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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5/17 암스테르담에서 친구 만나기

by Heigraphy 2018.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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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7(목)

 

매일매일을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바쁜 한 주도 참 좋구나.

한국에서 나는 거의 항상 이렇게 지냈는데.

문득 여기서는 이게 참 바쁘게 느껴진다는게 새삼스럽다.

 

오늘은 암스테르담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는 날.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Korea Job Fair에 참석한다는 친구가 겸사겸사 나에게도 그날 시간이 되는지를 물어왔다.

이름대로 한국 유수의 기업들이 네덜란드에서 구인을 하기 위한 잡페어인데,

한국에 관심이 많은 내 친구는 부지런히 신청서를 써서 참여할 수 있었고

나도 관심이 있었지만 신청서 제출 시기를 놓쳐서 참여할 수 없었다😂

 

친구가 오후 늦게쯤에나 끝난다길래

그러면 그 전에 혼자 암스테르담 구경이나 하다가 가야겠다 싶어서

혼자 반고흐 뮤지엄을 다녀오려고 머릿속으로 계획만 짜놓고는

정작 당일날 집에서 늦장을 부린데다가 친구가 예정보다 일찍 끝나서

결국 반고흐 뮤지엄은 커녕 친구가 나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부랴부랴 암스테르담으로 이동!!!!!!

 

 

어디 가고싶은 곳 있냐고 묻는 친구의 말에 사실 펍 하나 알아온 것 말고는 암스테르담에 아는 곳이 별로 없다고 했더니,

친구가 친히 암스테르담 가이드를 해줬다.

암스테르담 센트럴역에서부터 (원래는 걸어서 갈 거리가 아닌) 본델파크까지 정말 암스테르담을 거의 빙 돌았다.

여기를 더 벗어나면 암스테르담 외곽으로 나가게 되고, 이 거리는 한국으로 치면 가로수길 같은 곳이고 등등

오고 가는 동안에도 이런 저런 설명들을 많이 해줬다.

나는 옛날에 살았던 것 포함 네덜란드에서 지낸지 8개월차가 됐으면서도 암스테르담은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그래도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좀 안다. 헷)

 

 

 

많이 걷고 걸어서 꽤나 허기가 질 때쯤 내가 가고 싶다는 펍을 갔다.

여기 낮땅높꿈의 어떤 옛날 글에 더치인(현지인)이 추천한 펍이라 와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외진 곳에(?) 숨어있어서 의외였다.

듣던 대로 로컬 맥주를 맛볼 수 있어서 좋긴 했다.

친구는 원래 술을 안 마셨는데,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할 때 입맛이 좀 들었다고 한다.

나돈데...

원래 한국에 있을 때 술 좋아하는 사람 두 명이랑 나랑 셋이서 모이면 나 때문에 카페 가곤 그랬는데,

나도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 하면서 맥주에 맛을 들여버려서 지금까지 아주 꼴꼴꼴 잘도 마시고 다닌다.

 

 

 

무슨 맥주로 만들었다는 빵도 시켜보고ㅋㅋㅋㅋ

 

원래는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날은 이 친구의 한국어 연습도 될 겸 한국어로 천천히 대화를 나눠봤다.

친구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연습하고 싶어하는데,

나를 두고 굳이 다른 한국어 연습 상대를 찾을 필요가 없으니까!

친구는 약간 걱정했지만, 걱정이 무색할 만큼 의사소통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한국어로 얘기를 나눠서 오히려 나도 나의 아주 최신 근황까지 샅샅이 전달할 수 있었다ㅋㅋㅋ

친구도 이렇게 천천히 얘기를 나누는게 더 편하다고 한다.

오늘 만난 이 친구도 그렇고, 엊그제 로테르담에서 만나고 온 친구도 그렇고,

이런 친구들을 볼 때마다 나도 저 친구가 한국어를 하는 만큼 더치어를 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서 워홀이 끝날 때쯤이면 조금 나아져 있을까?

이런 친구들 만나면서 계속계속 자극을 받고 싶다.

그나저나 우리 이날 참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늘 그렇듯이 여기엔 다 적지 못하는게 아쉽다.

 

 

 

술은 술이고 식사는 식사지!

친구는 심지어 점심도 제대로 안 먹었다고 하니 저녁은 더더욱 제대로 먹어야지!

저녁식사를 위해 간 곳은 암스테르담 중앙역 안에 있는 쌀국수집.

맛있어 보이는 메뉴가 많아서 고르기 꽤 힘들었는데,

오랜만에 샤오룽바오가 먹고싶어져서 쌀국수에 샤오룽바오가 들어가는 메뉴를 시켰다.

샤오룽바오는 3년 전에 딘타이펑 본점에서 먹은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딘타이펑'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헤매던 차에 친구가 알려줘서 겨우 생각났다.

 

근데 여기 쌀국수 양이 꽤 많아서 결국 다 못 먹고 남겼다.

이런 건 꼭 나중에 생각나더라...

예를 들면 이 일기를 쓰는 지금...

 

참, 이날 식사하고 있는데 친구의 친언니가 가게로 들어왔다.

친구네가 암스테르담에 사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 시간 그 가게에 딱! 오셔서 마주쳤는지 참 신기했다.

이럴 때 보면 네덜란드는 정말 좁구나 하는 걸 느낀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짧게나마 언니분과 인사를 하고,

언니분은 포장해서 먼저 가시고,

나랑 친구는 그 후에도 조금 더 있다가 일어났다.

시간이 9시가 넘었지만 해가 길어서 여전히 밖은 밝았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근처를 조금 더 걸은 뒤에 우리도 헤어졌다.

다음엔 또 새로운 근황을 들고 만나는 걸로!

 

 

 

 

요즘 알크마르에 내려서 집까지 걸어갈라 치면 그 순간 한숨이 푹 나온다.

알크마르에 내리는 순간 동네 분위기가 너무 다르거든......

밖에서 신나게 기분전환을 하고 들어와도 이 동네만 오면 다시 막 답답해...

빨리 도망쳐야 되겠어.......

 

아니 그래도 시골마을이라 경치가 예쁜 건 인정이다.

해가 막 지려고 하늘이 파래지던 순간에 지난 운하.

매일같이 지나다니던 길인데 다르게 보려고 마음먹으니 또 다르게 보이더라.

(거의 원효대사 해골물급 태세전환)

 

 

 

해가 비운 자리에는 달이 채웠습니다.

분명 초승달인데 어렴풋이 동그란 달이 다 보이는 것 같은 건 나뿐?

 

이곳(알크마르)에서의 내 마음도

비록 눈에 다 보이지는 않더라도 저렇게 꽉 찼으면 좋겠네.

생각과는 다르게 오히려 자꾸만 자꾸만 비워지고 어렴풋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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