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전쯤 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준비할 때부터 시작해서,
워홀 끝나고 한국에 돌아온 뒤 지금까지도 혼자 꾸준히 공부하고 있는 네덜란드어(더치어).
사실 한국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아서 다른 외국어와 달리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도 별로 없고(있어도 비싸고),
교재가 다양한 것도 아니어서 공부하기 좋은(쉬운) 언어는 아니다.
(더치어 공부하면서 우리나라 영어 교육이 얼마나 발달되어 있고, 그 덕분에 영어 공부 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정말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띄엄띄엄이나마 2년쯤 공부하니, 쉬운 더치 문장 정도는 읽고 쓰며, 간단한 대화 정도는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좋아서 공부는 하지만, 시간을 많이 내는 건 부담스러워서 틈틈이 공부를 하느라 좀 더디다면 더딘 편..)
혼자 이만큼 왔다는 것에 조금은 뿌듯한 마음으로 네덜란드어 독학기를 작성해본다.
공부(독학)할 때 필요한 것은
1. 핸드폰(어플)
2. 노트
3. 수첩(단어장)
4. 네덜란드어 교재
(중요도 순)
1. 어플로 공부하기
요즘 사실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어플은 굉장히 많다.
그 중에서도 나는 더치어 공부할 때 두 어플을 꾸준히 쓰고 있다.
바로 듀오링고(Duolingo)와 멤라이즈(Memrise).
듀오링고는 워홀 가기 전부터 했으니 사용한 지 2년 정도 됐고,
멤라이즈는 네덜란드에서 지낼 때 친구에게 추천받아서 쓰기 시작해서 1년 정도 된 것 같다.
현재는 오며가며 지하철에서 10-15분씩 투자하여 꾸준히 플레이 하는 중.
아! 참고로 나는 무료 버전으로도 잘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어↔네덜란드어가 아니라
영어↔네덜란드어로 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어↔네덜란드어는 잘 없을 뿐더러,
밑에서 다시 얘기하겠지만 '한↔네'가 훨씬 어려움......
1-1. 듀오링고(Duolingo)
먼저 듀오링고.
주제별로 단어와 예문이 잘 정리되어 있어, 단어와 그 활용법을 공부하기에 좋다.
예전에는 한 회 풀면 끝나서 복습하기가 어려웠는데,
계속 업데이트에 업데이트를 거듭하더니
이제는 한 주제를 가지고 0단계부터 최대 5단계까지 풀어볼 수 있다.
보다시피 나는 한 주제를 가지고 3단계(가끔 머리에 너무 안 들어오면 4단계)까지 풀어보고 다음 주제로 넘어간다.
3-4번쯤 돌리다 보면 머릿속에 좀 남는다.
새로 배우는 단어나 표현은 노란색으로 표시되고,
모르는 단어를 누르면 뜻도 보여준다.
같은 단어와 이를 활용한 문장을 많이 보여주기 때문에 여러가지 예문을 확인하기에 좋다.
숙어 같은 것도 묶어서 잘 보여준다.
주제별로 묶어서 반복 학습 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실 한계도 좀 있다.
바로 문법 학습이 어렵다는 거다.
단어와 문장만 계속 나열되고 어떠한 설명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규칙을 파악하는 것은 또 다른 몫으로 남아버린다.
(근데 듀오링고만의 문제는 아니고 외국어 학습 어플이 대부분 이렇다)
1-2. 멤라이즈(Memrise)
이것도 단어/숙어 공부하기 좋은 어플.
한국어를 공부하는 더치 친구한테 추천받아서 시작했는데,
이거야말로 반복하기 끝판왕이라서, 따로 시간내서 복습하기 힘든 사람들은 이 멤라이즈 정말 추천한다.
Dutch 코스는 꽤 무궁무진하게 있는 모양.
나는 현재 Dutch 5단계를 공부하고 있다.
유료 회원이 되면 어려운 단어도 공부할 수 있고, 듣기도 더 공부할 수 있는 모양인데
나는 여전히 무료 회원으로 남아있죠...
사실 그걸로도 충분하다.
멤라이즈도 단계별로 주제가 정해져 있지만
사실 듀오링고만큼 체계적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사실 내게 듀오링고가 메인 학습 어플이라면, 멤라이즈는 서브 학습 어플 정도...
이미 아는 것이 나오면 복습 느낌으로, 모르는 것이 나오면 가볍게 확인해보고 넘어가는 정도로 공부하고 있다.
(그래도 어플 자체가 맨날 전에 학습한 거 리뷰, 리뷰, 리뷰를 시켜서, 이것도 심하게 노력 안 해도 머리에 잘 남는 편)
좋은 점은, 자연스러운 영어 번역과 직역 번역을 둘 다 보여준다는 점.
그리고 이 어플도 마찬가지로 문법을 공부하기는 힘들다.
그냥 저 표현 자체를 통으로 외워서 쓰는 거지.
그럼 문법 공부는 어떻게 하냐?
바로 이렇게!
2. 노트에 문법 정리하기
책상에 앉아 더치어 공부할 때 필요한 3종세트
노트, 수첩(단어장), 교재
그 중 내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노트 활용법.
듀오링고를 플레이 할 때, 0-1단계까지는 전부 캡쳐를 한다.
그래서 새로운 단어, 새로운 문장, 새로운 문법 등이 보이면
같은 것 혹은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노트에 전부 적었다.
이 작업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한다.
(평일에는 시간이 없어서 주말 하루 정도 바짝 함)
듀오링고도 한 주제 안에서도 단어나 문장이 중구난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직접 같은 것/비슷한 것끼리 손으로 쓰면서 정리를 하니 머릿속에서도 정리가 잘 된다.
그렇게 듀오링고로 학습한 단어와 문장들을 정리하며 직접 문법 노트를 만들었다.
정확한 문법 용어는 몰라도, 비슷한 문장을 계속 보면 규칙이 보이기 마련일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은 한 군데 모아서 적은 것이다.
규칙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정확히 어떻게 적용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을 때는
'국가대표 네덜란드어 완전 첫걸음'이라는 책을 참고하거나,
온라인 검색을 아끼지 않았다.
더치어가 굉장히 생소한 것 같아도,
문법 정보를 올려주는 사람들이 없지 않음..!
(한국어로 검색이 잘 안 된다면, 영어로 검색해보면 더 많이 나온다)
'국가대표 네덜란드어 완전 첫걸음'이라는 책은 정말 기초 중에 기초 교재인데
어려운 문법 용어 같은 것 없이도 핵심적인 설명이 꽤 나와있어 요긴했다.
3. 단어장 만들기
사실 이미 듀오링고의 많은 단어와 문장들을 노트에 정리를 하고 있어서
단어장을 만들 생각은 오랫동안 안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멤라이즈의 단어와 표현들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간단하게 단어 위주로 정리하고 있다.
가끔 멤라이즈에도 주옥같은(?) 표현들이 나와서,
바로바로 쓸 수 있는 짧은 문장이나 숙어 위주로 정리하려다가...
그냥 전부 다 쓰고 있음!
4. 문법 교재로 공부하기
그래도 주먹구구 같은 문법 공부는 한계가 있을테니
제대로 된 책으로 제대로 공부해보자 하고 지른 문법 교재.
이 교재는 두어달 전쯤 구매했는데
중급에 해당한다고 하더니 생각보다 더 어렵다......
그래서 가장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녀석 중 하나임...
다른게 아니라 문법 용어들이 좀 필요 이상으로 어렵다.
그리고 예문도 어려운 편이라 더치어 처음 공부하는 사람에겐 정말 적합하지 않은 교재다.
영어 처음 배울 때 5형식을 배웠던 것처럼
그냥 문장을 만들 수 있는 가장 기본기들을 익히고 싶었던 건데
화법조동사가 어쩌고... 분리동사가 저쩌고...가 꽤 초반부터 나온다.
또, 문법들이 '왜',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보다는
'그냥 외워!' 느낌이라 힘듦ㅠㅠㅠㅠ
국내 영어 교재들은 진짜 쉽고 친절하게 쓰인 거다ㅠㅠㅠ
이게 무슨 시험 보려고 공부하는 것도 아닌데,
크게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100 중에 60 정도 이해하면서 술술 넘어가고 있다.
이것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보면서 공부하고 있음!
여기까지가 나의 독학 방법.
정리해보자면,
1. 매일 10-15분 정도 듀오링고/멤라이즈 플레이
2. 듀오링고에서 학습한 표현들을 주제별로 노트에 정리하면서 문법/규칙 스스로 파악하고 정리하기
3. 멤라이즈의 단어/숙어/유용한 문장 등은 단어장에 정리하기
4. 네덜란드어 교재로 문법 정석으로 공부
(2-4번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함)
5. 번외
5-1. 네덜란드 친구에게 질문하기
모르겠는데 검색해도 잘 안 나오고 이해가 잘 안 될 때
더치 짝꿍님한테 물어보는 경우 아주 가끔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모국어 화자가 모국어 문법 설명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나도 아주 잘 아는데다가
죽어도 이해가 안 되는게 그렇게 많지도 않고,
황금 같은 연락 시간을 이걸로 날리고 싶진 않아서 진짜 가끔 물어본다.
한 달에 한 번?
짝꿍님 애먹으면서도 열심히 설명해주려 하시고,
듣고 나면 나도 대부분 이해된다^_^
교재 보고도 이해가 잘 안 가는 것 혹은 교재에는 안 나와 있는 것들을
이렇게 직접 사용하는 모국어 화자에게 물어보면
좀 더 쉽고 실용적인 답변을 듣기 쉬움.
(그래서 언어 교환 하는 친구를 만드는 게 정말 좋은 방법!)
5-2. 그 외 유용한 어플
언어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사전과 번역기 어플은 필수지~
먼저 네덜란드어↔영어 사전.
나는 Bravovol이라는 곳에서 만든 사전을 쓴다.
다른 사전은 안 써봐서 모르겠지만,
이 사전은 매일매일 오늘의 단어를 보여주기도 하고,
단어도 꽤 많고 예문도 보여줘서 애용하는 중.
영어로 검색해서 더치어 뜻을 볼 수도 있고, 더치어를 검색해서 영어 뜻을 볼 수도 있다.
다음으론 구글번역기.
내가 쓴 네덜란드어 문장이 맞는 문장인지, 틀린 문장인지 확인하는 용도로 주로 쓴다.
마지막으로 다음사전.
이건 한국어↔네덜란드어 공부하는 사람에게 좋다.
실제 한↔네 종이 사전에 수록된 단어들이 모두 등재되어 있다고 하니
사전 따로 살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나의 네덜란드어 독학기&독학방법(팁).
보다시피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실력이 조금씩 조금씩 오르는 것 같아 성취감이 꽤 크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거라니까!
시간은 좀 걸릴지라도, 꾸준히 차근차근 공부해서
더치 친구들과 더치어로 대화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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