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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

특이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땐? 몽골음식점 잘로스

by Heigraphy 201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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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와 홀로그램 GD를 보고 나서(얘도 곧 포스팅 할 예정)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에서 뭘 먹을까 하다가

옛날에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자기가 먹은 음식 사진을 보내며

자랑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사진을 다시 찾아봤는데

몽골음식점에서 먹은 음식이더라.

마침 상호명도 사진찍어서 보냈던 게 있길래

위치 검색 후 바로 고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 12번 출구에서 가까운

몽골음식점 잘로스(Zaluus)이다.

 

 

 

그런데.. 멋도 모르고 찾아갔던 우리는

건물 입구부터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 건물에 통째로 몽골인들이 거주하거나 장사하는 건가..?'

 

 

 

 잘로스는 건물 3층에 위치했고,

국적은 모르겠으나 어쨌든 역시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슈퍼마켓 맞은편에 위치해 있었다.

 

 

 

 잘로스 몽골리안 레스토랑

 

 

 

 들어가면 바로 주방이 보인다.

 

 

 

 메뉴판도 전부 몽골어이고,

한국어는 보조로 써있었을 뿐이다.

우리.. 지금 서울에서 밥 먹는거 맞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주문을 받으러 온 서버도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눈치였다.

우리도 결국 메뉴판에서 음식을 하나하나 집어가며 주문을 마쳤고,

마지막까지 서버와 우리 사이엔 일말의 소통도 없이

주문이 제대로 들어갔는지도 모른 채 마냥 기다렸다.

 

참고로 우린 소고기 굴야위와 칼국수볶음,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감자샐러드를 주문했다.

굴야위는 왠지 동유럽에서 먹었던 '굴라쉬'의 다른 표기법인 거 같아

모처럼 그 맛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 주문했고,

칼국수볶음은 친구가,

그리고 감자샐러드는 매쉬드포테이토에 다른 야채를 곁들여 나오는

그런 샐러드를 생각하고 주문했다.

 

TV는 마침 엠넷을 틀어놓으셨길래 보면서 기다렸는데

왠지 주변 사람들 모두 몽골인인 거 같았고, 우리를 쳐다보더라.

왜...?

한국인이 오는 게 흔하지 않나보다.

정말 멋모르고 갔다가 시선에 크게 당황했다.

 

 

 

 그렇게 당황스런 시선을 느끼다가 드디어 나온 우리의 음식들.

겉보기엔 참 맛있어 보인다.

 

 

 

 이게 소고기 굴야위.

동유럽의 굴라쉬가 맞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맛은 동유럽의 그것과는 좀 다른 듯.

먹은 지 1년도 더 돼서 맛이 생생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맛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맛이 없다는게 아니라, 이건 또 다른 맛)

몽골에서도 굴라쉬를 전통적으로 많이 먹는 건가?

이건 몽골식 굴라쉬인건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던 음식.

고기도 그렇고, 양은 상당히 푸짐하다.

 

 

 

 친구가 주문한 칼국수볶음

이것도 역시 양은 어마어마했다.

두 명이서 메인 음식 하나, 사이드 음식 하나 시켜서 먹었어도 될 정도로

양이 많다고 친구랑 몇차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 메뉴는 볶음우동도 아닌 것이, 국수도 아닌 것이..

윤기가 부족해서 꽤나 퍽퍽했는데 그러면서 느끼함도 있었다.

약간 싱거운 것도 같고..

 

 

 

 그리고 어쩌면 가장 기대했던 감자샐러드.

그냥 감자가 들어간 샐러드였을 뿐이었다ㅠㅠ

매쉬드 포테이토 같은 건 없었음.

그리고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후추가 정말 후추후추하게 뿌려져서

후추맛도 상당히 강했다.

 

 

 

그나마 가장 먹을만 했던 소고기 굴야위.

 

개인적으로 꽤나 힘들었던 식사였다.

일단

몽골음식은 처음 먹어보는데, 원래 이렇게 느끼한 음식인가?

메뉴에 물만두, 군만두 등등도 있었는데

시켰으면 더 느끼해졌을 것 같다.

옆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그게 어찌나 마시고 싶던지ㅠㅠ

탄산이 절실하게 필요한 맛이었다.

 

두 번째로는

우리가 먹다가 먹다가 느끼해서 물이라도 좀 마시고 싶은데

도무지 어디서 어떻게 가져다 마셔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지나가는 종업원에게

물! 물! 하면서 모션까지 취했는데

종업원은 "아!" 하고 뭔가 알아들었다는 듯이 가더니

아예 사라져서 우리 테이블에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식당에 정수기는 보이는데 컵이 어딨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친구가 매의 눈으로 관찰하여 컵이 있는 곳을 알았는데

내가 가지러 가니 몽골어로 뭐라고 하셨다.

거기에 뭔가 쫄아서 컵.. 컵! 하고 하나만 집어왔다ㅠㅠ

사실 몽골어로 "응 가져가"라고 한 걸수도 있는데

표정이 하나도 안바뀌고 말씀을 하시고

나는 알아듣지 못하겠으니 괜시리 겁이 날 수밖에ㅠㅠ

 

휴 정말 너무 힘든 식사였다.

차라리 외국이면 영어든 중국어든 하겠는데

여긴 한국이고 몽골식당이니

영어를 하는 것도 이상하고, 한국어는 해도 못알아들으시고, 몽골어는 내가 몰라서..

그리고 음식은 결국 너무 많고 느끼해서 남겼다.

 

 

사진을 보냈던 친구에게 나중에 넌 대체 처음에 어떻게 온 거냐고 했더니

특이한 음식이 먹고싶어서 찾다가 몽골음식점중에 가장 유명하다길래 갔고,

자기도 너무 느끼했고, 평생 먹을 몽골음식 그날 다 먹어본 거 같아서

더 안가게 될 거 같다고 했다.

사진 보낼 때만 해도 엄청 잘 먹고 온 것처럼 하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도.. 친구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

이런 경험은 한 번으로 족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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