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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기록/사색하는 연습장

수영&필라테스 일지 270423

by Heigraphy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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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줄어든 운동 횟수

  반년 만에 돌아온 운동 일지. 놀랍게도 그동안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밤에 집중력이 더 좋은 나로서, 최근에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생겨서 밤늦게까지 뭘 하느라 밤낮이 완전히 바뀌어서 결석이 잦아졌다. 스스로도 너무 아쉽다. 주 5회, 혹은 가끔 주말까지 6회까지도 가던 운동, 요즘은 주 3회 가면 많이 가는 셈이 됐다.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게 아니라 진심 해뜨기 직전에 잠들어서 운동 가야 될 시간에 눈을 못 뜬다. 한 10분 늦게 일어나면 늦게라도 준비해서 가서 2-30분이라도 하고 오는 편인데, 늦게도 못 가도록 한 30분-1시간 늦게 일어나면 아쉬워서 탄식하면서 일어남. 아침 운동.. 아침 운동이 하고 싶어요... (이거 쓰는 날도 30분 늦게 일어나서 못 감)

 

(출처: 이말년... 무슨 시리즈인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침하하에서 주움)

 

  운동을 못 가는 날은 일단 늦게 일어난다는 뜻이고, 그래서 밥을 덜 먹게 된다. 운동하는 날은 돌아오자마자 허기져서 아점 먹고 저녁 먹고 최소 두 끼는 먹는데, 안 가는 날은 느지막이 일어나서 한 끼만 먹을 때도 있다. 혹은 뭔가 빡 집중해서 하다 보면 별로 식욕도 없어서 먹는 양이 조금 줄어든다. 그래서인지 운동하는 횟수가 줄었는데 오히려 살이 빠졌다(?) 역시 다이어트를 하려면 운동보다는 식단인가 보다.

 

 

01 수영 일지

  요즘의 수영은 사실 좀 애증이다. 더 이상 뭐가 잘 느는 것 같지도 않고, 수업이라기엔 딱히 배우는 것 같지도 않고. 조금씩 조금씩 실력이 늘면서 재미가 붙어야 되는데, 아예 빡센 걸 시키면서 잘 안 되고, 그렇다고 자세를 많이 봐주는 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좌절감 비슷한 게 막 든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레벨을 나눴지만 같은 레벨 안에서도 실력 차이가 조금씩 있어서, 쌤이 하나하나 못 봐주고 어딘가는 조금 소홀해지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게 좀 아쉽다.

 

  선수하려고 수영하는 거 아니고, 그냥 물에서 재미있게 놀고 싶어서 배우는 수영인데, 뭔가 갈수록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진행되는 듯한 수업... 말로는 못 해도 상관없으니 물에서 좀 편안해지라고 하시는데, 뭔가 나는 갈 때마다 혼나고 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지...? 그래서 요즘은 그냥 주말에 자유수영 하는 게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한 50m 정도는 자유형으로 갈 수 있다. 편도 25m도 숨차서 다 못 갔던 6개월 전에 비하면 진짜 많이 발전했다 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자유형 1바퀴 돌면 부담 없이 딱 좋고, 조금 더 힘내면 2바퀴 정도가 좋은데, 요즘은 쌤이 기본 3바퀴, 많으면 4바퀴씩 뺑뺑이 돌림ㅠㅠㅠㅠ 그럴 때마다 진짜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 그래도 이 악물고 어떻게든 하긴 함...

 

  참, 나 요즘 1-2등에 서서 수영한다. 잘하는 순서대로 서서 하는데, 잘하는 분들이 다 윗반으로 올라감+1년쯤 하니 조금 흉내나마 냄+젊은이가 앞에 서야 한다는 이유 등등으로 어쩌다 보니 위로 쑥쑥 올라왔다. 나는 평영, 접영이 조금 더 편하고, 자유형 배영은 아직도 좀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자신 있는 영법에 따라 순서를 달리 서기도 한다.

 

  한 번은 자유형 3-4바퀴 도는데 너무 자신이 없어서, 제가 너무 느려서 혹시 먼저 가시겠냐고 뒷분에게 여쭤보니, 괜찮다고 본인도 천천히 가겠다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셔서 참 감사했다. 괜찮아 OO아, 라고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이게 뭐라고 마음이 따스해짐... 정겨운 우리네 수영장.

 

 

(출처: 침하하 ...운동 일지라고 해놓고 침순이 인증 중)

 

 

02 필라테스 일지

  매달 '이걸 계속해, 말아'를 고민하면서도 결국엔 재수강 신청을 하게 되는 필라테스. 이것도 딱히 느는 느낌이 없는데, 쌤이 내 맘도 모르고 빡센 자세 시키면(시키기만 함, 어떻게 하는지 개별적으로 안 알려줌... 단체 수업의 한계) 좌절감에 속상해지는 걸 넘어서 화가 남ㅋㅋㅋㅋㅋ 내가 나한테(정확히는 머리로는 이 동작을 하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줘서) 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화가 나는 그런... 느낌...

 

  '운동 좋아서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살아야 하니까 하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존버하고 있다. 요즘 또 가다 못 가다 하니, 한 이틀 못 가다가 오랜만에 가면 또다시 근육에 새로운 자극이 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니 그만두면 한몇 주 안에 근육이고 몸 밸런스고 뭐고 다 회귀할 것 같은 거지...? 그게 무서워서 그냥 무식하게 버티고 있는 중.

 

 

 

  운동하는 어르신들 특, 엄청 젊어 보이신다. 한 번은 어떤 분께서 나이를 물어보시길래 알려드렸더니, 그렇게 안 보인다고 이제 대학생인가 싶어서 물어보셨단다(감사합니다). 본인 딸이 2N살인데 그보다 어려 보인다나. 아니 저는 여사님한테 그만한 딸이 있다는 게 더 놀라운데요...? 진심 나는 그분을 40대쯤으로 봤다. 수영장에서도 몇 번 이런 적 있는데 매번 놀란다.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지인이랑 이야기하다가, 운동을 한 지가 좀 됐는데 사실 언젠가부터 더 건강해진다거나 실력이 좋아진다는 느낌은 별로 안 드는데 관성처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한 10살쯤 더 먹고 주변 친구들이랑 비교해 보면 그래도 건강이 나빠지는 속도가 느려지고 지연되는 게 느껴질 거라고 해서 빵 터졌다. 아, 건강이 안 나빠지는 선택지는 없고 조금 느려질 뿐이구나ㅋㅋㅋㅋㅋ 계속계속 운동을 하면 계속계속 지연을 시킬 수 있을까?

 

  사실 이렇게 툴툴대고 아쉬운 소리 하는 것도, 아침 운동을 할 수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은 이래도 나름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1년 정도 운동하면서 만난 귀인들도 많다. 이래저래 복을 얻어가는 것 같다. 또, 곧 여름이니 조금 더 힘내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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