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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156

내향인에 대한 이해가 없는 외향인에게 지칠 대로 지쳐버린 내향인 0.  오늘도 의식의 흐름으로 후루룩 써볼 예정. 누군가는 이걸 여행 블로그라고 알고 있는데 아니고 그냥 머릿속 뒤죽박죽을 최소한만 걸러서 아무 말이나 쓰는 다이어리에 더 가까움.  1.  사람 만나는 거 참 힘들다. 내향인에 대한 이해가 없는 외향인을 만날 때면 더욱 그렇다. 제발 내향인을 만나면 편하게 해 준다고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세요. 뭘 하려고 하면 더 불편할 뿐이에요.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나는 그 안에서 그냥 딱 한 명만 알아오면 목적 달성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는 게 목표가 절대 아니야. 나 포함 사람이 3명 이상이 되면 그때부터 말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대답도 짧아진다. 그럴 땐 대화에 참여시킨다고 굳이 이상한 질문 하지 말고 주목시키지 말고 그냥.. 2025. 1. 21.
이 문장 어때? 0.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때 오늘 할 일이 채 끝나기도 전에 블로그로 왔음. 머릿속에 뭔가 뒤죽박죽 있는데 하여튼 글로 남기고 싶어서 의식의 흐름대로 30분컷 하고 다시 일하러 갈 거임. 1.  앙둥이한테 "'날씬한 원피스' 어때?" 하고 물어봤다. "날씬한 원피스? 날씬해 보이는 원피스가 아니고?" 앙둥이의 대답이었다. 맞아, 사실 나도 보자마자 어색하다고 느끼고 '보이는'이 들어가야 될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쓴 문장이 한 문단에 두세 개쯤 반복되는 글을 보다보니 순간적으로 '아 이거 안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글 하나가 아니라 비슷한 글을 하루종일 본다면? 애들 한국어 능력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2... 2025. 1. 8.
거취 요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서 자꾸 블로그를 찾게 된다. 생각이 많으면 꼭 글로 남기고 싶어지기 때문에. 역시 내 일기장은 여기를 벗어날 수 없나 봐.   이전에는 태국인들을 많이 알고 싶었는데, 요즘은 태국에 사는 외국인들도 많이 알고 싶다. 그들은 왜 태국에서 살기로 결심했을까? 그게 요즘 나의 관심사다. 사실 나야 선택의 여지가 크게 없었다는 편이 맞는데, 다른 이들은 대부분 본인이 좋아서 이 나라를 선택해서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씩 외국인으로 사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 테니까.   태국 생활에 썩 만족하는 이 중 혹자는 자신이 잘못된 곳(wrong place)에서 태어난 것 같다고까지 말한 사람도 있었다. 본인의 모국이 싫.. 2025. 1. 4.
2024 외국어 공부 결산 (듀오링고, 케이크앱 +태국어 학원) 한 2019년쯤부터 꾸준히 외국어를 공부해오고 있다. 때문에 한 해 외국어 학습을 돌아보는 것이 나의 연례 기록 중 하나인데, 작년엔 이걸 안 썼다. 기록은 안 남겼지만 개인적으로는 계속 학습 잘 해오고 있었다. 2년이나 건너뛰면 아쉬울 거 같으니 올해는 해가 바뀌기 전에 짧게라도 남겨본다.  1. 듀오링고(duolingo)  2020년부터 4년째 듀오링고 상위 1% 학습자다. 성적이나 실력이 아니라 학습량 기준인 거 같다. 이쯤되면 진짜 듀오링고 포럼 같은 데서 안 불러주냐고... 저 같이 성실한 충성고객이 또 어디 있나요. 그럼 얼마나 공부를 하길래? 하루 평균 15분 정도씩 꾸준히 한다. 지하철 타고 오가면서 하거나, 자기 전에 잠깐씩 한다.    내가 듀오링고로 학습하는 주요 언어는 프랑스어다. .. 2024. 12. 31.
24 당신의 워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언젠가 수업 때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세대라는 건 시대적 트라우마를 공유하는 집단이라는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민주화항쟁, 외환위기 같은 것들. 그렇다면 겨우 30년 가량 사는 동안 내가 속한 세대는 벌써 얼마나 많은 시대적 트라우마를 공유하고 있는 건가.   2020년 코로나 터진 해에 맞이한 연말이 딱 이렇게 지긋지긋하고 빨리 지나가버리길 바랐는데, 2024년은 12월 한 달 안에 일어난 일로 이 뒤숭숭함이 더하면 더했네.   진심으로 다들 무탈하길 바랍니다.   애도를 표하며.  Copyright © 2015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2024. 12. 30.
금요일부터 내내 잠만 잔다. 문제는 낮에 자고 새벽에 깨있다는 거다. 일요일에는 아침부터 약속이 있어서 멀쩡한 정신으로 깨어있어야 하는데. 오늘도 왠지 빨리 잠들지는 못할 것 같다.   낮잠을 잤고 꿈을 꿨다. 1시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꿈을 세 개나 꿨는데 다 기억이 난다. 너무 따뜻해서 눈뜨고 나니 현실이랑 많이 달라서 더 씁쓸해졌다.   가족들이 방콕에 있는 내 집에 왔다. 엄마는 서울에서 자취하는 딸내미 집에 오듯이 먹을 것을 한가득 싸왔다. 비자 문제없이 몇 번이고 이 나라를 드나들 수 있으니 이제 자주 오겠다는 말을 했다. 아빠, 오빠랑 한 대화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튼 옆에 있었다. 조그마한 방에 네 가족이 복닥복닥 모여서 오랜만에 얘기를 나눴다.   평소에는 연락도 잘 안 하는 못난 딸.. 2024. 10. 12.
Love wins all 아이유 님 노래를 최근에야 들었다. 제목이 참 좋았다. 그치, 사랑은 정말 대단하지. 모든 걸 다 이길 수 있을 만큼.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사랑은 정말 모든 것을 극복 가능하게 만든다. 이분은 언제 어디서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 걸까. 이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면서 요즘 드는 생각은 이거다. Without love, everything loses. 요즘 내 안에 사랑이 없다. 그래서 자꾸 이렇게 무너지나? 무슨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내 속은 다 나눠주고 어딘가 결핍되어 가는데, 정작 나를 채우는 것은 없다. 이러다 조만간 말라죽을 수도 있겠다 싶다. 사랑이 없는 존재는 참으로 약하디 약하다. 지금의 나는 툭 치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거 같은 버석한 모래성 같다. 커다란 구멍도 하나쯤 가지고 있는 모래성.. 2024. 9. 30.
인류애가 박살난 순간에 떠오른 얼굴이 또 절망적이라서 사람에 대한 마음의 문이 한 번 더 닫히는 순간에 생각난 사람이 하필 또 그 사람이라서. 결국 혼자가 편하다고 느끼면서도 역설적으로 빅숄더가 너무나도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 이제는 어디에도 없는 빅숄더가 너무나 치명적이라서.     맨날 다른 사람만 이해해주다 보면 나는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이해받나? 이해이해'병' 걸렸다고 그동안 농담처럼 이야기해왔는데, 이쯤 되면 이거 정말 나를 좀먹는 병이다. 남 이해해 주려다가 나를 좀먹어. 근데 살면서 내가 가장 온전히 이해받은 때가 그때뿐인 거 같아서.   Copyright © 2015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2024. 9. 27.
타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 모국어를 가르친다는 영광  타지에서 모국어 가르치는 사람? 생각보다 별로 없다. 영어 가르치는 사람은 전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그들이 다 원어민은 아니다. 이탈리아 사람, 중국 사람, 모로코 사람이 영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물론 타지에서 영어 가르치는 한국 사람도 있겠지. 영어는 잘하는 사람이 하도 많으니까 원어민 아니어도 대부분 수준급이고 잘만 가르친다. 이게 내가 지난 1년 동안 태국에 지내면서 느낀 점.   기관에 처음 파견됐을 때, 영어 선생님들 사이에서 나 혼자 한국어 선생님이었다. 영어 선생님들의 국적은 다양했고, 영어가 그들의 모국어는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어가 영어보다는 수요가 훨씬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지 않다. 덕분에 내가 유일무이한 '원어민' '한국어' 선생님이었다는 건, .. 2024.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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