 가져와서 사람들에게 맛보여주기도 했다ㅎㅎ

 

  행사 덕분에 깜팽펫은 물론 태국 각지의 선생님들을 알게 되어서 재밌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마치 소녀가 된 것 같이 사소한 거 하나에도 엄청 웃었던 거 같은데, 뭐가 그렇게 웃겼는지는 정작 기억이 안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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