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때 오늘 할 일이 채 끝나기도 전에 블로그로 왔음. 머릿속에 뭔가 뒤죽박죽 있는데 하여튼 글로 남기고 싶어서 의식의 흐름대로 30분컷 하고 다시 일하러 갈 거임.
1.
앙둥이한테 "'날씬한 원피스' 어때?" 하고 물어봤다. "날씬한 원피스? 날씬해 보이는 원피스가 아니고?" 앙둥이의 대답이었다. 맞아, 사실 나도 보자마자 어색하다고 느끼고 '보이는'이 들어가야 될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쓴 문장이 한 문단에 두세 개쯤 반복되는 글을 보다보니 순간적으로 '아 이거 안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글 하나가 아니라 비슷한 글을 하루종일 본다면? 애들 한국어 능력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2.
최근에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되게 익숙하다고 생각하면서 실제로 개개인의 미시세계는 전혀 알지 못했던 곳이 바로 미국이라는 거다. 뉴스에서 아마 한국 소식 다음으로 가장 많은 소식을 접하는 나라일 거고, 한국어 다음으로 편하게 구사하는 언어가 그 나라의 모국어이면서도 한 번도 '미국인의 삶'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동안 많이 알고 있다는 착각을 좀 한 것 같다는 기분이 좀 든다.
3.
https://youtube.com/shorts/xuWJvvzZirU?si=6GT-HBqiaiDJjCxO
"다른 나라는 보통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데 미국인은 외국어로 뭘 배워?"라는 질문을 던진 날, 거짓말처럼 이 영상이 내 알고리즘에 떴다. 내 목소리를 듣고 있나 구글..? '영어가 모국어인 것은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는 종종 내 머릿속에 떠다니던 질문이었다. 누구는 적어도 12년을 공부하고 많으면 평생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하는 언어인데 그럴 필요가 없는 삶은 대체 어떤 삶이지?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초등학생 때 스페인어 정도 배우고, 중고딩 때는 (선택지 중 아시아 언어는 없고 대체로 유럽 언어 중에) 선택해서 배우는데 지금 다 까먹어서 그때 배운 언어는 거의 모른다고 보면 된단다. 마치 우리 중고딩 때 제2외국어 공부해놓고 졸업하면 다 까먹는 것과 비슷하군? 그래서 사실상 영어 말고 다른 언어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살면서 외국어가 크게 필요가 없으니 마인드 자체가 약간 '이걸 왜 배워? 배워서 어따 써?' 이런 느낌이라나. 이해는 하는데 좀 재수없었다ㅎ 물론 그 친구는 열심히 해서 한국어 포함 다른 나라 언어도 하니까 제외~
4.
이 블로그 알려달랬는데 이리저리 말 돌리고 결국 안 알려줬는데.. 어쩌다보니 이제 본인 얘기도 있어서 평생 못 알려주겠다.
5.
앙둥이랑 카톡하다보면 대화의 흐름이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다른 사람이랑 할 때는 절대 안 나오는 흐름. 왜냐? 19년지기쯤 돼야 드디어 편해져서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말 대잔치 할 수 있거든. 앙둥이도 나도 친구 만들려면 19년 걸려서 이제 못 만듦. 이쯤되면 도대체 앙둥이랑 나는 처음에 어떻게 친해진 건지 미스테리다.
6.
아 30분컷 하려고 했는데 거의 50분째 쓰는 중. 일하기 싫네. 글이나 계속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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