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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네이메헌 페스티벌 Vierdaagsefeesten(4일간의 축제)

by Heigraphy 2018.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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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16(월)

 

오랜만에 나의 일기에 등장하는 수잔ㅎㅎ

네덜란드 오자마자 처음 만난 친구였고, 알크마르로 간 뒤로 이 친구를 한 번도 못 보고 살았다.

로테르담으로 온 뒤로 "이제 좀 가까워졌으니 조만간 보자!"하고 얘기하다가, 이 친구 고향 동네에서 꽤나 큰 연례행사인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해서 초대받아 갔다.

 

페스티벌 이름은 Vierdaagsefeesten!

페스티벌 이름부터가 아예 4-days festival, 즉 '4일간의 축제'다.

(요즘 더치 공부하면서 나도 모르게 더치->한국어로 번역하는 연습을 하는게 아니라 더치->영어(->한국어)로 번역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더치랑 영어랑 아무래도 매우 비슷하다보니..!)

 

사실상 이 페스티벌은 일주일 간 지속되었는데 이름은 왜 4일간의 축제냐하면, 메인 행사가 바로 '네이메헌 걷기'인데, 그게 4일간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 전 3일 정도는 여느 페스티벌처럼 음악 틀고, 공연하고, 음식이랑 음료 팔고 하는 그런 페스티벌이었음.

나는 그 3일 중에 하루를 다녀왔다.

 

 

 

수잔에게 당일에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나도 마침 시간이 돼서 페스티벌 장소인 네이메헌(Nijmegen)으로 이동!

네덜란드에서 규모가 제일 큰 페스티벌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페스티벌이라고 한다.

실제로 참여해보니, 네이메헌 전체에 걸쳐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리고 기차역에서부터 이미 이 페스티벌에 대비해서 추가인력이 배치된 것 같았다.

그만큼 정말정말 큰 페스티벌!

 

 

 

수잔과 페이는 먼저 페스티벌 장소에 가있고 나는 나중에 합류하기로 했다.

도착하고 친구들한테 정확한 위치 좀 알려줄 수 있냐고 했더니, 그냥 사람들 많이 가는 곳 따라서 오라고 함ㅋㅋㅋㅋ

 

 

 

기차역 거의 바로 앞에서부터 축제 분위기가 시작됐다.

 

 

 

작지만 무대에서 공연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나는 여기가 벌써 메인 스테이지인 줄..

근데 이건 아주 맛보기에 불과했다.

네이메헌(Nijmegen) 지역 전체가 축제인데 그 중에 이제 입구 겨우 본 정도였던 거다.

참고로 이 페스티벌은 입장료가 따로 없음!

 

이 중간에 드디어 수잔과 페이를 만나서 페스티벌은 본격적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수잔이랑은 거의 3개월만에 만난 건데 너무 반가웠다.

만나자마자 나의 근황을 물으며..

그간 나에게 있었던 일화들을 얘기했더니 굉장히 exciting하다고 함ㅋㅋㅋㅋㅋ

 

 

 

메인스테이지가 있는 쪽으로 가자고 해서 걷고 걸었는데 정말 네이메헌 전체가 그냥 다 축제 분위기였다.

내가 보기엔 여기도 이미 분위기가 상당히 핫한데 이제 중간쯤 온 거였고, 근처에 수잔의 동생이 일을 한다고 해서 들렀다.

수잔 동생이랑은 처음 인사함!

 

 

 

이 관람차 있는 곳 근처가 바로 메인스테이지였는데 여기까지 오는데만 30분 넘게 걸은 것 같음ㅋㅋㅋㅋ

 

 

 

Nijmegen Summer Capital of Holland!

 

 

 

근데 보다시피 아직도 해가 밝고 시간이 좀 일러서, 근처에서 시간이 좀 흐를 때까지 쉬어가기로 했다.

 

 

 

이날 하루 동안 참 많이 보고 다녔던 다리.

 

 

 

페스티벌 장소에서는 다리 하나 건너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칠링칠링.

멀리서도 노래소리는 들려서 분위기 즐기면서 얘기 나누기는 참 좋았던 곳.

수잔이랑 한국과 네덜란드 연애 문화 차이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건, 한국에서는 커플끼리 같은/비슷한 옷을 입는게 자연스럽지만, 여기서는 똑같은 아웃핏, 그러니까 커플티를 입는건 좀 놀림감이 될 만한 일이라고 해서 좀 놀랐다.

 

 

 

슬슬 해질녘쯤 돼서 다시 메인스테이지가 있는 곳으로 나가봤는데 여전히 음악이 우리 취향이 아니어서 다시 이동이동.

내가 아직 저녁을 안 먹은 상태였어서 먹을 것을 찾으러 돌아다녔다.

뭘 많이 팔기는 했는데 뭔가 다 성에 안 차서 나 때문에 친구들이 많이 걷게 됨... 미안하다 친구들아.

중간에는 수잔과 페이의 친구들도 만났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자 관람차에 불이 들어왔다.

 

 

 

메인 스테이지에 사람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참!

해가 지니까 확실히 페스티벌 분위기도 무르익어갔다.

 

 

 

이렇게 어두워진 후에는 이 인파들 사이에서 놀기가 정말 빡셀 정도로ㅋㅋㅋㅋ 사람이 참 많았음.

페이는 조금 일찍 가고 나는 끝까지 놀다가 수잔네서 자기로 해서 수잔이랑 남아서 밤늦게까지 놀았다.

 

참 다양한 노래가 나왔다.

네덜란드 노래도 나왔고 유명한 팝음악도 나왔는데, 나는 둘 다 잘 모를 뿐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유명한 노래 나올 때마다 수잔이 이 노래는 아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한 80%는 모른다고 하니까 수잔이 그때마다 탄식했다...ㅎㅎ

예전에 수잔네서 지낼 때도 내가 웬만한 곡들을 다 모른다고 해서 수잔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몰라 나는 너무 내 취향인 분야에만 집중하는 사람인가봐...

노래를 알면 따라부르기도 하고 리듬에 맞춰 놀기도 훨씬 더 재밌었을텐데 좀 아쉽긴 했다.

 

네덜란드어 노래가 나올 때 무슨 동작을 가리키는 노래들이 몇몇 있었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이 노래말을 따라서 모션을 취하는게 참 재미있어 보였다.

나는 수잔이 그때그때 알려줘서 따라하거나 이해했다.

예를 들면 노래에 맞춰 옆사람과 어깨동무를 하고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인다든지, 입고 있거나 가지고 있던 옷을 꺼내서 위로 빙빙 돌린다든지 등등.

 

결론적으로 이 페스티벌은 노래를 알아들으면 훨씬 재미있는 페스티벌이라는 거다.

(물론 어느 페스티벌이나 어느정도 그렇겠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이 페스티벌은 그게 꽤 중요하다고 느낌)

 

 

 

이날 물도 한 모금 안마셨던 나였는데 마지막에 겨우 맥주 한 잔 쭉 들이킴.

12시가 좀 안 된 시간이었고, 원래대로라면 새벽까지 노는 거였는데, 메인스테이지에서 두어시간 논 걸로 (내가) 너무 지쳐서 예정보다 일찍 돌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12시 반쯤? 기차타고 수잔네로 이동함!

 

수잔네 고향집은 네이메헌에서도 기차를 타고 조금 더 가야하는 곳에 있었다.

기차역에 내려서는 약 20분 정도를 걸었어야 했는데, 걸으면서 한 얘기들이 상당히 재미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와 데이트하는 남자에 대해서도 듣고, 그와 관련된 고민이라면 고민도 듣고, 나도 내 얘기도 하고.

특히 수잔에게 듣는 네덜란드 연애 이야기는 잘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길이 꽤 어두웠는데 재미있는 얘기를 하면서 걷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수잔네 어머니를 3년만에 다시 뵙게 됨!

내 네덜란드에서의 생활을 연장시켜주신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분ㅠㅠ

오늘은 이렇게 잠자리 신세까지 지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에는 아버지도 뵙고!

한국에서 수잔이랑 수잔네 부모님이랑 페이랑 같이 노래방도 가고 설빙도 먹고 했던게 막 새록새록 떠올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 또 오시면 더 제대로 대접해드리고 싶다.

아침에 수잔이 만들어주는 팬케익도 하나 먹고 오랜만에 넷플릭스 같이 보다가ㅋㅋㅋㅋ

오후 적당히 시간 맞춰 기차타러 갔다.

 

수잔의 고향동네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 자기 사람들을 초대하고,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자기가 나고 자란 동네를 알려주고 보여주는게 수잔 본인에게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한다.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겠고 그런 자리에 나를 초대해줘서 참 고마울 따름이다.

덕분에 참 즐거운 시간 보내다 감!

 

 

 

수잔네서 네이메헌으로 오는 기차는 NS기차가 아니었기 때문에 NS기차로 갈아탈 땐 체크아웃/체크인을 다시 해줘야 했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4년만에 다시 온 곳.

옛날에 친구들이 네덜란드 시티투어 시켜준다고 했을 때 왔던 곳인데, 이번에도 친구 초대를 받아서 왔네.

어쩌면 네이메헌도 나랑 꽤 인연이 있는 곳인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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