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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146

왜 그런 날 있잖아요옹 친구들이랑 시끌벅적 즐거운 시간 보내고 집에 돌아가는데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이 드는 날. 뭔가 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이 이상 쉬고 싶다고 말하기엔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냥 다 제쳐두고 쉬고 싶은 날. 운동 시작하고는 크게 감정기복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마저도 괜히 축축하고 무거운 생각이 가득 들어차는 날. '왜 살지?', 답 없는 삶의 의미 따위를 묻는 질문이 자꾸 들 때 가장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아서,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다가 퍽 당황스러운 날. 그럴 때 저는 오히려 삶보다 죽음에 대해 알아봐요. 14장 중 4장까지밖에 못 읽어서 아직 삶의 가치나 의미와 같은 이야기까지는 접근하지 못했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논쟁을 읽는 .. 2023. 3. 9.
겨울에서 봄, 등린이의 청계산 매봉 등산 친구들과 함께 한 등산의 날. 별안간 갑자기 날씨가 확 풀려버린 어느 주말에 청계산 입구에 모였다. 패딩 입고 갔다가 산 제대로 오르기도 전부터 더워서 바로 짐이 되어버린 날. 이제 슬슬 등산이나 바깥활동 하기 좋은 계절이 온 것 같다. 한겨울에 눈 쌓인 도봉산도 올랐는데 그보다 낮은 청계산 정도야 쉽게 오르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던 건 안 비밀. 근데 다녀오고 3일 내내 다리 후덜 거린 것도 안 비밀. 등린이도 충분히 오를 수 있는 난이도의 산이지만, 그렇다고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다. 청계산 등산 코스 ● 등산 코스 : 청계산입구역→원터골입구→원터골쉼터→돌문바위→매바위→매봉 (이후 매바위와 돌문바위 거쳐 천계사 방향으로 하산) ● 총 소요 시간 : 약 3시간 30분 (휴식 및 간단한 식사 포함).. 2023. 3. 8.
꼰대 혹은 장인 요즘 회사에서 실제로 ChatGPT를 업무에 활용한다는 친구를 만났다. 업무 감각을 유지하고 싶어서 최신 트렌드를 기민하게 팔로우업하는 또 다른 친구는 ChatGPT 스터디 단톡방에 참여하고 있었다. 워낙 뜨거운 이슈라 나 또한 그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주변에서 실제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ChatGPT는 아직 불완전하다. 오류도 많고 한국어 서비스는 더더욱 부족하다. 다만 AI의 수준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훌쩍 높아졌고, 앞으로의 발전 속도는 인간의 학습 속도보다 훨씬 빠를 것이니 점점 더 빠르게 구색을 갖춰갈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ChatGPT의 결과보다 과정이 유의미하다. 이게 내가 ChatGPT를 대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과정이 유의미하다'는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 2023. 2. 19.
등린이의 겨울 도봉산 신선대 등산 시간과 생각만 많아 뭔가를 실천해야겠다 다짐했던 어느 날, 등산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나도 언제 한 번 데려가달라는 제안을 했다. 평소에 자주 보던 친구는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흔쾌히 환영해 주고 그 자리에서 바로 일정을 잡은 게 진심이 느껴져서 고마웠다. 그렇게 겨울 도봉산 신선대 등산을 결정! 원래 등산화를 비롯한 등산 관련 용품도 장비도 아무것도 없는 등린이 중의 등린이였는데, 겨울 산행은 좀 다를 것 같았다. 또, 친구는 등산에 꽤나 진심인 것 같은데 나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갔다가 짐이 되면 안 되니까 내 한 몸은 책임질 수 있게 준비하자 싶어 이참에 등산용품을 몇 가지 구매했다. 등산화, 등산양말, 등산장갑 (from 데카트론) 끝. 친구한테 나 원래 스니커즈 신고 등산했는데 이번엔 신발 .. 2023. 1. 28.
[시골집 2022]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04 전날 버스를 놓치고 얼떨결에 하루 더 묵은 시골집. 진짜로 집에 갈 날이 밝았다. 집에 가기 전에 메리 산책을 한 번 더 하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난다. 메리랑 산책 최대한 많이 하기 최선을 다한다. 새벽같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대낮 같은 바깥 상황. 역시 시골집에서는 해 뜰 때 일어나고 해질 때 자야 가장 효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침부터 길을 나서서 메리는 깡총깡총 기분이 좋다. 어제 본 소 친구는 오늘 봐도 조금 무서워. 이제 소 친구한테 반갑다고 꼬리 흔들며 다가가면 내가 다 어색하게 느껴질 것 같다. 이렇게 아닌 척 스리슬쩍 돌아서는 모습까지 사랑해. 산책하는 중에 나를 걱정한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받으며 잠시 한눈을 파는데, 메리가 길에 떨어져 있는 사람 음식을 주워 먹는다... 2023. 1. 26.
[시골집 2022]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03 아침이 밝았다. 옆에서 분주한 친구들을 두고 잠이 깨다 들다 한다. 바쁜 일이 있어 아침 일찍 올라가야 한다는 친구들과 달리, 하루 더 휴가를 내서 오후 느즈막히 가려는 내가 여유를 부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친구들이 이미 갈 준비를 다 끝내고, 더 자라는 의미로 일부러 안 깨웠다며 자기들은 가겠다고 한다. '어? 나한테 배웅할 기회는 줘...!' 비몽사몽하며 겉옷만 대충 걸치고 친구들을 따라 나섰더니 이럴까 봐 안 깨웠다고 한다. 정류장까지만, 아니면 저 앞에 갈래길까지만 같이 가겠다고 한다. 잠은 너희들 가고 나서 더 자도 된단 말이야. 사실 더 자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결국 갈래길에서 헤어지고 친구들 가는 뒷모습을 보는데,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우연히 건너집 할매를 만나는 모습이 보인다. 할매도.. 2023. 1. 18.
[시골집 2022]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02 시골집에서 혼자 지낼 때는 거의 매일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났는데, 친구들과 함께 있는 데다가, 일찍 일어나는 친구가 있으니 덩달아 일찍 눈이 떠진다. 전날 삼촌이 때주신 불의 온기가 아직도 절절 끓는 정도라 자는 동안 다들 따뜻하다 못해 더웠다고 한다. 이불 개는데 바닥이 뜨거워서 발 데일 뻔. 다들 원래 집에서는 아침식사 거의 안 한다는데 여기서는 눈 뜨자마자 왠지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모인다. 자취 구력 10년이 넘는 친구가 있어서 아주 손 빠르게 완성한다. 시장에서 샀던 씨앗호떡, 스크램블 에그, 태극당표 크로와상, 단백질이 더 필요해서 추가한 소시지, 그리고 커피까지 아주 푸짐한 한상이다. 대한민국 시골 어딘가에서 느끼는, 탄단지 구성 완벽하고 든든한 미국식 조식. 아침에 다시 시도해서 성공한 .. 2023. 1. 11.
[시골집 2022]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01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정신없이 살다보니 1년이란 시간이 더 지나서야 다시 가게 된 시골집. 크리스마스에는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으면서 떠들썩하게 보내야 하는데, 올해는 생각보다 각자의 시간과 공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발상의 전환으로 조용한 시골집에서 소소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캐롤 들으면서 분위기 엄청 내곤 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한 달 전부터 크리스마스가 너무 기다려졌다. 바쁜 친구들이니만큼 약속도 그맘때쯤 일찌감치 잡았다. 실제 당일이 되어서 바빠진 친구도 있는데 고맙게도 조금은 무리해서 약속을 지켜줬다. 크리스마스를 너희들과 보내게 되어서 정말 기뻐. 한 2주 전쯤 삼촌께 연락을 드리곤 이날 친구들과 놀러가고 싶다고 했더니,.. 2023. 1. 4.
새해 첫날에 쓰는 글 이 글은 새해 첫날에 쓰기 시작하여, 언제 마무리가 될지, 블로그에 올라가게 되긴 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글이다.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올라간다 해도 글을 쓰는 1월 1일에 딱 올라가지는 않을 거라는 것. 왜냐하면 겉으로는 꽤 평온한 듯하면서도, 사실 깊이 생각하기엔 피곤해서 굳이 수면 위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무언가 들로 인해 머릿속이 꽤 복잡한 것 같기 때문이다. '-것 같기 때문이다', 내 생각과 감정을 쓰는 건데도 이렇게 두루뭉술한 표현이란. 2022년에는 인스타그램을 다시 조금씩 시작했다. 여전히 업데이트는 별로 안 하지만 남들 사는 소식을 조금 더 보게 된 것 같다. 2023년이 가까워지면서 다들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 돌아보는 게시물, 혹은 한 해 동안 함께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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