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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워홀일기 :: 5/26 알크마르 프라이드(Alkmaar Pride/Queer Parade) 본문

네덜란드/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5/26 알크마르 프라이드(Alkmaar Pride/Queer Parade)

Heigraphy 2018. 6. 26. 21:08

180526(토)

 

오늘은 알크마르 시티센터에서 알크마르 프라이드를 한다고 해서 보러 가기로 했다.

누구랑 같이 보러 가기로 했다는 건 아니고 물론 혼자^^

 

 

일단 밥을 먹고 나가려는데 집주인이 냉장고에 쌀요리를 남겨놨다.

사실 전날 집주인과 마찰 아닌 마찰이 좀 있었는데..

 

어제부로 집에 새 하우스메이트가 들어왔다.

하우스메이트가 저녁쯤 오기로 했었기에 그 시간에 맞춰서 집주인은 뭔가를 요리하려는 것 같았음.

다만 나는 배가 고파서 미리 밥을 먹으려고 했기 때문에 냄비에 쌀을 안쳐두고,

압력을 위해 그 위에 절구 같은 무거운 걸 올려두고는

대충 시간을 계산한 다음에 방에 올라와서 내 할 일을 다시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주인이 "너 쌀 요리하니!!???" 하면서 부르더니

이거 절구 떨어지면 가스렌지 다 깨지고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올려두지 말라며 이날따라 약간 정색을 함;

그러면서 또 뭐라뭐라 폭풍 잔소리 시전인데

나도 사실 삘받아서 한창 사진 정리하고 블로그 쓰고 바쁘게 뭔가에 집중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그 흐름을 끊은 것도 좀 짜증나고, 결국 밥이 다 될 때까지 옆에서 멍청하게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짜증나고 해서

알겠다고 미안하다고 한 뒤에 빠르게 내가 먹을 것만 챙겨서 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아마 그날만 블로그 포스팅을 한 5개 썼던 것 같음ㅋㅋㅋㅋㅋ

새 세입자가 오고 둘이서 밥을 먹는 것 같았지만 나는 이미 밥도 먹었고,

내 흐름도 더이상 끊고싶지 않아서 그냥 방에 계속 있었다.

근데 내가 방에서 안 나오니까 내가 기분이 상해서 그런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오늘, 내가 그렇게 말해서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해 어쩌고저쩌고 장문의 카드를 또 남겨놓고ㅋㅋㅋㅋㅋㅋ

전날 먹고 남은 음식들을 내꺼라고 넣어놓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또 지레짐작하고 이래놓은게 참 마냥 반갑지만은 않지만, 그래 기왕 해놨다니 내가 밥은 먹는다...

거따 대고 나도 어제 절구 올려놓은거 경솔했고 미안했고 어쩌고 저쩌고 써놓은 다음에 집을 떠났다.

어우 숨막혀.

 

 

 

버스타고 시티센터로 고고!

저 멀리 나의 아지트는 벌써부터 무지개 깃발을 걸어놨구나.

저녁에 이곳에서 페스티벌도 한다는데 기대된다.

 

 

 

 

그렇게 일단은 시티센터쪽으로 들어갔다.

골목골목이 참 알록달록해지고 분홍분홍해진게 눈에 확 띄었다.

 

 

 

 

여길 봐도 무지개 저길 봐도 무지개~

 

 

 

 

 

골목골목마다 이렇게 무지개와 분홍색이 있고,

모든 사람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 분위기를 즐기는게 느껴지니

이 또한 엄청나게 새로웠다.

 

시티센터를 걸어다니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교회에도 무지개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던 것.

(핸드폰으로 인스타에 올릴 영상만 찍고 사진은 안 찍어서 여기선 생략)

종교를 불문하고 다같이 이 축제를 즐기고 서포트하는 이 나라 분위기 정말 너무 좋다.

한국이었으면 축제 이외에도 시끄러운 소식들이 많이 들렸을텐데...

여기선 정말 그냥 축제같음!

 

 

 

바흐광장(Waagplein)으로 나왔더니 못보던 게 설치되어 있었다.

근데 이번 축제용 건물은 아닌 듯?

 

 

 

여기도 거리마다 무지개!

사람들 손에도 무지개!

문득 나는 무지개 아이템을 하나도 안 들고 왔다는게 너무 아쉬웠다.

아니 애초에 무지개 아이템이 있던가 나에게ㅠㅠㅠ

 

 

 

 

사람들이 운하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길래 이곳에서 뭔가 하나보다 싶은 직감에 나도 한 자리 잡고 앉았다.

사이트에서 얼핏 보긴 했었는데, 여기서는 퍼레이드를 운하 위에서 한다고 한다.

그렇게 오후 2시쯤?이 되니 정말 각양각색, 각자의 개성과 색깔을 담은 배들이 운하를 따라 지나가며

음악도 틀고, 직접 노래도 부르고, 깃발을 흔들고, 자신들의 메시지를 보여주며 지나다녔다.

 

아래로 사진이 무지 많을 예정 ^.~

 

 

 

오렌지색과 네덜란드 국기는 기본!

 

 

 

깃발뿐만 아니라 배 자체를 아주 알록달록하게 꾸민 팀이 있는가 하면

 

 

 

뭔가를 홍보하는(?) 팀도 있었고ㅎㅎ

 

 

 

(이런 것도 드래그퀸이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복장도 화장도 제대로 갖추고 퍼레이드 하는 팀도 있었음!ㅋㅋㅋ

 

 

 

분홍분홍했던 VVD라는 팀.

 

 

 

내게 엄청난 컬쳐쇼크로 다가왔던 건 바로 이분들...

경찰이 퀴어퍼레이드에 동참해서 춤추고 노래부르고 하는거 본 적 있나요?

공권력이 함께하는 퀴어퍼레이드 본 적 있나요?

대치하는 두 무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세워져있는 경찰 말고

퀴어퍼레이드 자체를 함께 즐기는 경찰(공권력)을 본 적 있냐구요...

와 난 이 장면이 정말정말 문화충격이었다.

이 나라에서 더 이상의 컬쳐쇼크는 없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는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있어야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이 퍼레이드를 위해 지정된 운하는,

이날만큼은 다 사전에 허가받은 단체와 배들만 지나다닐 수 있었고,

그래서 이렇게 중간중간 관리자 배(?) 같은 것이 함께 퍼레이드에 지나다녔다.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많은 손길들이 있었으리라.

 

 

 

무지개는 다양성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지만, 분홍색은 무슨 의미인지 정말 궁금하다.

 

 

 

 

녹색과 분홍색과 무지개.

 

 

 

 

이렇게 코스프레(?)를 하고 즐거움을 주는 팀도 있었다ㅋㅋㅋ

위 사진은 아마 해리포터의 해리를 코스프레 한 거겠지?

 

 

 

 

 

그 후로도 정말 끝없이 이어진 퍼레이드ㅋㅋㅋㅋ

이게 정말 축제구나ㅋㅋㅋㅋ

 

 

 

동물과 자연에 대해 외치는 배도 있었음!

퀴어퍼레이드의 연장선엔 이런 메시지를 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HAME? I DON'T KNOW THAT WORD!

EMBRACE DIVERSITY

등등 인상적인 문구가 많았던 배.

다양성을 포용하라.

정말 기본적이면서도 당연한 말인데,

젠더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국적, 나이, 인종, 외모 등등 사람을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외침이었으면 좋겠다.

 

 

 

 

 

그 뒤로도 수척의 배들이 더 지나가고 나서야 퍼레이드가 마무리 되었다ㅋㅋㅋ

어른, 아이, 성별 등 모든 것을 불문하고 다같이 옹기종기 운하 앞에 앉아서 이 퍼레이드를 보며 즐기는게 정말..

부러워 부럽다고!

내 인생 첫 퀴어퍼레이드를 이곳에서 본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한국에 돌아가면 그때도 꼭 참여해야지.

부디 내가 이 나라에서 겪은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리를 옮겨 작은 무대가 보이는 곳에 맥주를 한 잔 하러 갔다.

 

 

 

무난무난하게 하이네켄!

 

 

 

저 멀리 간이무대에서는 디제잉을 하는 듯했다.

 

 

 

바흐광장에 있는 펍의 야외석은 이미 이렇게 사람이 가득가득 찼고요~

이와중에 햇빛이 너무 강하니까 그늘 자리 앉으려고 눈치싸움 오지고ㅋㅋㅋㅋ

일단 자리를 잡은 뒤엔 일어나서 춤추고 노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른건 몰라도 정말 '축제'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주게 잘 즐기는 것 같은 이 나라 사람들ㅋㅋㅋㅋ

 

 

 

 

무대 위로 게스트를 모셔서 뭔가를 하기도 했다.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시티센터에서는 이 정도만 즐기고 슬슬 아지트로 가고자 움직였다.

 

 

 

#MOOD

이런거 써줘야 할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큼지막한 운하 하나를 건너서 아지트 도착!

내 일기를 꾸준히 보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나 혼자 별칭 같은 걸로 아지트라고 부르는 이 공간의 정식 명칭은

'Stadskantine Alkmaar'이다.

혹시 누군가 알크마르에 갈 일이 있다고 한다면 여기를 꼭 가시라고 추천하고 싶음

꼭 꼭!!!!!!

이곳 테라스에서 보는 알크마르의 전경 또한 굉장히 볼 만하다.

 

 

 

들어가자마자 나의 사랑 TEXELS 맥주와 Frikandellen이라는 더치스낵을 시켰다.

미니 소세지 같은 거라고 보면 될 듯!

오늘도 맥주와의 조합 꿀이고~

맥주도 스낵도 아주 꿀떡꿀떡 넘어가고~

 

 

 

두 번째 잔은 다른 술도 마셔보겠다고 작은 걸 시켰는데 이것도 맛있었다.

다만 사이즈가 좀 작아서 감질맛...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곳에서도 퀴어페스티벌을 한다고 했었는데,

나는 좀 일찍 가서 그런지 준비하는 모습만 실컷 보고 정작 페스티벌은 못 봤다.

스테이지를 만들기 위함인지 테이블 치우는 것만 실컷 봄ㅋㅋㅋㅋㅋ

 

 

 

결국 너무 늦게까지는 안 있고 일찍 나왔는데... 한 9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이 밝아서 좋아좋아~~~

아지트 근처에서 제 스티커 찾은 분은 연락 주시면 제가 기분이 좋아지겠습니다. :)

 

 

 

그래도 아침부터 나가서 결국 해가 뉘엿뉘엿 질 쯤 들어왔다.

(네덜란드에서 5월에 해가 진다는 건 거의 10시가 다 됐다는 것)

집 근처에서 만난 새끼고양이.

딱 봐도 정말정말 어려보이는게 티났다ㅠㅡㅠ

가까이 가기엔 나를 너무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멀찍이서 사진만 겨우 찍음

그리고 거의 찍자마자 도망감...

(카메라를 들고 '찰칵' 소리가 나게 사진을 찍으면 더 무서워 하는 듯)

그래도 이 친구 덕분에 마지막까지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다양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던,

퀴어축제라고 했을 때 이 '축제'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되었던,

그리고 여전히 나의 아지트는 즐겁고 멋진 공간이라는 것을 느꼈던

알찬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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