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줄어든 운동 횟수
반년 만에 돌아온 운동 일지. 놀랍게도 그동안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밤에 집중력이 더 좋은 나로서, 최근에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생겨서 밤늦게까지 뭘 하느라 밤낮이 완전히 바뀌어서 결석이 잦아졌다. 스스로도 너무 아쉽다. 주 5회, 혹은 가끔 주말까지 6회까지도 가던 운동, 요즘은 주 3회 가면 많이 가는 셈이 됐다.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게 아니라 진심 해뜨기 직전에 잠들어서 운동 가야 될 시간에 눈을 못 뜬다. 한 10분 늦게 일어나면 늦게라도 준비해서 가서 2-30분이라도 하고 오는 편인데, 늦게도 못 가도록 한 30분-1시간 늦게 일어나면 아쉬워서 탄식하면서 일어남. 아침 운동.. 아침 운동이 하고 싶어요... (이거 쓰는 날도 30분 늦게 일어나서 못 감)
운동을 못 가는 날은 일단 늦게 일어난다는 뜻이고, 그래서 밥을 덜 먹게 된다. 운동하는 날은 돌아오자마자 허기져서 아점 먹고 저녁 먹고 최소 두 끼는 먹는데, 안 가는 날은 느지막이 일어나서 한 끼만 먹을 때도 있다. 혹은 뭔가 빡 집중해서 하다 보면 별로 식욕도 없어서 먹는 양이 조금 줄어든다. 그래서인지 운동하는 횟수가 줄었는데 오히려 살이 빠졌다(?) 역시 다이어트를 하려면 운동보다는 식단인가 보다.
01 수영 일지
요즘의 수영은 사실 좀 애증이다. 더 이상 뭐가 잘 느는 것 같지도 않고, 수업이라기엔 딱히 배우는 것 같지도 않고. 조금씩 조금씩 실력이 늘면서 재미가 붙어야 되는데, 아예 빡센 걸 시키면서 잘 안 되고, 그렇다고 자세를 많이 봐주는 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좌절감 비슷한 게 막 든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레벨을 나눴지만 같은 레벨 안에서도 실력 차이가 조금씩 있어서, 쌤이 하나하나 못 봐주고 어딘가는 조금 소홀해지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게 좀 아쉽다.
선수하려고 수영하는 거 아니고, 그냥 물에서 재미있게 놀고 싶어서 배우는 수영인데, 뭔가 갈수록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진행되는 듯한 수업... 말로는 못 해도 상관없으니 물에서 좀 편안해지라고 하시는데, 뭔가 나는 갈 때마다 혼나고 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지...? 그래서 요즘은 그냥 주말에 자유수영 하는 게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한 50m 정도는 자유형으로 갈 수 있다. 편도 25m도 숨차서 다 못 갔던 6개월 전에 비하면 진짜 많이 발전했다 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자유형 1바퀴 돌면 부담 없이 딱 좋고, 조금 더 힘내면 2바퀴 정도가 좋은데, 요즘은 쌤이 기본 3바퀴, 많으면 4바퀴씩 뺑뺑이 돌림ㅠㅠㅠㅠ 그럴 때마다 진짜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 그래도 이 악물고 어떻게든 하긴 함...
참, 나 요즘 1-2등에 서서 수영한다. 잘하는 순서대로 서서 하는데, 잘하는 분들이 다 윗반으로 올라감+1년쯤 하니 조금 흉내나마 냄+젊은이가 앞에 서야 한다는 이유 등등으로 어쩌다 보니 위로 쑥쑥 올라왔다. 나는 평영, 접영이 조금 더 편하고, 자유형 배영은 아직도 좀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자신 있는 영법에 따라 순서를 달리 서기도 한다.
한 번은 자유형 3-4바퀴 도는데 너무 자신이 없어서, 제가 너무 느려서 혹시 먼저 가시겠냐고 뒷분에게 여쭤보니, 괜찮다고 본인도 천천히 가겠다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셔서 참 감사했다. 괜찮아 OO아, 라고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이게 뭐라고 마음이 따스해짐... 정겨운 우리네 수영장.
02 필라테스 일지
매달 '이걸 계속해, 말아'를 고민하면서도 결국엔 재수강 신청을 하게 되는 필라테스. 이것도 딱히 느는 느낌이 없는데, 쌤이 내 맘도 모르고 빡센 자세 시키면(시키기만 함, 어떻게 하는지 개별적으로 안 알려줌... 단체 수업의 한계) 좌절감에 속상해지는 걸 넘어서 화가 남ㅋㅋㅋㅋㅋ 내가 나한테(정확히는 머리로는 이 동작을 하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줘서) 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화가 나는 그런... 느낌...
'운동 좋아서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살아야 하니까 하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존버하고 있다. 요즘 또 가다 못 가다 하니, 한 이틀 못 가다가 오랜만에 가면 또다시 근육에 새로운 자극이 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니 그만두면 한몇 주 안에 근육이고 몸 밸런스고 뭐고 다 회귀할 것 같은 거지...? 그게 무서워서 그냥 무식하게 버티고 있는 중.
운동하는 어르신들 특, 엄청 젊어 보이신다. 한 번은 어떤 분께서 나이를 물어보시길래 알려드렸더니, 그렇게 안 보인다고 이제 대학생인가 싶어서 물어보셨단다(감사합니다). 본인 딸이 2N살인데 그보다 어려 보인다나. 아니 저는 여사님한테 그만한 딸이 있다는 게 더 놀라운데요...? 진심 나는 그분을 40대쯤으로 봤다. 수영장에서도 몇 번 이런 적 있는데 매번 놀란다.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지인이랑 이야기하다가, 운동을 한 지가 좀 됐는데 사실 언젠가부터 더 건강해진다거나 실력이 좋아진다는 느낌은 별로 안 드는데 관성처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한 10살쯤 더 먹고 주변 친구들이랑 비교해 보면 그래도 건강이 나빠지는 속도가 느려지고 지연되는 게 느껴질 거라고 해서 빵 터졌다. 아, 건강이 안 나빠지는 선택지는 없고 조금 느려질 뿐이구나ㅋㅋㅋㅋㅋ 계속계속 운동을 하면 계속계속 지연을 시킬 수 있을까?
사실 이렇게 툴툴대고 아쉬운 소리 하는 것도, 아침 운동을 할 수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은 이래도 나름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1년 정도 운동하면서 만난 귀인들도 많다. 이래저래 복을 얻어가는 것 같다. 또, 곧 여름이니 조금 더 힘내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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