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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진일기

5년과 잠시 이별

by Heigraphy 2025.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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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과 글이 좋아서 집착하듯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근 1.5년은 유독 바빠서(?) 기록이 많이 밀렸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사진은 여느 때와 같이 날짜별로 차곡차곡 정리하고 보정하며 쌓아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말이죠. 제 5년 치의 기록이 순식간에 날아갔네요? 외장하드가 뻑났습니다... 뻑..

 

씨게이트 외장하드

  무상 수리 기간이 3년인데 딱 3.5년 쓰고 뻑났네요. 여기에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내 역사가 들어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씨게이트에 채팅문의를 했는데, 처음에는 태국에 공식 수리점이 없으니까 본사 네덜란드로 보내면 수리를 해주겠다고 하더니, 막상 한다고 하니까 보증기간 지났다고 안 해준대요. 알아서 하래요. 아니, 처음부터 시리얼 넘버도 다 불렀는데 된다고 말하다가 보내겠다고 결정하니까 수리 못해준다는 건 뭥미? 약 올리나.

 

  내 외장하드는 결국 못했지만, 태국 거주 씨게이트 무상 수리 대상자의 경우 UPS를 통해서 네덜란드로 보내면 영업일 기준 한 달쯤 걸리고, 돌려받을 때 새 외장하드도 주지만 관세를 내야 할 수도 있고 그건 내 부담이라고 하더군요. 관세는 태국 UPS에 물어보래서 전화했더니 겁나 퉁명스럽게 그런 건 자기들도 모른다고 하고요. (아니 파트너사라서 알 거라던데?) 결국 챗지피티에 대략적으로 물어봤는데 그렇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더라고요. 문제는 최대 영업일 30일이라 실제로는 수리해서 받기까지 한 달 반 정도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게 관건인 거 같아요.

 

  구글맵 평점 좋은 방콕 사설 수리점을 갔는데요. 시스템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고장 난 건데, 만약 헤드가 디스크를 많이 긁은 거면 아예 복구를 못할 수도 있다고 해서 고민하다가 결국 수리는 안 하기로 했어요. 마침 한국에 가는 지인이 있어서 한국으로 보내서 수리를 받기로 했어요. 방콕에서는 11,000밧 이상, 한국에서는 385,000원. 한국의 업체는 씨게이트 공인 수리점인데 가격도 방콕보다 더 싸요. 개인 사정으로 보내고 받는 데에 결국 1.5개월 정도 걸릴 거 같은데 그 기간 동안 내 5년의 기록은 안녕... 그것도 한국 업체에서 최대한으로 복구해 준다는 가정 하에... 저 착하게 산 거 같은데 제발 한 번만 도와주십쇼...

 

  내 5년 간의 작업물은 물론이고 온갖 여행과 공연, 일상 기록들이 있는 외장하드인데... 블로그에 업로드라도 빠릿빠릿했다면 웹에 남아있는 게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을 텐데, 근 1.5년의 기록은 세상에 거의 나오지도 못한 채 잠들어 버린다고 생각하니 속이 아주 쓰려요, 쓰려. 앞으로 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기록은 외장하드가 고장 난 이후의 기록들이거나, 그전에 블로그에 임시저장한 글들뿐일 겁니다. 외장하드가 살아나야 후아힌, 칸차나부리, 파타야, 꼬란, 끄라비, 꼬피피, 쑤린, 치앙마이, 랏차부리, 라용, 꼬사멧 등등등 여행기를 올릴 수 있다고요.

 

  참고로 저는 사자마자 한 번 떨궜던 거 외에(...) 이후 3.5년 간 외장하드 떨군 적도 없는데요. HDD 꽂고 라이트룸 돌리다가 갑자기 뻑났어요. 님들은 절대 HDD 꽂고 작업하지 마십시오... 작업하려면 무조건 SSD 사십시오... 혹은 백업용 외장하드를 하나 더 사십시오... 저는 결국 SSD도 사고 백업용 HDD도 사려고요. 돈 쓰기 참 쉽죠? 하하하. 그래도 외장하드 수리하는 것보다는 싸지 뭐예요? 하하하하하.

 

  제발 부활해서 돌아오면 좋겠어요, 나의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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