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랑 시끌벅적 즐거운 시간 보내고 집에 돌아가는데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이 드는 날.
뭔가 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이 이상 쉬고 싶다고 말하기엔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냥 다 제쳐두고 쉬고 싶은 날.
운동 시작하고는 크게 감정기복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마저도 괜히 축축하고 무거운 생각이 가득 들어차는 날.
'왜 살지?', 답 없는 삶의 의미 따위를 묻는 질문이 자꾸 들 때 가장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아서,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다가 퍽 당황스러운 날.
그럴 때 저는 오히려 삶보다 죽음에 대해 알아봐요.
14장 중 4장까지밖에 못 읽어서 아직 삶의 가치나 의미와 같은 이야기까지는 접근하지 못했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논쟁을 읽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조금은 다시 팽팽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왜 살지?' 따위의 질문은 아마 평생 나를 따라다닐 것 같은데, 내 질문을 기억해 주고 연초에 이 책을 선물해 준 친구에게 아주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평소 즐겨보는 침착맨 아조씨가 휴식에 들어갔다. 분명 한 6개월 전만 해도 꾸준하게 보는 건 아니지만 한 번 꽂히면 밥 먹을 때마다 본다고 썼던 것 같은데, 그새 이 아저씨한테 참 침며들어서... 매일 저녁 7시면 꼭 침투부 보러 유튜브 켠다.
맛있는 거 먹는 게 낙이었던 내가, 요즘은 뭐 해먹기도 너무 귀찮고, 그렇다고 아무 바깥 음식이나 사 먹기는 싫고, 결국 배고프면 뭐라도 주워 먹겠지 하는 조금은 놔버린 마음으로 일단 빈손으로 집에 오면, 저녁 7시에 어김없이 침투부 봐야 돼서 결국 간단하게라도 뭔가 뚝딱뚝딱 준비해서 밥을 먹는다. 내 식사를 책임져줘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아조씨.
그냥, 요즘 또 스멀스멀 쓸데없는 질문이 올라올 기미가 보이는데, 땅 속으로 꺼지기 전에 멱살 잡고 끌어올려주는 것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고. 『죽음이란 무엇인가』랑 침착맨(&침 유니버스). 침방장님 잘 쉬시고,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방송하고 영상 올려줬음 좋겠다. 방장님 쉬는 동안 저는 책을 완독 해볼게요.
아참, 이건 다른 소리긴 한데, 블로그 주제를 좀 통일해서 전문성을 갖춰볼까 싶은 생각이 한때 들었는데 관뒀다. 가끔은 이곳이 내 현생 탈출구인데 이거까지 제한을 걸기 싫어서 그냥 썅마이웨이 오늘 같은 희소리 막 쓰기로 마음먹음. 침소리 수년간 일관성 있게 했더니 침착맨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어버린 침아저씨 내 롤모델임. 다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삽시다.
최근에 진짜 육성으로 깔깔대면서 본 영상 하나 추천하며 마침. 침펄 듀오는 사기잖슴.
"왜 그런 날 있잖아요옹"은 이 영상에서 나옴. 진짜 끝.
Copyright ⓒ 2015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시각적 기록 > 사색하는 연습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영&필라테스 일지 270423 (8) | 2023.04.28 |
---|---|
What Is Socially Acceptable (2) | 2023.03.30 |
꼰대 혹은 장인 (6) | 2023.02.19 |
새해 첫날에 쓰는 글 (0) | 2023.01.03 |
수영&필라테스 일지 201022 (2) | 2022.10.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