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기록151 꿈 금요일부터 내내 잠만 잔다. 문제는 낮에 자고 새벽에 깨있다는 거다. 일요일에는 아침부터 약속이 있어서 멀쩡한 정신으로 깨어있어야 하는데. 오늘도 왠지 빨리 잠들지는 못할 것 같다. 낮잠을 잤고 꿈을 꿨다. 1시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꿈을 세 개나 꿨는데 다 기억이 난다. 너무 따뜻해서 눈뜨고 나니 현실이랑 많이 달라서 더 씁쓸해졌다. 가족들이 방콕에 있는 내 집에 왔다. 엄마는 서울에서 자취하는 딸내미 집에 오듯이 먹을 것을 한가득 싸왔다. 비자 문제없이 몇 번이고 이 나라를 드나들 수 있으니 이제 자주 오겠다는 말을 했다. 아빠, 오빠랑 한 대화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튼 옆에 있었다. 조그마한 방에 네 가족이 복닥복닥 모여서 오랜만에 얘기를 나눴다. 평소에는 연락도 잘 안 하는 못난 딸.. 2024. 10. 12. Love wins all 아이유 님 노래를 최근에야 들었다. 제목이 참 좋았다. 그치, 사랑은 정말 대단하지. 모든 걸 다 이길 수 있을 만큼.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사랑은 정말 모든 것을 극복 가능하게 만든다. 이분은 언제 어디서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 걸까. 이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면서 요즘 드는 생각은 이거다. Without love, everything loses. 요즘 내 안에 사랑이 없다. 그래서 자꾸 이렇게 무너지나? 무슨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내 속은 다 나눠주고 어딘가 결핍되어 가는데, 정작 나를 채우는 것은 없다. 이러다 조만간 말라죽을 수도 있겠다 싶다. 사랑이 없는 존재는 참으로 약하디 약하다. 지금의 나는 툭 치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거 같은 버석한 모래성 같다. 커다란 구멍도 하나쯤 가지고 있는 모래성.. 2024. 9. 30. 인류애가 박살난 순간에 떠오른 얼굴이 또 절망적이라서 사람에 대한 마음의 문이 한 번 더 닫히는 순간에 생각난 사람이 하필 또 그 사람이라서. 결국 혼자가 편하다고 느끼면서도 역설적으로 빅숄더가 너무나도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 이제는 어디에도 없는 빅숄더가 너무나 치명적이라서. 맨날 다른 사람만 이해해주다 보면 나는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이해받나? 이해이해'병' 걸렸다고 그동안 농담처럼 이야기해왔는데, 이쯤 되면 이거 정말 나를 좀먹는 병이다. 남 이해해 주려다가 나를 좀먹어. 근데 살면서 내가 가장 온전히 이해받은 때가 그때뿐인 거 같아서. Copyright © 2015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2024. 9. 27. 타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 모국어를 가르친다는 영광 타지에서 모국어 가르치는 사람? 생각보다 별로 없다. 영어 가르치는 사람은 전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그들이 다 원어민은 아니다. 이탈리아 사람, 중국 사람, 모로코 사람이 영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물론 타지에서 영어 가르치는 한국 사람도 있겠지. 영어는 잘하는 사람이 하도 많으니까 원어민 아니어도 대부분 수준급이고 잘만 가르친다. 이게 내가 지난 1년 동안 태국에 지내면서 느낀 점. 기관에 처음 파견됐을 때, 영어 선생님들 사이에서 나 혼자 한국어 선생님이었다. 영어 선생님들의 국적은 다양했고, 영어가 그들의 모국어는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어가 영어보다는 수요가 훨씬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지 않다. 덕분에 내가 유일무이한 '원어민' '한국어' 선생님이었다는 건, .. 2024. 8. 17. 때 아닌 종교 토론 이 글은 무려 9개월 전에 혼자 쓰고 드라이브에 저장해 둔 글이다. 점심시간에 밥 먹다가 사뭇 진지한 얘기로 빠져서는, 대화의 흐름이나 결론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끄적였던 글. 일터에 국적도 종교도 다른 4명이 함께 있었는데, 한 명은 크리스천, 한 명은 무슬림, 한 명은 불교 혹은 무교, 한 명은 그냥 무교다. 그날은 크리스천과 무슬림과 무교가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 날. 아니, 대체로 크리스천과 무슬림이 대화를 나누고 무교는 관찰자의 입장에 가까웠다. 아래는 그날 의식의 흐름대로 일기처럼 쓴 글의 전문. 231031 '종교를 믿는다'는 건 J 같은 거구나. 단순히 신이 있다고 믿고, 그에 귀의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가르침을 나의 생활에 적용하고 반영해 보는 것. 그 가운.. 2024. 8. 4. 갈라파고스형 인간 1. 어느 금요일, 니키미나즈의 새 앨범이 나왔다. 앨범 제목은 [핑크 프라이데이]. 같은 사무실에 니키미나즈 팬인 친구가 그녀의 음악을 영업했다. 국가 스트리밍 수를 늘려서 니키가 월드투어를 할 때 방콕에 방문하도록 하는 게 그녀의 목표라고 했다. 그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니키 음악의 스트리밍 수가 필요하다. 나보고 어떤 음악 앱을 사용하냐고, 스포티파이 쓰냐고 묻는데, 나는 한국의 앱을 쓴다고 했다. (사실 한국 휴대폰 정지하면서 이것도 정지됐고, 요즘은 유튜브로 듣고>지니로 다운받는 편) 한국 것도 최근에 집계가 되기 시작했다곤 하지만, 그럼 태국이 아닌 한국에서의 카운트가 올라갈 거라며 조금 아쉬워 한다.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타이달 등등, 왜 안 써? 왜긴, 내게는 지니가 제일 편하니까 .. 2024. 1. 11. 쿠팡 단기 알바 후기 (이천2센터 오후조 허브 HUB) 8월 한여름, 나는 돈이 필요했고 시간은 많지 않았다. 휴면계정이 된 지 오래인 알바몬을 오랜만에 들어가서 단기 알바 자리를 찾아보는데, 지역을 어디로 설정해도 자꾸 쿠팡으로 도배가 되었다. '쿠팡'이라는 이름이 아니었다면 사실 그렇게 도배되는 구인글은 쳐다도 안 봤을 거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이미 쿠팡 물류센터에서 알바를 해본 사람이 굉장히 많은지 블로그에 후기도 엄청나게 많았다. '쉽지 않아 보이긴 하는데, 또 못 할 것도 없을 것 같고. 이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 그런 마음으로 신청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총 3번을 다녀왔고, 인센티브가 더해져서 수입은 나쁘지 않았고, 사람이 많았는데 택배 물량은 훨씬 더 많았고, 엄청나게 덥고 힘들었지만 일은 단순해서 어렵지 않았고, 꽤 체계적이었고, .. 2023. 8. 26. 침착맨의 파급효과와 침구쭈 주절주절 의식의 흐름으로 가볍게 써보는 글. 이 글은 침방장이랑 옥냥이님의 짐빔하이볼 광고 방송을 보고 쓰는 건데, 침착맨님의 광고효과는 나한테 진짜 크다. 일단 광고도 원본+편집본으로 다 챙겨보고ㅋㅋㅋㅋ 생각해보면 그동안 침저씨가 광고한 거 거진 다 해봄.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봐도, 한때 카트라이더 좀 했고, 킹뚜껑은 지금도 꾸준히 먹고, 포카칩 햇감자 사 먹고, 트러플맛도 찾아 먹고, 스파이더맨 보고, 오펜하이머는 조금 죄송하지만 비행기 탈 때 있으면 꼭 볼 거임^^; 짐빔하이볼도 너무 마셔보고 싶은데 다치지만 않았으면 진심 내일이라도 사 왔을 것 같다 이 말이야... 그동안 그 어떤 영감을 주는 사람이더라도 이렇게까지 따라해본 적은 없는데... 그니까 광고주 여러분, 침저씨한테 광고 많이많이 주.. 2023. 8. 24. 코이카 국내교육 영월 교육원 생활 3주차 교육원 시설: 코이카 KOICA 월드프렌즈 영월교육원 1주차 기록: 코이카 국내교육 영월 교육원 생활 1주차 2주차 기록: 코이카 국내교육 영월 교육원 생활 2주차 국내교육 생활 마지막 주차. 입교할 때만 해도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난생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3주를 어떻게 보내나 했는데, 지나고 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그만큼 알차고 즐거웠다는 거지. 15일차 원래 아침식사 여부는 메뉴가 큰 영향을 미치곤 했는데, 이날은 식단표를 못 봐서 뭐가 나오는지 몰랐다. 촉박했는데 이상하게 무리해서라도 아침을 먹고 싶더라니, 맛있는 샌드위치가 나왔다. 식사 끝물에 가서 많이 남아있길래 하나는 포장해 옴. 붕대감기,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기본 이론을 배우고 실습도 했다. 심폐소생술 나름 손등에 멍들 정도로 열심히 .. 2023. 7. 28. 이전 1 2 3 4 ··· 1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